선생님이 전하는 요즘 중딩들의 이야기 원당중학교 조완수 교사

지역내일 2015-05-29

아이들의 모습 이해해주고 함께 공감해주는 것이 중요



“과열된 사교육, 경쟁교육 내려놓아야 아이들이 행복해집니다”


어른들에게도 있었다. 질풍노도라는 사춘기 시절이. 하지만 아빠 엄마의 사춘기와 전혀 다른 사춘기를 겪고 있는 요즘 아이들의 모습은 바라보기가 조마조마하다. 중2 병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어른들의 시선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중학생이란 단어대신 중딩이란 말이 더 자연스러운 아이들의 학교생활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럴 수밖에 없겠다’는 공감에 이르게 된다. 원당중학교 조완수 교사로부터 요즘 중딩들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양지연 리포터 yangjiyeon@naver.com











무기력에 빠진 아이들
3월초 중학교 교실은 정글과 같단다. 겉으로는 아이들이 학교에 잘 다니는 것처럼 보이지만 팽팽한 긴장과 높은 스트레스 상태로 새 학년을 시작한다. 가정의 불화까지 있는 아이라면 더 힘든 시간을 겪는다. 우리 사회의 불안한 단면이 중학교 교실에 그대로 담겨있다. 조완수 교사는 이를 경쟁 교육의 병폐라고 생각한다. 
초등학교 때는 성적에 대한 부담감이 비교적 적은 편이었으나 중학교 때부터는 엄밀하게 성적이 나오면서 아이들은 자신의 현실을 직시한다. 공부 잘하는 아이들은 잘하는 대로, 못하는 아이들은 못하는 대로 평가받고 비교당하면서 성적에 대한 스트레스가 크다. 줄 세우기 경쟁에 내몰려 배움에 대한 욕구를 상실한 채 무기력한 상태로 교실에 앉아 있는 아이들도 꽤 많단다. 그리고 그런 아이들이 교실에서 제일 걱정스러운 아이들이라고 한다.
“무기력에 빠져 공부에 관심이 없고 학교생활도 재미없어하는 아이들이 있어요. 교실에서 존재감이 줄어들면서 자존감도 낮아지지요. 자존감이 낮아지면 작은 충격에도 위축되고 그러면서 다시 무기력함과 우울감을 느끼게 됩니다. 이런 무기력에 빠진 청소년들이 전국에 대략 50만 명 정도라고 합니다.”




질문이 사라진 교실
그나마 중학교 1학년 때까지는 수업시간에 질문하는 아이들이 몇 명 있다고 한다. 하지만 학년이 올라갈수록 교실에서 질문은 사라진다. 중학교 아이들은 질문하는 것을 ‘나대는’ 행동, 관종(관심종자)이 하는 행동으로 생각한다. 잘못 나대다 왕따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아예 질문을 하지 않는다. 일방적인 강의식 수업 또한 아이들의 궁금증을 거세하는 원인으로 무엇을 궁금해 하지 않고 배움이 왜곡되는 현상으로 나타난다. 학습 내용을 이해하기보다 시험만 잘 보면 된다는 생각에 문제 유형만 익히는 학습이 만연해 있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고민하지 않고 문제 풀이 노하우만을 습득하려는 학생들도 적지 않다. 변형된 문제나 서술형 문제에 맥을 못 추는 아이들이 대부분 그런 경우다. 결국 이런 학습방법이 습관이 되면 언젠가는 한계에 부딪히게 된다.
2010년에 열린 G20 서울정상회의에서 미국의 오바마 대통령은 폐막 연설 때 개최국인 한국의 기자들에게 특별히 질문권을 주었다. 아무도 질문을 하지 않자 통역을 써도 좋다고 했다. 특별한 기회였음에도 불구하고 한국 기자들은 누구도 질문하지 못했다. 대신 그 질문권은 중국 기자에게 넘어갔다. 부끄럽고 씁쓸한 그 사건은 오랫동안 사람들에게 회자됐다. 조 교사는 누구도 질문하지 않고 혼자 공부하며, 경쟁만 하는 교실 속 풍경과 이 사건이 결코 무관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개콘을 세 번 보는 지루함
사교육의 영향이 교실의 모습을 바꿔 놓은 것은 오래된 일이다. 학교에서 학원 숙제를 하느라 분주한 아이들의 모습은 평범한 일상이다. 만만한 교사의 수업 시간엔 대놓고 학원 숙제를 하기도 한다. 수학 시간에 영어 단어 숙제를 하고, 영어 시간에 수학 숙제를 하며 늘 학원 숙제에 쫓겨 다닌다. 학교에서 못 배우면 학원에서 배우면 된다고 생각하는 아이들도 많다. 조 교사는 학원에 다니는 것은 개콘을 세 번 반복해 보는 것과 같다고 말한다. 개콘을 한 두 번 볼 때까지는 그럭저럭 재미있지만 똑같은 장면을 세 번 쯤 보게 되면 누구나 지루하고 실증이 난다. 학원에서 선행과 심화 수업을 하고, 교실에서 수업을 다시 듣게 되면 학교 수업이 당연히 재미없어진다. 또 자기가 다 알고 있다는 착각에 빠져 수업을 안 듣거나 떠들게 되고 그럼 딴 짓 한다고 선생님께 혼나고. 그러면 그 선생님과 수업이 싫어지게 된다. 악순환의 고리가 반복되는 것이다.
우리나라 청소년의 학업 성취도는 세계 최고 수준이다. 이에 비해 학업흥미도와 행복지수는 OECD 국가들 중 최하위다. 과열된 사교육과 줄 세우기 경쟁 교육이 낳은 아이들의 현실이다. 조완수 교사는 “요즘 중학생들의 문제를 나열하기보다 아이들의 모습을 이해해주고 함께 공감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정글 같은 교실을 말랑말랑하게 만들고 무기력한 아이들을 일으켜 세우기 위해선 가정과 학교, 어른들의 노력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전했다.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닫기
(주)내일엘엠씨(이하 '회사'라 함)은 개인정보보호법을 준수하고 있으며, 지역내일 미디어 사이트와 관련하여 아래와 같이 개인정보 수집∙이용(제공)에 대한 귀하의 동의를 받고자 합니다. 내용을 자세히 읽으신 후 동의 여부를 결정하여 주십시오. [관련법령 개인정보보호법 제15조, 제17조, 제22조, 제23조, 제24조] 회사는 이용자의 개인정보를 중요시하며,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개인정보보호법」을 준수하기 위하여 노력하고 있습니다.
회사는 개인정보처리방침을 통하여 회사가 이용자로부터 제공받은 개인정보를 어떠한 용도와 방식으로 이용하고 있으며, 개인정보보호를 위해 어떠한 조치를 취하고 있는지 알려드립니다.


1) 수집 방법
지역내일 미디어 기사제보

2) 수집하는 개인정보의 이용 목적
기사 제보 확인 및 운영

3) 수집 항목
필수 : 이름, 이메일 / 제보내용
선택 : 휴대폰
※인터넷 서비스 이용과정에서 아래 개인정보 항목이 자동으로 생성되어 수집될 수 있습니다. (IP 주소, 쿠키, MAC 주소, 서비스 이용 기록, 방문 기록, 불량 이용 기록 등)

4) 보유 및 이용기간
① 회사는 정보주체에게 동의 받은 개인정보 보유기간이 경과하거나 개인정보의 처리 목적이 달성된 경우 지체 없이 개인정보를 복구·재생 할 수 없도록 파기합니다. 다만, 다른 법률에 따라 개인정보를 보존하여야 하는 경우에는 해당 기간 동안 개인정보를 보존합니다.
② 처리목적에 따른 개인정보의 보유기간은 다음과 같습니다.
- 문의 등록일로부터 3개월

※ 관계 법령
이용자의 인터넷 로그 등 로그 기록 / 이용자의 접속자 추적 자료 : 3개월 (통신비밀보호법)

5) 수집 거부의 권리
귀하는 개인정보 수집·이용에 동의하지 않으실 수 있습니다. 다만, 수집 거부 시 문의하기 기능이 제한됩니다.
이름*
휴대폰
이메일*
제목*
내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