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4회 전국소년체육대회가 5월 30일부터 6월 2일까지 제주특별자치도에서 개최된다. 이 대회에 경기도 대표로 참가하는 자랑스러운 안산시 학생들은 모두 71명. 그 중에서 7명(여자 2명 남자 5명)이 관산중학교 유도선수들이다.
관산중학교 유도부 학생들은 지난달 열렸던 경기도 학생체육대회에서 유도 남녀 중등부에서 7체급을 모두 석권하며 다시 한 번 저력을 과시했다.
십대를 갓 넘긴 어린 학생들이 전국대회에 나가기까지 얼마나 많은 땀을 흘렸으며, 또 경기도 대표로 선발된 기쁨에 얼마나 마음이 벅찼을까?
녹음이 짙은 관모산자락 아래 관산중학교 체육관을 찾아 ‘전국 최강 유도부’가 될 수 있는 비결을 알아보았다.
자신보다 큰 상대 순식간 파고들어 업어치기
오후 4시쯤 학교일과가 끝나자 학생들은 삼삼오오 집으로 돌아간다. 하지만 체육관 앞의 분위기는 사뭇 달랐다. 유도복을 입은 학생들이 하나씩 체육관으로 모여들고, 안산시청 소속 여자 유도선수들이 까만 승합차를 타고 체육관 앞으로 도착했다.
높은 곳까지 창문이 있어 환하고 밝은 체육관. 이곳에 모인 초등학교 4학년 학생들부터 체격이 큰 중학생, 그리고 국가대표로 활약하는 여자선수들이 함께 모여 훈련을 하는 곳이다. 체격과는 무관하게 준비운동을 시작하고, 준비운동이 끝나자 두 사람이 짝을 지어 함께 연습을 시작했다.
어려보이는 학생이 자신보다 훨씬 큰 상대를 붙들고 순식간에 돌면서 파고들어 업어치기를 시도했다. 매트에 떨어지며 몸이 부딪히는 소리와 우렁찬 기압소리도 체육관에 울려 퍼졌다.
꿈을 이루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유도소년
여러 학생들의 운동이야기를 듣고 싶었지만 훈련과 시합에 방해가 될까 염려가 됐다. 그래서 결국 전국소년체전에 참가하는 두 선수를 만났다.
4학년 때 유도를 시작했다는 2학년 이도현 선수. 도현 군은 “두 번째 참가이지만 그래도 떨린다. 최선을 다해 후회 없는 경기를 하고 싶다”며 “상대가 날 공격하는 힘을 잘 이용하면 거의 한판승을 따낼 수 있다”고 말했다.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는 것이 꿈이라는 3학년 심재민 선수. 재민 군은 “2학년 때까진 좋은 성적을 내지 못했는데 3학년에 처음 금메달을 따고 큰 대회에 나가게 되어 더 기쁘다”고 말했다.
관산중학교가 유도 명문으로 이름을 날리는 이유를 묻자 재민 군은 ‘화목한 운동 분위기와 섬세한 지도방식’을 손꼽았다.
“감독님과 코치님이 엄한 부모님 같고, 또 선후배 사이가 좋아서 운동이 잘됩니다. 좋은 분위기에서 연습을 하다보면 코치님과 감독님의 가르침이 귀에 잘 들리고 집중력도 좋아져 운동량에 비해 좋은 효과를 내는 것 같아요.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딴 국가대표 누나들과 함께 운동하는 것도 큰 도움이 되죠.”
자신이 맡은 일 성실하게 해내는 사람
이정현 감독은 20여 년 전부터 관산중학교에서 유도부 학생들을 지도하고 있다. 처음에는 코치를 하다가 지금은 체육특기교사로 유도부 선수들을 지도한다.
이 감독은 “목표의식을 늘 잊지 않게 해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중학생은 아직 어리기 때문에 기회가 될 때마다 목표를 달성했을 때 성취감을 잔소리처럼 들려준다는 것이다. 전국에서 최강 유도부를 만들러낸 이 감독의 꿈은 무엇일까? 그의 꿈은 제자들이 올림픽 금메달을 따는 것이 아니라고 했다. 제자들이 언제나 최선을 다하는 성실한 모습이길 바랄 뿐이란다.
이날 인터뷰에서 만난 관산중학교 유도부감독님과 선수들을 통해 거칠고 강한 운동으로 알고 있던 유도(柔道)에 대한 생각이 많이 바뀌었다. ‘유(柔 부드러울 유, 어릴 유, 화평할 유)’ 자가 갖는 의미를 이제야 알 것 같다. 강함을 이겨내는 진정한 부드러움의 힘이 전국최강 유도팀을 만들어 낸 비결이 아닐지. 부드럽지만 큰 힘을 품고 있는 그들에게 뜨거운 응원을 보낸다.
박향신 리포터 hyang308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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