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업사이클링(up-cycling)’에 관심을 갖고 직접 참여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업사이클링은 ‘재활용품에 디자인 또는 활용도를 더해 그 가치를 높인 제품으로 재탄생시키는 것’으로 기존에 버려지던 제품을 단순 재활용하는 차원에서 더 나아가 새로운 가치를 더해(upgrade) 전혀 다른 제품으로 재생산하는 것(recycling)을 말한다. 예를 들어 재활용 의류를 이용해 생활 소품이나 가방으로 만들거나, 버려진 현수막을 장바구니로 만드는 것 등이다. 업사이클링은 또한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할 수도 있어 이를 전문적으로 배우는 강좌현장을 찾아봤다.
문소라 리포터 neighbor123@naver.com
업사이클링 물품 만들어 플리 마켓 판매 체험도
지난 금요일 오후 2시, 주엽동에 위치한 공방 ‘바느질세상’에 업사이클링 전문가 양성과정 수강생들이 모였다. 오늘은 열세 번째 강좌로 에코백 만드는 법을 배우는 시간. 수강생들은 재단부터 재봉틀을 이용한 박음질과 다림질까지 에코백 완성의 모든 과정을 4시간 동안 실습했다.
업사이클링 전문가 양성과정은 고양노동복지나눔센터(이하 나눔센터)의 ‘사람과 환경을 살리는 업사이클링 전문가 양성사업’이 고용노동부 일자리 창출 지원 사업에 선정돼 지난 3월부터 시작됐다. 고양시에 거주하는 경력단절 여성 등 일자리 희망 여성을 대상으로 한 사업에는 20명의 여성들이 선정돼 6월까지 교육을 받는다.
수강생들이 공방에서 받는 수업은 업사이클링 전문가 양성과정에 포함된 실습수업. 나눔센터로부터 업사이클링 기술교육을 위탁받은 공방 ‘바느질세상’에서 교육생들을 대상으로 총 24회의 강좌를 진행한다.
수강생들은 그동안 주 2회 4시간씩 진행된 강좌를 통해 파우치와 필통, 실내용 슬리퍼, 모자 등 9가지 품목의 업사이클링 제품을 만들어냈고, 나눔센터가 플리 마켓에 참여해 마련한 부스에서 직접 만든 물품을 판매하는 경험도 가졌다.
물품 판매나 문화센터 강사, 공방 창업 등 생각해볼 수 있어
재봉틀 다루는 법을 모르는 초보자라도 걱정할 필요 없다. 의류 리폼과 제작, 업사이클링 공방 ‘바느질세상’을 운영하는 강사 판명희씨는 “재단부터 재봉틀에 실 끼우는 것까지 모두 가르치기 때문에 초보자들도 얼마든지 배울 수 있다”며 “진이나 데님은 어느 자투리 하나라도 버릴 데가 없다. 특히 청바지는 칼라 톤이 다양해 무궁무진하게 작품을 만들어 낼 수 있다”고 전했다.
파주에서 온 수강생 박은주씨는 “업사이클링은 재활용의 업그레이드 된 형태라고 생각한다. 특히 의류를 활용한 업사이클링은 재료를 손쉽게 구할 수 있고 활용도가 다양해 재미있다”고 말했다.
업사이클링 기술을 익히면 취업을 하지 않더라도 직접 만든 물품을 인터넷이나 벼룩시장(플리 마켓) 등을 통해 판매할 수 있다. 전문적으로 익히면 공방을 창업하거나 문화센터 강사 등으로 활동할 수도 있다.
입지 않는 청바지로 만든 모자를 쓰고 셔츠를 활용해 만든 숄더백을 들고 온 수강생 배현선 씨는 “공방 창업이 아니더라도 문화센터나 초등학교에서 강사로 활동할 가능성도 있고 플리 마켓에 참가해 물품 판매 경험도 쌓을 수 있다”며 웃음을 지었다. 또, “내일 열리는 플리 마켓에 내다 팔려고 밤 새워 물품을 만들었다”며 큰 가방 안에 한가득 든 작품을 꺼내 보였다.
수강 문의 010-9426-3830(바느질세상, 인터넷카페 cafe.daum.net/my0402)
고양노동복지나눔센터 031-901-1760, 인터넷카페 cafe.daum.net/goyangnanumcenter
>>>강좌현장에서 만난 사람들
강사 판명희씨
손재주가 없다고 걱정하실 필요 없어요. 업사이클링 물품 제작은 기술적인 면이기 때문에 손재주가 조금 떨어지는 분은 조금 더 노력하면 충분히 따라갈 수 있습니다. 다른 분들이 만든 작품도 보고, 함께 아이디어도 나누다 보면 실력이 는답니다. 벼룩시장은 안 쓰는 물건을 내다 파는 곳이라는 인식이 있는데, 저희는 업사이클링 수업을 통해 안 쓰는 물건을 핸드메이드 작품으로 재탄생시켜 판매할 수도 있지요.
수강생 김현숙씨(탄현동)
육아로 경력이 단절됐는데 이제 아이들도 컸고 환경운동에도 관심이 많아 참여하고 있습니다. 업사이클링은 단순 재활용이 아닌 ‘재탄생’이라 맘에 들고요 양재를 전공한 저한테 딱 맞는 일이에요. 전문적인 강좌를 들으니 ‘물품을 어떤 식으로 더 멋지게 만들까, 어떻게 만들면 사람들이 좋아할까, 주변에 필요한 게 뭘까’를 더 생각하게 돼요. 공방을 차리기엔 아직은 기술이 부족해서 우선은 인터넷이나 벼룩시장에서 판매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어요.
수강생 배현선씨(정발산동)
평소 자원 활용에 관심이 많아 집에서 인터넷 강의 등을 보며 혼자 이것저것 만들다가 업사이클링 전문가 과정 훈련생을 모집한다는 공고를 보고 지원했어요. 문화센터나 초등학교 자원 재활용 교육에 강사 등으로도 활동할 가능성도 있다고 해 좋습니다. 나이가 있어 재취업 하는 것도 쉽지 않은데 제가 좋아하고 오래 할 수 있는 일을 찾고 싶었거든요. 자원 재활용을 통한 환경 보호에 참여할 수 있는 것도 좋구요.(웃음)
수강생 최두선씨(행신동)
바느질을 좋아하는데 이를 업사이클링과 접목시키면 더 재미있을 것 같아 배우게 됐어요. 집에서 청바지나 커튼을 활용해 휴대폰 주머니나 보조가방 등을 만들어 보다가 좀 더 전문적으로 배워보고 싶었어요. 바느질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만나면 아이디어도 공유하고 서로에게 배울 수 있는 것도 많겠다고 생각했고요. 물품을 만들어서 판매까지 할 수 있으면 더 좋겠죠? 앞으로 플리 마켓이나 박람회 등 업사이클링과 연관된 행사에 많이 참가할 예정이라고 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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