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고 푸른 하늘과 살랑살랑 부는 가을바람이 나들이를 재촉하는 계절이다. 상큼한 가을날 가족들과 특별한 추억을 만들 수 있는 곳 어디 없을까? 집에서 멀지 않고 특별한 체험거리가 있다면 더욱 좋을 텐데. 문득 얼마 전 지인이 다녀왔다는 유리섬 박물관이 떠올랐다. 대부도라 멀지 않고 유리공예 시연도 봤다며 한 참을 자랑했던 기억이 떠올라 기대를 품고 찾아간 곳. 유리로 만들어낸 예술작품은 불빛과 어우러져 영롱하게 반짝이고, 잘 꾸며진 박물관 주변은 카메라만 들이대면 예쁜 포토존으로 변신한다. 하루 종일 둘러봐도 시간이 부족할 만큼 볼거리 놀거리가 풍성했던 유리섬 박물관을 소개한다.
유리공예 메카 이탈리아 무라노를 꿈꾼다
대부도 남쪽 베르아델 승마장 근처에 자리 잡은 유리섬박물관은 한국의 무라노를 꿈꾸며 지난 2012년에 문을 연 복합문화체험공간이다. 유리공예로 유명한 이탈리아의 북부도시 무라노처럼 우리나라 유리공예의 중심지가 되는 것. 그것이 유리섬 박물관이 문을 연 이유다. 이 때문에 일반 박물관과 달리 유리공예 작가들이 입주해 창작활동을 펼치며 작품을 생산해내는 창작공간 이기도 하다. 박물관은 유리공예 작품을 전시하는 유리섬미술관과 유리공예시연장, 유리공예체험장, 맥아트 전시관으로 구성되어 있다.
주차장에 내려서자 거대한 유리공예 작품이 방문객을 반긴다. 유리로 만들어진 터널을 지나 박물관으로 들어서자 다양한 조각품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러브로드’로 이름 붙여진 야외 조각공원은 사랑을 테마로 한 조각 작품이 전시되어 있다. 조각품 앞에서는 헨드폰 카메라를 들고 포즈를 잡는 관람객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빛과 유리가 만든 판타지
유리로 만든 연꽃 정원을 지나 유리섬미술관 관람부터 시작했다. 작은 유리공예 소품 정도를 기대하고 들어간 전시실 입구부터 관람객의 눈길을 사로잡는 작품이 있으니 바로 ‘바다의 여신’이다. 6만개의 큐빅으로 만든 이 작품은 바다의 여신 테티스를 형상화했다. 전시실에는 다양한 유리공예 작품이 관람객의 발길과 눈길을 당긴다. 동화 속에서 금방 튀어나온 듯한 주인공들의 익살스런 표정. 유리와 빛이 만들어내는 아름다운 색감은 수 천년이 지나도 변하지 않을 신비스러움을 간직하고 있다.
이런 작품은 어떻게 만들어지는 것일까? 궁금증은 하루 4번 진행되는 유리공예 쇼에서 풀어낼 수 있다. 유리섬미술관을 나와 2층으로 올라가면 유리공예체험관과 유리공예시연장이 나온다.
‘나도 유리공예가’ 다양한 체험활동
시연장에서는 관람객이 보는 가운데 유리공예 작가의 작품제작 시연이 이뤄진다. 1400℃ 고온에서 뜨겁게 달궈진 유리에 바람을 넣어 부풀린 후 불에 달구고 다듬기를 반복 하더니 어느새 아름다운 유리 화병이 만들어진다. 시연을 관람한 한 관광객은 “눈으로 직접 보고도믿어지지 않는다. 한 치의 실수 없이 해내는 작가의 집중력에 놀랐고 순식간에 이렇게 아름다운 작품이 만들어 질 수 있다는 것에 또 한 번 놀랐다”며 감탄사를 쏟아냈다.
시연장에서는 아이들이 직접 블로잉 체험을 할 수 있다. 체험에 소요되는 시간은 약 20분. 컵과 화병, 램프, 크리스마스 볼을 만들 수 있다. 이 뿐만 아니라 1200도 열을 내뿜는 토치를 이용해 목걸이와 열쇠고리 반지를 만들 수 있는 램프워킹 체험과 투명한 컵에 색 모래를 뿌려 나만의 컵을 만드는 샌딩 페인팅 체험도 가능하다.
유리공예 세계적 흐름 보여주는 ‘맥아트전시’
유리공예라는 새로운 세상에서 즐거운 체험을 마치고 돌아 나오는 길. 맥아트 전시관에서 진행 중인 ‘극동아시아 공예가 교류전’으로 발길을 옮긴다. 유리섬 박물관 임수미 학예사는 “국내와 해외 각국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는 공예작가 37명의 작품을 전시한 이번 전시회는 유리 뿐만 아니라 칠, 나무, 금속, 염직, 도자를 이용한 작품들을 만날 수 있다”며 “다양한 소재의 다양한 창작기법을 통해 공예의 현 주소를 가늠해 볼 수 있는 전시회”라고 말한다.
‘극동아시아 공예가 교류전’은 9월 20일까지 진행된다.
하혜경 리포터 ha-nul21@hanmail.net
관람안내
평일과 일요일 : 하절기(09:30~19:00), 동절기(09:30~18:30)
토요일 : 7월~8월(09:30~21:00), 9월~6월(09:30~20:00)
매주 월요일 휴관.
유리공예 시연시간 : 화요일~일요일, 공휴일 11:30~12:00, 14:30~15:00, 16:30~17:00, 19:00~19:30 (토요일 야간 개장시 공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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