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는 대기업이 거의 없는 중소기업 밀집도시입니다. 중소기업이 가장 취약한 브랜드 파워와 마케팅기능을 경제부시장이 도와주고 싶었습니다”
김연창(사진·59) 대구시 경제부시장은 최근 좁은 사무실 한 켠을 지역중소기업 제품 전시장으로 꾸며 대구시 ‘세일즈맨’을 자임하고 나섰다. 그는 오랜 전부터 고민했지만 직원들 고생시킬 것 같아 주저하다 이달 초 30여개의 제품을 전시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었다.
이곳에는 간단한 명함집과 에코백 등 다양한 종류의 가방에서부터 지역의 특산품인 안경과 의류, 손수건, 화장품 등이 다양하게 진열돼 있다. 전시된 모든 제품은 대구지역 중소기업들이 만든 것. 특히 ‘더나누기’(thenanugi)라는 독특한 사연을 가진 브랜드 제품도 수두룩하게 자리잡고 있다.
김연창 경제부시장은 “모든 제품이 대구지역 중소기업인들의 노력과 정성, 기술이 담긴 것으로 의미가 있지만 ‘더나누기’ 제품은 부담없이 선물할 수 있는데다 사회적으로 의미있는 이야기를 담고 있어 애정이 간다”고 말했다.
‘더나누기’는 섬유산업의 메카인 대구지역 33개 섬유기업이 생산하고 남은 원단을 기부받아 디자인 아이디어 상품으로 재탄생된 브랜드다. ‘자원재활용, 재능나눔, 수익나눔’의 철학을 담고 있고 대구경북디자인센터 디자이너와 아티스트들의 아이디어 기부, 장애인과 노인 숙련공의 봉제기술이 고스란히 상품에 녹아 있다. 상품종류에는 명함집, 소형가방, 슬리퍼, 골프백, 레인코트 무릎담요 등 30여종류가 넘는다.
김연창 부시장은 자신의 사무실을 찾는 방문객에게 중소기업 제품설명을 하면서 선물로 전달하며 대구를 알리고 있다. 부시장실을 찾는 연간 1000여명의 국내외 VIP들이 대구제품 홍보를 듣게 될 전망이다.
“대구는 노사화합이 잘되고 우수한 인적자원이 풍부하고 교통여건이 좋다는 등의 천편일률적으로 대구를 홍보하는 것보다는 대구경제인들의 생산결과물인 상품을 소개하다보면 자연스럽게 경제전반의 얘기로 옮겨가 얘기가 쉽게 풀리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김연창 부시장은 “중기제품은 브랜드 파워는 없지만 제품자체는 흠잡을 데 없어 세계적인 토탈패션 브랜드로 납품되는 서도산업의 손수건과 한별광학의 선글라스, 해외시장에서 더 알아주는 ‘도미니크’라는 토탈패션브랜드, 루비크라운의 마스크 팩과 고기능성 화장품 등은 이미 시장에서 호평을 받고 있다”며 “경제부시장이 앞장서서 지역중소기업 제품을 홍보하고 팔면 지역제품을 대구시가 보증하는 효과도 있고 투자유치 등에도 도움이 되는 기업친화적인 대구이미지도 심어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연창 경제부시장은 지난 2011년 2월 김범일 전 대구시장의 발탁으로 정무부시장에 임명돼 지난해 7월 권영진 대구시장의 재신임을 받아 4년 6개월째 경제부시장으로 일하고 있다. 이미 ‘장사꾼’으로 변신한 그는 국가정보원 정보판단실장(1급) 출신이다.
최세호 기자 seho@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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