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은 자존감은 성형수술로 세울 수 없다

지역내일 2015-09-15

‘콧대 높은 여자’라는 말이 주는 느낌을 떠올려 보자. 흔히들 코는 ‘자존심의 상징’으로 여긴다. 코가 낮으면 격이 낮다는 느낌을 주기도 한다.
코가 낮아 고민하는 여성들은 “코가 낮으면 만만하게 보이는 것 같다”고 하고 남성들은 “코가 낮으면 실제보다 더 어리게 봐서 사회 생활하는 데 손해가 된다”고 말한다. 낮은 코에 들창코까지 있는 경우라면 고민은 더 깊어진다.
낮은 코를 가진 사람들은 고민이 많다. 혹시라도 남에게 맹하게 보이지 않을까. 촌스러워 보이는 것은 아닐까. 낮은 코 때문에 얼굴도 넓어 보이고 커 보이지 않을까.
알고 보면 남들은 그다지 상관하지 않는데 당사자는 코 때문에 걱정이 많다. 코가 낮다고 사진도 안 찍으려고 한다. 코가 예쁘게 나오는 각도로만 사진을 찍을 정도다.
사람들은 남의 코에 별로 관심이 없다. 오히려 남의 외모에 지적을 하는 사람이 이상한 것 아닐까? 그러나 평소에도 코 때문에 고민을 하던 사람들은 때맞춰 누군가 코에 대해 무슨 말이라도 하면 금방 위축이 된다.
사람들을 똑바로 보기 힘들 정도로 코에 신경이 쓰이고 자신감이 떨어져 사회생활을 하기 힘들 정도라면 수술을 통해서 조금 올려주는 것이 도움은 될 것이다.
코를 높으면 세련돼 보이는 것은 사실이다. 코를 세워줌으로써 얼굴도 더 작아 보이고 윤곽도 살아난다. 눈도 크게 보이고 인상도 또렷해진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이미 낮아진 자존감을 성형수술로 세울 수 있느냐는 것이다.
필자는 ‘성형수술을 말리는 의사’라는 별명이 있다. 선천적인 기형이나 극심한 경우가 아니면 자신의 타고난 얼굴을 받아들이고 살아가자고 말해 왔다.
그런데 아무리 반대를 해도 수술을 하는 환자들이 있었다. 내가 해주지 않으니 다른 곳에 가서 수술을 하고 다시 찾아와 어색하니 재수술을 해달라는 이들이 적지 않았다. 그래서 재수술을 하러 오게 만드느니 차라리 양심껏 수술을 하자고 마음을 바꿨다.
거듭 말하지만 낮은 코는 성형 수술을 한다고 해서 자존감까지 올라가지는 않는다. 코가 낮다고 해서 자기 자신을 낮춰보고 미워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비록 내 코가 조금 낮지만 지금도 충분히 아름다우며, 조금은 더 도움을 받아 아름다워질 수는 있다고 생각하는 것. 그 마음의 여유가 자신과 세상을 더 아름답게 바꿔갈 수 있지 않을까.



일산 이성형외과
이현택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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