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접 볶아 다르다! 우리 동네 ‘로스터리 카페’
다채로운 커피의 향연 속으로 풍덩 빠져볼까요?
쓴맛과 단맛으로 커피 취향을 구분하던 그때 그 시절. 최고의 배합을 자랑하던 ‘커피 둘, 프림 둘, 설탕 두 스푼’은 추억이 됐다. 사실 커피 한 잔에는 놀라울 만치 다양한 맛이 담겨 있다. 열매의 품종과 원산지, 가공 방식, 볶는 법, 배합, 추출법 등에 따라 달라지는 커피의 맛과 향은 좋은 생두와 함께 생두를 볶아서 원두를 만드는 과정인 로스팅(Roasting)에서 이미 결정된다고 한다. 로스터리 카페는 매장에서 직접 로스팅하고 조화롭게 블렌딩한 커피를 제공한다. 발품 팔아 가볼만한 곳. 커피 볶는 냄새가 가득한 우리 동네 로스터리 카페를 찾아보았다.
정선숙 리포터 choung2000@hanmail.net
신정동 ‘커피볶는집 달고나’
평생 커피공부에 매진하고파
‘커피볶는집 달고나’는 커피에 대한 주인장의 자부심으로 운영되는 곳이다. 김민재 대표는 엔지니어 출신으로 잦은 해외출장을 통해 다양한 커피를 접했다고 한다. 그러다 우연히 들른 목동의 ‘커피마루’에서 지금은 그의 스승이 된 현남철 대표의 커피에 완전히 반해버렸다. 이후 가족과 함께 시간을 가지기 위해 카페를 창업하기로 결심, 바로 스승 밑에서 커피공부를 시작했단다.
이곳은 15가지 이상의 원두 종류를 취급하고 있다. 유기농인 파나마 에스메랄다 팔미라, 케냐 AA 마사이 등의 프리미엄 커피를 매력적인 추출방식인 핸드드립으로 정성스럽게 내려준다. 페루쿠스코, 페루아마조너스, 페루산타마리아 등 특색 있는 페루 커피도 맛 볼 수 있다. 또한 소규모 농장에서 특별하게 관리해 소량 생산하는 마이크로 랏(Micro Lot) 커피로 마니아층을 사로잡고 있다. 원두는 매장에서 100~200g의 소포장으로 즉시 구매할 수 있고 500g~1kg은 선 결제 후 당일 구매가능하다.
대학의 평생교육원에서 커피교육 강의도 하고 있는 김민재 대표는 강의가 끝나는 11월 이후부터 매장에서 직접 교육생들을 키울 예정이다. “원두의 종류와 로스팅 포인트, 추출방법에 따라 맛과 향이 다르다”며 “혼자서 일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최선을 다하다보니 손님들이 먼저 알아주신다”고 전한다. “커피도 예술이라고 생각해요. 답이 없는 공부를 끊임없이 할 수 밖에 없지만 커피에 미쳐서, 커피가 좋아서 하는 일이라 힘들지 않습니다.”
주소: 양천구 신정동 1027-6번지 1층
문의: 02-2643-2544
영업시간: 오전 9시~오후 10시(주말 오전 10시 오픈)
휴무: 매주 화요일
양평동 ‘앤써커피로스터스(ANSWER COFFEE ROASTERS)''
스페셜티 커피의 가치 있는 맛 알리고 싶어
4월에 오픈한 ‘앤써커피로스터스’는 로스팅 전용매장이다. 카페에 대량으로 납품하는 일을 하며 개인에게도 200g씩 소분해서 판매한다. 매장 안으로 들어서면 일반 카페에서 보기 힘든 대용량 로스팅 기계 두 대가 놓여있다. 로스팅이 주 업무라 근사한 카페 분위기는 나지 않지만 바로 옆 테이블에 앉아 전문가의 로스팅 모습을 가까이서 볼 수 있다는 점이 색다른 재미를 준다.
이곳의 원두는 스페셜티 커피로 최고의 맛과 향을 선사한다. 스페셜티(Specialty) 커피란 미국 스페셜티 커피 협회(SCAA)의 엄격한 품질기준을 통과한 최상위 커피를 말한다. ‘앤써커피로스터스’의 홍용진 대표는 2006년 어학연수를 갔던 영국에서부터 커피에 대한 관심을 가지게 됐다. 한국으로 돌아와 5명의 동료들과 함께 ‘팀 앤써’라는 비영리 단체를 만들어 활동하고 있다.
‘팀 앤써’는 BAOK 바리스타챔피언십과 WCCK 국가대표 바리스타 선발전, 에어로프레스 챔피언십 등의 굵직한 대회에 꾸준히 참가하며 입상 및 우승을 거머쥔 실력파 팀이다. 지난 4월에는 시애틀에서 열린 월드에어로프레스 챔피언십에 한국의 국가대표로 출전해 이름을 알렸다. 매장의 로스터 겸 헤드 바리스타로 일하고 있는 홍용진 대표는 “평생 좋은 커피를 만들고 싶다”며 “누구나 부담 없이 스페셜티를 즐길 수 있도록 스페셜티 중에서도 데일리 커피를 추구하고 있다”고 전한다. 영업을 마감하는 오후 7시부터는 일반인과 전문가 반으로 나누어 일대일 커피교육을 실시할 예정이다.
주소: 영등포구 양평동 1가 120-19
문의: 02-2631-3852
영업시간: 오전 9시~오후 7시
휴무: 매주 토, 일요일 휴무
목동 ‘커피아라비카(coffee Arabica)’
내 집처럼 편안한 분위기와 신선한 메뉴로 가득
따뜻하고 아늑한 분위기의 ‘커피 아라비카’. 페인트칠, 벽화, 스테인 바르기, 장식 등 매장 인테리어 하나하나 젊은 주인장의 손길이 닿지 않은 데가 없다. 다른 매장에서 보기 힘든 크고 튼튼한 원목 테이블과 편안한 의자, 조용한 음악은 여유 있게 머물기 좋은 장소다. 그래서인지 테이블마다 노트북을 펼쳐놓고 작업하는 손님이 꽤 많은 편. 지난 해 가게를 시작하면서 회전율을 걱정하지 않은 건 아니지만 8개월이 지난 지금까지 신기할 정도로 잘 운영되고 있단다.
‘커피 아라비카’의 유원미 대표는 어릴 때부터 다양한 아르바이트와 휴대폰 매장의 점장, 카페의 매니저로 활동하면서 손님 대응요령과 매장관리법을 배웠다고 한다. ‘커피 아라비카’를 차리기 전에는 두 장의 앨범까지 발표한 실력파 가수로 이름을 알리기도 했다. 지금은 노력한 결과가 온전히 드러나는 자기 매장에서 일하는 게 더욱 즐겁고 애착이 간다는 유원미 대표. 타고난 씩씩함과 뛰어난 솜씨를 무기삼아 매일 같이 원두를 볶고 더치커피를 내리고, 빙수를 만드는 등 모든 일을 혼자서 다하고 있다.
인심도 넉넉하다. 커피는 벤티사이즈의 큰 유리컵에 가득 담아내고 생과일주스는 가까운 남부시장에서 직접 고른 신선한 과일을 아낌없이 사용한다. 유 대표는 “시즌마다 가게 분위기를 다르게 하고 싶다”며 “혼자서 일하다보니 시간이 부족하지만 힘들다고 생각해본 적은 없다”고 전한다. “일하는 게 재미있어요. 앞으로 2호점, 3호점을 열어 크게 키우고 싶은 욕심이 있습니다.”
주소: 양천구 목 4동 791-1
문의: 02-2646-7756
영업시간: 오전 11시~밤 12시
휴무: 매달 마지막 주 일요일
등촌동 ‘고양이똥’
맛은 물론 독특하고 개성 있는 인테리어로 인기
단골들에게 ‘고똥’이라는 애칭으로 불리며 사랑받고 있는 카페 ‘고양이똥’. 한적한 동네 골목길에 위치한 ‘고양이똥’은 오래된 주택을 개조한 독특한 구조와 빈티지한 분위기가 매력적인 곳이다. 걸어서 십분 거리에 있는 ‘고양이똥2’역시 예전 고물상이었던 1층 건물과 2층 가정집을 색다르게 리모델링해 한눈에 봐도 멋스러운 외관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노출 콘크리트로 마감한 높은 천정과 다양한 모양의 테이블과 의자, 옥상테라스, 2층의 독립된 다섯 개의 방은 각자의 개성이 넘친다. 3호점인 ‘고양이똥 커피공장’ 또한 걸어서 십분 거리에 위치하고 있다. 이곳에는 원두를 직접 로스팅 하는 작업실이 있다. 원두는 총 6가지로 부드럽고 구수한 맛이 나도록 로스팅 해 한국인의 입맛에 잘 맞는다.
각 매장에서 100~200g씩 소량으로 판매하고 있으며 ‘고양이똥 커피공장’에서는 kg별로 다른 카페에 대량 납품한다. 취미 반과 심화 반으로 나눈 ‘커피교실’등의 교육도 이곳에서 이뤄진다. 세 매장 모두 동네에서 보기 드믄 큰 규모의 카페지만 멀리서도 입소문을 듣고 찾아오는 손님들이 많단다. 김두현 매니저는 “각 매장 나름대로의 특색을 갖추고 있다”며 “모두 가까운 거리에 있으니 천천히 둘러보며 취향에 맞는 곳에서 즐기시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전한다.
고양이똥: 강서구 등촌1동 647-62
문의: 02-6013-1281
고양이똥2: 강서구 등촌1동 636-3
문의: 02-3662-1281
고양이똥커피공장: 화곡동 1131-7
문의: 02-2694-0285
영업시간: 오전 10시~밤 12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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