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포터가 만난 사람> 의왕조류생태과학관 조류탐조안내자 ‘주미경’씨

왕송호수에 얼마나 다양한 새들이 사는지 아세요?

왕송호수의 새들을 알리고 소개하는 자원봉사 활동 나서

지역내일 2015-05-28

의왕 왕송호수 앞에 위치한 의왕조류생태과학관은 왕송호수의 새들을 시민과 아이들에게 소개하기 위해 ‘조류탐조안내자’를 양성해 자원봉사토록 하고 있다. 이들은 한 달에 두세 번 정도 왕송호수에 나와 조류생태과학관을 찾은 아이들과 가족단위의 관람객들에게 조류를 직접 관찰하도록 도와주고 설명도 해준다. 벌써 2년째 조류탐조안내자로 자원봉사하고 있는 주미경씨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조류


새는 내 운명, 많은 사람들이 새를 좋아했으면...
“어, 어, 어, 선생님, 보여요. 우와, 저 새는 목이 길어요.” 망원경을 통해 왕송호수를 바라보던 한 초등생의 목소리가 커졌다.
“보이지? 지금 본 새가 바로 왜가리야.” 그러자, 옆에 있던 주미경 조류탐조안내자의 목소리도 덩달아 커지며 새에 대한 설명이 이어진다.
“정말, 신기해요.”, “자, 이번엔 다른 새를 보여줄게.”
왕송호수가에 마련된 조류탐조교실 현장. 2년째 이 자리를 지키며 왕송호수에 사는 새들을 관찰하고 알리는 주미경(46·의왕시 오전동)씨는 조류탐조안내자다.
조류탐조안내자(이하, 탐조안내자)란 의왕조류생태과학관을 찾은 관람객들에게 왕송호수에 사는 새들을 직접 보여주고 알려주는 자원봉사자들을 이르는 말이다. 1년 정도의 양성과정을 끝내고 한 달에 두세 번 정도 왕송호수에 나와 사람들에게 새를 소개하는 일을 하고 있다.
주미경 씨는 “자연에 대해 관심은 있었지만 새에 대해서는 전혀 몰랐고 큰 관심도 없었다”며 “새에 대해 공부하면서 새를 좋아하게 돼 새소리를 듣거나 보고 있으면 스트레스가 풀리고 마음이 차분히 가라앉는 등 운명처럼 새가 삶의 큰 부분을 차지하게 됐다”고 말했다.
새에 대한 사랑이 커져서일까? 주씨는 이곳 탐조안내자들 사이에서 ‘새 박사’로 통한다. 동료들은 낯선 새의 울음소리가 들리면 주씨를 찾아 “이거 무슨 새야?”라고 물을 정도.
“소리만 듣고 무슨 새인지 다 맞추지는 못하지만 그래도 두세 종류는 소리 듣고 맞출 수 있어요. 아는 만큼 보인다고 새를 공부하며 알아갈수록 새소리가 더 잘 들리고 어떤 새의 울음인지도 조금씩 구별되는 것 같아요. 계속 공부해 나가다보면 울음소리만 듣고도 어떤 새인지 알게 되겠지요?”
새를 사랑하는 주씨는 외부로 탐조활동도 종종 떠난다. 탐조안내자 심화과정을 하면서 철원과 포항, 남양주 등으로 탐조활동을 떠나기도 했고, 이후로는 함께 활동하는 동료들이나 혹은 남편과 함께 새를 보기 위해 탐조여행을 가기도 한다고. 특히 그녀의 남편은 등산을 가면 신기한 새의 사진을 찍어 스마트 폰으로 보내는 등 아내의 새 공부를 적극 지원하는 든든한 지원군이기도 하다.


새는 제2의 인생, 노후에도 새와 관련된 일 하고파
주씨는 두 명의 고등학생 자녀를 둔 엄마이기도 하다. 평범한 주부였던 엄마가 새를 사랑하는 탐조안내자로 변신한 것에 대해 그녀의 아이들은 어떻게 생각할까?
“엄마가 자기들만 바라보지 않고 하고 싶은 일을 찾아 하는 것에 대해 아이들도 지지해 주고 자신들도 그렇게 살아야겠다고 생각하는 것 같아요. 저는 아이들이 공부든 일이든 자신이 좋아서 하고 싶은 것을 하고 살았으면 좋겠어요.”
왕송호수에 나와 아이들에게 새를 보여주고 소개하면서 큰 보람을 느낀다는 그녀는 눈을 반짝이며 망원경 너머로 보이는 새의 모습에 기뻐하는 아이들과 역시나 신기해하며 아이처럼 좋아하는 어른들의 모습에서 ‘이 일 하기 참 잘했구나’하고 생각하게 됐다고 했다. 또 탐조안내자 활동을 더욱 확장시켜 노후에도 이와 관련된 일을 하고 싶다고 전했다.
“조류를 포함해 생태 쪽으로 관심 영역을 확장해 나가고 싶어요. 지금 봉사하면서 숲 해설사 과정도 함께 배우고 있는데 자격증을 따서 전문성을 갖추면 이후에는 생태 분야 강사로 봉사도 하고 용돈벌이도 하면서 노후까지 활발하게 활동하고 싶어요.”
마지막으로 그녀는 “왕송호수에 사는 뿔논병아리가 얼마나 신비로운지 아세요? 생김새도 예쁜데다 새끼를 등에 태우고 다닐 정도로 모성애도 깊지요. 거기다 짝짓기를 할 때는 암수가 머리로 하트를 그려서 사랑을 나누는데 정말 신기해요. 이런 새들의 모습에서 감동을 받기도 하고, 위대한 자연 앞에서 겸손을 배우기도 합니다. 탐조안내자를 안했으면 절대 몰랐을 거예요”라고 힘주어 말했다.

Tip. 조류탐조안내자 양성과정 안내
의왕조류생태과학관에서는 조류탐조안내자 양성을 위한 무료 강좌를 매년 열고 있다. 기본과정과 심화과정으로 나눠진 양성과정은 올해 7월 기본과정이 시작될 예정이며 참가자는 6월부터 모집할 계획이다.
- 모집대상 : 20세 이상 의왕시민
- 모집인원 : 20명
- 강의시간 : 매주 목요일 오전 10~12시
- 강의내용 : 기본과정-조류와 탐조에 관한 이론, 심화과정-이론과 실습 병행 
- 기타 : 심화과정 수료 후, 조류탐조안내자 자원봉사 필수
이재윤 리포터 kate257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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