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지의 일부가 토지소유자의 동의 없이 도로로 포장되어 사용되는 경우가 있다. 원칙적으로 국가나 지방자치단체에서 공공용지로 편입시켜 보상을 하고 도로를 개설하는 경우가 많지만 과거에는 현황도로를 그냥 포장해서 사용하는 경우도 많았고, 주인을 찾지 못해서 그냥 도로로 개설한 경우도 있었다.
이러한 도로의 사용료 청구, 보상요구 등이 있을 때 보상가격이 문제가 된다. 공공용지의 보상에 관한 법률에 의하면 사도법에 의하여 토지 소유자가 허가를 얻어 개설한 사도는 주변 토지의 5분의 1, 기타 도로는 3분의 1 가격으로 평가를 하도록 하고 있다. 도로는 그만큼 거래에서 가치가 적을 수밖에 없는데, 문제는 관할 시장, 군수의 허가를 받아 설치한 도로가 아니라 개인이 자신의 편의를 위하여 설치한 도로, 토지 소유자가 대지 또는 공장용지를 조성하기 위하여 개설한 도로의 경우에도 낮은 가격을 평가할 수 있는가이다.
실제로 사람들이 다니는 도로로 사용되고 있더라도 일시적으로 방치되어 있는 경우에는 도로로 평가해서는 안 될 것이다. 언제든지 개발을 하려고 마음먹고 건물을 짓거나 공장을 지을 수 있으므로 매매에서도 제대로 된 가격을 받고 매매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가끔 방치되어 일반 사람들이 많이 통행하여 길이 생긴 곳 중에는 도시계획에 의하여 도로로 예정되면서 개발행위를 하지 못하고 건축허가를 받지 못한 곳이 있다. 이것은 토지 소유자가 이용하고 싶어도 도로법에 의하여 도로구역으로 지정되어 있거나 도시계획에 의하여 도로개설예정지로 지정되어 있기 때문에 소유자가 이용을 포기한 곳이므로 사실상 사람들이 통행하고 있는 현황도로라고 하더라도 도로로 평가해서는 안 된다.
국가가 개인의 토지를 보상하지 않고 무단으로 도로를 개설하여 포장한 경우 나중에 보상이나 사용료가 문제되면 도로 부지로 보아 평가하면 안 된다. 이런 경우에는 도로로 편입되기 이전의 상태로 평가해야 하고 보상해주기 이전의 무단 점용료를 국가에서 부당이득 또는 불법점유로 인한 손해배상금으로 지급해 주어야 한다.
문제는 자연 발생적으로 생성된 도로이다. 판례에 의하면 6.25 이전부터 인근 주민들이 통행로로 사용하고 초등학교 학생들이 이용해 왔고, 해당 토지가 지목이 도로로 변경된 후 포장되었다면 그 이후에 토지의 소유권을 취득한 사람에게 보상을 할 때 사실상의 사도로 보아 보상한 것은 정당하다는 것이 있다. 장기간에 걸쳐 주민들이 사실상 통행하도록 방치하여 소유자로서 통행을 막을 수도 없게 되었다면 어차피 보상이 되지 않더라도 다른 용도로 사용할 수 없기 때문에 보상을 받을 때에도 불리할 수밖에 없다.
이재구 변호사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