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끼리 함께해요’
“숲에서 가족과 함께 배우고 체험하는 즐거운 시간 가져요!”
요즘은 가족이라도 각자의 생활에 맞춰 바삐 지내다 보면 얼굴 맞대고 대화 나눌 시간을 갖기가 쉽지 않다. 서로의 관심사가 다른 만큼 대화의 주제를 찾기 어려울 때도 있다. 그럴 때는 땀 흘리며 무엇인가를 같이하는 것만큼 좋은 것은 없다. 한뫼도서관에서 열린 ‘가족과 함께 하는 숲 체험’은 가족이 함께 산에 오르며 무심히 지나쳤던 나무와 풀 등을 찬찬히 바라보고 얘기 나누며 숲에 대해 배우는 시간이다. 자연 속에서 함께 해 더 즐거웠던 시간, 그 현장으로 가보았다.
권혜주 리포터 lovemort@hanmail.net
봄 햇살이 유난히 따뜻했던 지난 11일 토요일 아침, 배낭을 맨 아이들이 엄마, 아빠 손을 잡고 하나둘 씩 모여들었다. 바로 한뫼도서관에서 진행하는 가족과 함께하는 숲 체험 ‘고봉산 생태교육’ 2기 수업이 있는 날이다. 고봉산 생태교육은 일 년에 두 번, 봄가을에 한뫼도서관에서 열리는 가족과 함께 고봉산을 탐방하는 프로그램이다.
참가한 가족은 모두 다섯 가족. 본격적으로 산에 오르기 전 오늘 수업을 담당한 ‘어린이식물연구회’ 조동자 생태강사의 수업진행에 대한 설명이 이어졌고 고양시에 있는 산들의 이름과 그 산들의 위치를 퍼즐로 맞춰보며 알아가는 시간을 가졌다.
산을 오르기 시작하자 그때까지 조용했던 아이들이 입을 열기 시작했다. “앗, 밤송이다!”, “선생님, 이건 뭐예요?” “와~ 이것 좀 봐봐.” 아이들의 탄성과 질문이 쏟아졌다. 조 강사는 천천히 숲으로 가족들을 이끌며 평소에 궁금했던 것, 놓쳤던 것들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고 알아볼 수 있도록 했다. 진달래와 철쭉을 구분하는 방법, 암술과 수술을 찾아보고 판별하는 방법과 꽃에는 벌과 나비를 불러들이기 위해 어떤 장치가 돼있는지 등등. 평소에 궁금했지만 정확히 알지 못했던 것들을 실제로 보고 들으며 천천히 산을 올랐다.
진달래꽃이 가득 피어있는 곳을 지날 때는 꽃잎으로 전을 해먹을 수 있다는 얘기와 함께 모두 한 번씩 진달래 꽃 맛을 보고 엄마, 아빠에게 어릴 적 놀던 이야기를 듣는 시간도 가졌다. 처음에 조금 어색했던 분위기는 사라지고 모두 엄마, 아빠의 어릴 적 토끼풀로 반지를 만들고 아카시아 이파리를 따서 놀이하고 뒷산에서 나뭇가지로 칼싸움 했던 얘기에 귀를 기울였다.
주저하는 듯, 하지만 호기심 어린 눈으로 진달래 꽃잎 맛도 보았다. 넘어진 친구를 걱정하며 ‘괜찮아?’ 묻기도 하고 ‘나무에 뭐가 붙어 있어요’라며 관심을 드러내고 ‘나, 목련꽃으로 풍선 불어봤다’며 자랑도 하면서 아이들은 부모님과 손을 잡고 산을 올랐다. 평소에 눈여겨보지 않았던 것들을 다시 보면서 몰랐던 것을 알게 되고 계절에 따른 숲의 변화도 느꼈다. 문지르면 생강향이 나는 ‘생강나무’, 노래 제목으로 알고만 있었던 ‘에델바이스’, 보라색이 아닌 흰색의 ‘남산제비꽃’. 이 모두를 우리 주변의 산에서 흔히 발견할 수 있다는 사실에 아이들도 부모님도 모두 놀라고 신기해했다.
어느덧 목적지인 헬기 착륙장에 도착. 내려가는 길에 아이들은 선생님께 받은 각자의 자연물 찾기 미션을 수행했다. 오늘의 마지막 과정은 산에서 얻은 자연물로 부모님과 함께 액자를 만드는 일. 모두들 둘러앉아 의견을 나누고 도움을 주고받으며 즐겁게 만드는 일에 몰두했다.
조 강사는 “예전에는 집 대문만 나서도 산이 있어서 자연을 자연스럽게 접할 수 있었지만 요즘은 그러기 어려워졌다. 학교에서 생태교육을 하는 시간이 많아지긴 했지만 좀 더 자연스럽게 자연과 만날 수 있는 환경을 부모님께서 많이 만들어주는 게 필요하다”고 강조하며 “특히 가족과 함께 자연을 느끼고 자연에 대해 같이 알아가는 시간을 갖기가 쉽지 않은데 도서관 프로그램을 통해 함께 할 수 있어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또 이런 시간을 통해 가족 간의 소통은 물론 아이들이 자연을 더 잘 알게 되고 자연을 사랑하고 보호할 줄 아는 마음이 저절로 생기게 되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참여한 친구들 모두 새로운 것들을 많이 알게 된 것 뿐만 아니라 가족과 함께해 더 즐거웠다고 입을 모았고 그렇게 함께 한 두 시간이 흐뭇하고 행복한 미소를 남기며 마무리됐다.
위치 고양시 일산서구 탄중로 284 고양시립 한뫼도서관
문의 031-8075-9104
>>>Mini Interview
송미숙·심규환(현산초 3학년) 모자
“아이와 산에 자주 가긴 하지만 늘 그냥 올라갔다가 내려오는 것으로 끝나서 아쉬웠는데 선생님과 같이 숲을 탐방할 수 있는 수업이 있다고 해서 신청했어요. 선생님 설명을 들으니 평소 무심히 지나쳤던 것들을 알게 되었고 그래서 이제는 저도 아이도 산에 가면 그냥 걷지만은 않을 것 같아요. 오늘처럼 질문도 많이 하고 또 관심 있게 나무나 풀을 만지고 냄새도 맡아볼 것 같습니다. 저도 어렸을 때 산에서 놀던 기억이 새록새록 떠올라 아이와 함께 동심의 세계로 돌아간 것 같아요. 아이와 같이 얘기도 하고 나눌 수 있는 시간이어서 좋았습니다.”
김점남·장동수(상탄초 3학년) 모자
“우리 동네 고봉산에 생강나무와 에델바이스가 있다니 신기했습니다. 책에서만 보았던 것을 직접 보게 돼 흥미로웠고 끝나고 만들기 활동까지 하니 기억에 더 남을 것 같아요. 앞으로도 단지 운동 삼아 산을 오르락내리락 하는 것 보다 아이와 여러 가지 관찰하고 대화도 하면서 산을 오르면 좋을 것 같습니다.”
서계영·윤아린(상탄초 3학년) 모녀
“아이가 너무 좋아하고 저도 많이 배우는 계기가 돼서 오기 잘했다는 생각이 들어요. 이제는 산에 가면 사소한 거라도 한 번 더 쳐다보고 관심을 갖게 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홍가윤(백석초 2학년)·가민 가족
“주중에는 동네를 떠나지 못해 주말에는 아이들을 데리고 많이 다니는 편이에요. 주로 생태공원을 다니며 아이들에게 자연을 많이 접하게 해주려고 하죠. 도서관 프로그램에 숲 체험 프로 그램이 있어 신청했어요. 직접 보고 느끼는 게 제일 기억에 오래 남잖아요. 이런 수업 오늘 처음 했는데 아이들이 너무 신나 해서 기회가 된다면 또 참여하고 싶어요. 저도 아이들도 많이 배운 것 같습니다.” (여소영 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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