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 조청호(용인외대부속고등학교 2학년)
한국청소년 ‘스파이럴 솔루션’팀 미 청소년아이디어공모전 항공우주부문 1위
“우리의 우주 변기 아이디어가 미국 NASA에서 인정받았어요”
지역내일
2015-04-27
우리나라 고등학생들이 ‘우주변기’ 아이디어가 미국 나사 콘래드재단에서 주최한 ‘미국 청소년 아이디어 공모전’에서 항공우주 기술부문 1위를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작품명은 ‘스페이스 스탠다드(Space Standard). 이번 공모전은 항공우주와 사이버기술, 환경, 에너지 등 인류의 삶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 영역에서 큰 발전을 도모할 만한 혁신기술 아이디어를 전 세계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공모전으로 한국 학생이 대회 1위 자리에 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스파이럴 솔루션팀 5명의 청소년들 중 용인외대부고 2학년 조청호군을 만나 대회에 얽힌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미래 유인 우주선에 적용될 수도 있는 혁신적인 아이디어
공모를 주최한 콘래드재단은 인류 역사상 세 번째로 달을 밟은 아폴로 12호 우주비행사 찰스 피트 콘래드의 도전 정신을 잇기 위해 설립된 재단. 미 항공우주국 나사(NASA)와 록히드마틴, 스페이스X 등 미국의 주요 항공우주 기업이 후원 방식으로 진행된 이 대회는 늘 뭔가 새로운 아이디어를 구상하길 즐겨하는 조군의 성향에 꼭 맞는 대회다.
“이상민(인하사대부고), 김강산(민사고), 조청호, 한준영(용인외대부고), 이성문(현 조선대) 등 5명의 친구들과 작년 10월부터 함께 했던 프로젝트에요. 사실 우주에서의 화장실 문제는 인류의 오랜 숙제 같은 것입니다. 거기에 착안해 아이디어를 냈고 우리는 복잡하지 않게 생각하려고 노력한 것이 좋은 결과를 가져온 것 같아요.”
한국 청소년 팀은 무중력 상태의 우주정거장에서 우주인들이 사용하는 화장실의 기술적 복잡성과 전력소모를 없애 고장 확률을 획기적으로 낮춘 우주변기 아이디어를 제시해 이 같은 수상 성적을 거뒀다.
기술평가 90%, 발표평가 10%로 진행된 만큼 기술력과 실현 가능성을 충분히 인정받은 셈이다. 무중력 상태인 우주에서 배변 처리 문제는 오랜 골칫거리다. 항공 선진국인 미국과 러시아도 화장실 문제만큼은 공동으로 개발할 정도.
“비닐봉지를 쓰기도 했고, 80년도에는 기계식 화장실이 개발되어 지금까지 쓰고 있는 상황입니다. 하지만 9cm 구멍에 맞추기 위해 몇 달간 훈련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진공석션 장비는 무겁고 처리문제도 간단치 않은 것이 문제였죠.”
복잡한 것은 간단하게 만드는 기술이 ‘혁신’이라 생각
우리 학생들이 이번에 개발한 아이디어는 의외로 간단하다. 우리가 평소에 쓰는 화장실의 원리를 그대로 원용했다. 중력이 없기 때문에 쓸려 내려가지 않은 문제를 가압물탱크를 이용해 무중력 상태에서도 씻겨 내려가도록 한 것.
“변기 벽에 물을 타고 씻겨 내려가도록 하고 고체와 액체가 분리되도록 했어요. 컴퓨터 시뮬레이션까지 마쳤습니다. 인류가 진화하기 위해 필요한 혁신적인 아이디어는 복잡한 것을 간단하게 만드는데 있다는 것을 이번 대회를 통해서 친구들과 공감했어요.”
지금으로부터 500년 전 콜럼버스가 대서양을 횡단했을 때 1년 2개월이 걸렸다. 마찬가지로 인류의 우주 진출은 현재로선 요원해 보이지만, 멀지않은 미래에 실현될 수 있는 일이라고 조군은 말한다. 항공 우주기술은 우리의 실생활에 많이 들어와 있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고.
조군은 또 최근 <만들어진 생각>의 공동저자로 책을 출간하기도 했다. 집필한 <만들어진 생각>은 인공지능의 미래에 대한 책이다. 중학교 때부터 관심이 많았던 인공지능에 대한 호기심을 외대부고, 상산고, 청심국제고 친구들과 함께 스터디하며 탐색한 내용들을 집대성한 것.
세상에 없던 무언가를 만들거나 찾아내는 일이 가장 행복
조군은 최근 ‘월드스칼라스컵’이라는 세계적인 학력 경시대회에서 개인부문 3위, 단체부문 1위를 차지했다. 퀴즈, 토론, 시험, 에세이 등의 방식으로 평가해 청소년들의 지식과 그 활용능력을 겨루는 대회인 만큼 다방면의 지식은 물론 논리적 사고력, 글쓰기 능력, 토론 능력도 갖추어야 한다.
“‘배트맨은 영웅이 아니다?’라는 찬반 논의형 주제가 주어졌고, 이에 대한 논지를 전개하기 위한 다양한 자료들을 제시해줬어요. 움베르토 에코의 저서, 포스트모더니즘, 신화의 원형구조, 영화 ‘매트릭스’의 현실과 비현실에 대한 텍스트 등이 그것이죠. 토론이나 에세이에서 이 자료들을 참고하되 그대로 원용하면 감점입니다.”
외대부고 국제 반에 재학 중인 조군은 수학과 공학 그리고 언어학을 아우른 학문인 인공지능을 연구하는 학자가 되고 싶었다. 조군이 항공과 기계는 물론 인공지능 그리고 인문학적 소양까지 두루 갖춘 융합형 인재가 될 수 있었던 것은 분야를 가리지 않는 폭넓은 독서 덕분이다. 어려서부터 끊임없이 생겨나는 호기심을 책을 통해 해소해 왔다고.
“이번 대회 때문에 미국에서 귀국한 후 7시간 만에 학교 중간고사를 치렀어요. 시험은 그럭저럭 아주 못 보지는 않았는데, 저는 늘 그랬던 것 같아요. 짜인 틀에 제 자신을 맞추기 보다는 제 호기심을 따라가는 편이었죠. 하지만 이것도 제 선택이었으니까 후회는 없답니다.”
알아가는 과정 자체가 경이롭고 즐거운 일이라는 조군. 이번 수상에 따라 스파이럴 솔루션 팀은 콘래드 재단으로부터 우승 상금과 아이디어의 상품화를 위한 연구개발비, 특허등록 지원, 미국 내 언론보도 등 다양한 혜택을 받게 된다. 우선은 우리가 설계한 제품이 미래 우주비행선에 탑재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싶다고 조군은 야심차게 말했다.
이춘희 리포터 chlee1218@empal.com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미래 유인 우주선에 적용될 수도 있는 혁신적인 아이디어
공모를 주최한 콘래드재단은 인류 역사상 세 번째로 달을 밟은 아폴로 12호 우주비행사 찰스 피트 콘래드의 도전 정신을 잇기 위해 설립된 재단. 미 항공우주국 나사(NASA)와 록히드마틴, 스페이스X 등 미국의 주요 항공우주 기업이 후원 방식으로 진행된 이 대회는 늘 뭔가 새로운 아이디어를 구상하길 즐겨하는 조군의 성향에 꼭 맞는 대회다.
“이상민(인하사대부고), 김강산(민사고), 조청호, 한준영(용인외대부고), 이성문(현 조선대) 등 5명의 친구들과 작년 10월부터 함께 했던 프로젝트에요. 사실 우주에서의 화장실 문제는 인류의 오랜 숙제 같은 것입니다. 거기에 착안해 아이디어를 냈고 우리는 복잡하지 않게 생각하려고 노력한 것이 좋은 결과를 가져온 것 같아요.”
한국 청소년 팀은 무중력 상태의 우주정거장에서 우주인들이 사용하는 화장실의 기술적 복잡성과 전력소모를 없애 고장 확률을 획기적으로 낮춘 우주변기 아이디어를 제시해 이 같은 수상 성적을 거뒀다.
기술평가 90%, 발표평가 10%로 진행된 만큼 기술력과 실현 가능성을 충분히 인정받은 셈이다. 무중력 상태인 우주에서 배변 처리 문제는 오랜 골칫거리다. 항공 선진국인 미국과 러시아도 화장실 문제만큼은 공동으로 개발할 정도.
“비닐봉지를 쓰기도 했고, 80년도에는 기계식 화장실이 개발되어 지금까지 쓰고 있는 상황입니다. 하지만 9cm 구멍에 맞추기 위해 몇 달간 훈련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진공석션 장비는 무겁고 처리문제도 간단치 않은 것이 문제였죠.”
복잡한 것은 간단하게 만드는 기술이 ‘혁신’이라 생각
우리 학생들이 이번에 개발한 아이디어는 의외로 간단하다. 우리가 평소에 쓰는 화장실의 원리를 그대로 원용했다. 중력이 없기 때문에 쓸려 내려가지 않은 문제를 가압물탱크를 이용해 무중력 상태에서도 씻겨 내려가도록 한 것.
“변기 벽에 물을 타고 씻겨 내려가도록 하고 고체와 액체가 분리되도록 했어요. 컴퓨터 시뮬레이션까지 마쳤습니다. 인류가 진화하기 위해 필요한 혁신적인 아이디어는 복잡한 것을 간단하게 만드는데 있다는 것을 이번 대회를 통해서 친구들과 공감했어요.”
지금으로부터 500년 전 콜럼버스가 대서양을 횡단했을 때 1년 2개월이 걸렸다. 마찬가지로 인류의 우주 진출은 현재로선 요원해 보이지만, 멀지않은 미래에 실현될 수 있는 일이라고 조군은 말한다. 항공 우주기술은 우리의 실생활에 많이 들어와 있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고.
조군은 또 최근 <만들어진 생각>의 공동저자로 책을 출간하기도 했다. 집필한 <만들어진 생각>은 인공지능의 미래에 대한 책이다. 중학교 때부터 관심이 많았던 인공지능에 대한 호기심을 외대부고, 상산고, 청심국제고 친구들과 함께 스터디하며 탐색한 내용들을 집대성한 것.
세상에 없던 무언가를 만들거나 찾아내는 일이 가장 행복
조군은 최근 ‘월드스칼라스컵’이라는 세계적인 학력 경시대회에서 개인부문 3위, 단체부문 1위를 차지했다. 퀴즈, 토론, 시험, 에세이 등의 방식으로 평가해 청소년들의 지식과 그 활용능력을 겨루는 대회인 만큼 다방면의 지식은 물론 논리적 사고력, 글쓰기 능력, 토론 능력도 갖추어야 한다.
“‘배트맨은 영웅이 아니다?’라는 찬반 논의형 주제가 주어졌고, 이에 대한 논지를 전개하기 위한 다양한 자료들을 제시해줬어요. 움베르토 에코의 저서, 포스트모더니즘, 신화의 원형구조, 영화 ‘매트릭스’의 현실과 비현실에 대한 텍스트 등이 그것이죠. 토론이나 에세이에서 이 자료들을 참고하되 그대로 원용하면 감점입니다.”
외대부고 국제 반에 재학 중인 조군은 수학과 공학 그리고 언어학을 아우른 학문인 인공지능을 연구하는 학자가 되고 싶었다. 조군이 항공과 기계는 물론 인공지능 그리고 인문학적 소양까지 두루 갖춘 융합형 인재가 될 수 있었던 것은 분야를 가리지 않는 폭넓은 독서 덕분이다. 어려서부터 끊임없이 생겨나는 호기심을 책을 통해 해소해 왔다고.
“이번 대회 때문에 미국에서 귀국한 후 7시간 만에 학교 중간고사를 치렀어요. 시험은 그럭저럭 아주 못 보지는 않았는데, 저는 늘 그랬던 것 같아요. 짜인 틀에 제 자신을 맞추기 보다는 제 호기심을 따라가는 편이었죠. 하지만 이것도 제 선택이었으니까 후회는 없답니다.”
알아가는 과정 자체가 경이롭고 즐거운 일이라는 조군. 이번 수상에 따라 스파이럴 솔루션 팀은 콘래드 재단으로부터 우승 상금과 아이디어의 상품화를 위한 연구개발비, 특허등록 지원, 미국 내 언론보도 등 다양한 혜택을 받게 된다. 우선은 우리가 설계한 제품이 미래 우주비행선에 탑재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싶다고 조군은 야심차게 말했다.
이춘희 리포터 chlee1218@emp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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