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을 가꾸는 사람들_ 강서구민이 만들어가는 라디오방송 강서FM
"강서FM 라디오, 우리가 직접 만들어요"
미디어의 홍수라 할 만큼 수많은 매체에다 개인 매체까지 갖가지 소식이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쏟아진다. 하지만 그 많은 뉴스 가운데 정작 관심이 가는 건 바로 우리 이웃들의 이야기일 터. 이처럼 우리 이웃에게 일어나는 공동체 이야기를 담아내는 미디어가 있다. 바로 ‘강서FM라디오’ 팟 캐스트 등 다양한 ‘1인 미디어’ 시대에 살면서 굳이 마을라디오를 들고 나온 이유는 뭘까. 강서구민이 만들어가는 ‘강서FM 라디오’ 회원들에게 들어보았다.
송정순 리포터 ilovesjsmore@naver.com
동네에서 라디오 전파하기
지난달 29일 서울 강서구 구민회관 2층에서는 서울시가 지원하는 마을미디어 무료교육 프로그램 ‘강서FM 라디오’ 마지막 수업과 수료식이 한창 진행 중이었다. 수료식을 마지막으로 모든 미디어 교육이 종료되고 9월부터 본격적으로 마을주민이 만들어가는 강서FM 라디오 방송이 이어진다.
강서FM 라디오 방송은 방송국장을 맡은 김지혜씨의 제안으로 시작됐다. 전문 방송인으로 라디오 방송에 대한 경험이 풍부한 김 국장은 마을에서 미디어를 제작하고 싶은 꿈이 있었다. 그러던 중 서울마을미디어지원센터에서 마을공동체 사업의 일환으로 마을을 소재로 한 미디어를 만드는 단체를 모집해 지원한다는 공고를 보게 됐다.
이후 함께 뜻을 모을 이들을 찾았고 프리랜서 작가이자 미디어에 다양한 경험이 있는 최미경씨, 방송에 관심이 많은 안경미씨 등 3인이 공동대표를 맡아 본격적인 사업 준비에 나섰다.
강서FM 라디오 김지혜 국장은 “마을에서 라디오 제작을 하고 싶은 꿈이 이제야 이루어졌다”며 “내년 강서FM 라디오방송 개국을 하고 본격적으로 마을미디어 활동을 시작하게 될 것”이라 밝혔다.
주민이 직접 만드는 강서FM 라디오
서울마을미디어지원센터 공모에 당선돼 지원금을 받아 마을미디어 무료교육 프로그램 ‘강서FM'' 1기 회원을 모집했다. 강의를 통해 라디오제작을 배우고 직접 라디오 방송에 참여할 수 있다는 소식에 미디어에 목말랐던 강서구민들이 속속 모여들었다.
교육은 지난 5월 20일부터 강서구민회관 2층 강서구영상미디어센터에서 진행됐다. 교육 중간에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으로 일정에 어려움을 겪기도 했지만 미디어에 대한 이해 교육부터 시작해 ▲마을미디어 기본교육 ▲라디오 제작과정 ▲라디오 진행보기 ▲방송대본 및 구성 실습 ▲매체 특성에 따른 미디어 글쓰기 등 미디어를 만들기 위한 기본 교육이 10주간 진행됐다.
방송이나 라디오 등을 통해 제공되던 정보를 받기만 하던 입장에서 이제 마을공동체 안에서 주민이 직접 미디어가 돼 서로 소통할 수 있게 된 강서FM 회원들은 교육에 적극 동참했다. 특히 5주차에 진행된 라디오 오프닝 시연으로 회원들은 점점 라디오의 매력에 빠져들게 됐고 18명이 수료하게 됐다.
회원들은 이 교육을 수료하고 ‘강서마을건강사랑방’에서 라디오 제작을 하게 된다. 가양 5단지아파트 단지 상가 내에 있는 마을건강사랑방은 서울시 마을공동체 공모사업에 당선돼 SH공사로부터 장소를 제공받고 강서구가 리모델링해 마을공동체 모임 장소로 활용하고 있다.
강서FM 라디오는 강서구에 살거나 강서구를 사랑하는 모든 사람이 청취자다. 회원들은 강서구민들이 관심이 많은 ▲마을이야기 ▲보육 ▲동화(책 놀이) ▲요리 ▲웰다잉·노래 ▲마을공동체 대표 초대 대담 등 6가지 주제로 2~5명이 팀을 이뤄 라디오방송을 할 계획이다.
최미경 공동대표는 “마을에서 미디어 교육을 하는 것은 미디어로 사람을 만나는 과정”이라며 “강서FM 라디오는 마을주민들이 모여서 마을의 이야기를 풀어내는 장소가 될 것”이라 밝힌다.
자신이 경험했던 것, 주민들과 나누고 싶어
강서FM 회원 중에는 어릴 때 꿈이 아나운서이거나 방송인인 경우가 많다. 이제야 그 꿈을 이루게 됐다며 즐거워하는 회원들, 특히 강서FM에서 가장 큰 어르신인 권영희(71) 회원은 “어릴 때 아나운서를 해봤으면 하는 꿈이 있었는데 이제야 이루게 된다”면서 “미디어를 통해 나를 찾고 앞으로 잘하고 싶은 의욕이 가득하다”고 밝힌다. 또, 정은희 회원은 “방송인이 되고 싶었는데 지금이라도 잘해보고 싶다”며 “지역주민과 소통하는 방송을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자신이 경험했던 것을 나누고 싶은 회원들도 있다. 김정진 회원은 구연동화를 했던 경험을 살려 동화 관련 방송을 꾸미고 싶다. “방송을 오픈하면 동화를 읽어주며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싶다”고 밝힌다. 심경화 회원은 강서구 보육반장 활동을 하면서 알게 된 육아에 대한 소식을 강서FM에서 주민과 나누고 싶다. “강서구 보육반장은 어린이집 찾기, 육아 코치 등 육아에 필요한 서비스를 제공한다”며 “이 정보를 강서FM에서 주민들과 함께 나누고 싶다”고 밝힌다.
본격적인 라디오방송이 되기까지 가는 길이 험하고 멀어도 마을의 소식을 전하기 위한 강서FM 라디오 방송국 회원들의 선전이 계속 되기를 기대해 본다.
미니 인터뷰
김지혜 방송국장
“9월 강서FM 라디오 방송을 시작으로 강서구민과 함께하는 방송을 하고 싶어요. 11월 공모사업은 끝이 나지만 계속해서 라디오방송을 하면서 주1회 30분 방송으로 주민과 소통할 계획입니다. 내년 5월 개국을 계획으로 지속적인 방송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김현정 회원
“라디오를 좋아하고 평소 배우고 싶었습니다. 강서사랑방에 공간도 마련되고 라디오방송을 제대로 해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요즘은 어떻게 하면 청취자들이 편안히 들을 수 있을까를 고민하게 되고 잘 알려지지 않은 옛날이야기, 동화로 활동하고 싶어요.”
홍진영 회원
“미디어에 대해 잘 몰랐는데 이번 기회에 정확하게 배웠습니다. 강서FM에서는 요리를 가지고 강서주민과 소통하고 싶어요. 추억의 음식, 요리하는 사람 인터뷰, 레시피 공유 등 요리로 주민과 소통하고 미디어에 대한 공부를 더 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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