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곡사에 아름다운 봄이 찾아왔다.
마곡사는 충청남도 공주시 사곡면 운암리 태화산 동쪽 산허리에 자리 잡고 있다. 왕벚꽃, 산수유, 자목련 등 각양각색의 봄꽃이 만발하여 ‘춘(春)마곡’이란 별칭이 있을 정도로 마곡사의 봄은 아름답다. 시샘하는 비바람과 추위에도 찾아 온 봄을 맞으러 떠나본다.
해탈문옆으로 만개한 벚꽃나무가 봄을 알린다.
꽃비를 맞으며 극락교를 건너다
마곡사 입구 주차장부터 1km 정도 걸어가는 길에 핀 진달래, 산수유가 드문드문 꽃망울을 틔웠다. 나뭇가지는 이제 연초록 잎이 막 나오려는 참이다. 신록이 곧 우거질 준비가 끝났다. 길옆으로 흐르는 계곡의 물소리, 멀리서 들려오는 새소리를 들으니 귀까지 청량하다. 가는 길은 포장이 잘 되어 있고, 가파르지 않아 유아들도 충분히 손을 잡고 갈 만하다.
마곡사는 「태화산 마곡사 사적 입안(泰華山 麻谷寺 事蹟 立案)」에 따르면 640년(신라 선덕여왕 9년)에 자장율사(慈藏律師)가 창건하였고, 고려 중기에 보조국사 지눌(知訥)에 의해 중건되었다.
해탈문을 지나 마곡사 경내로 들어간다. 문 옆의 벚꽃들이 바람이 불 때마다 날려서 꽃비가 내린다. 꽃비를 맞으며 극락교를 건넌다. 극락으로 가는 기분을 잠시나마 느껴본다. 다리를 건너면 범종루가 있다. 범종은 지옥에서 고통 받는 중생의 고통을 덜어주며, 종소리가 지옥으로 울려 퍼지라는 의미에서 아래를 향한다. 아침에는 28번, 저녁에는 33번 또는 36번을 친다.
목조건축의 아름다움을 보여주는 대웅보전
오층석탑 위시해 문화재 보물이 곳곳에
경내 중앙에 위치한 오층석탑은 고려 말기에 라마교의 영향을 받아 조성된 탑이다. 2층 기단 위에 5층의 몸돌을 올린 후 머리장식을 했다. 머리장식으로 라마탑에 보이는 풍마동장식을 두었다. 이러한 양식의 탑은 현재 한국, 인도, 중국에 있는데 전 세계에 3개 밖에 존재하지 않는 귀중한 탑이다. 보물 제799호로 지정되어 있다. 오층석탑 뒤로 마곡사의 주불을 모신 대광보전(보물 제802호)이 있다. 석탄일을 앞두고 연등을 달기 위한 작업이 한창이다.
옆으로 난 계단을 올라가면 마곡사 경내에서 가장 북쪽에 자리 잡은 대웅보전(보물 제801호)이 나온다. 임진왜란 때 소실되었다가 조선 효종2년(1651)에 각순대사에 의해 중수되었다. 외관상으로는 2층 건물 형태인 중층이나 내부로 들어가면 하나의 공간이다. 건물 내부 전면 4개의 기둥은 싸리나무인데, 이 기둥을 안고 돌면 아들을 낳는다는 전설이 내려온다. 현존하는 전통 목조건축물 가운데 많지 않은 중층 건물로 목조 건축의 아름다운 조형미를 보여주고 있다.
백범당과 김구선생이 심은 향나무가 푸르게 자라고 있다.
백범 김구 선생 자취 따라 명상에 잠기다
마곡사에는 대한민국 임시정부 주석이며 독립운동의 지도자인 백범 김구 선생이 머물렀던 백범당이 있다. 1896년 명성황후 시해에 대한 분노로 황해도 안악에서 일본군 장교를 살해한 죄로 인천교도소에서 복역하던 중 탈옥하여 1898년 마곡사에 은거할 때 원종이라는 법명으로 잠시 출가하여 수도하던 곳이다.
해방 후 1946년 여러 동지들과 돌아와 기념식수를 한 향나무가 싱싱하게 자라고 있다. 백범당에는 백범 선생의 사진과 친필휘호가 있다. 시간이 허락한다면 백범 선생께서 나라를 생각하며 산책하던 소나무길을 거닐어 보길 권한다. 바로 ‘마곡사 솔바람길(백범 명상길)’이다. 세 종류의 코스가 있다. 1코스인 백범 명상길은 산책코스로 백범당→김구선생 삭발터→군왕대→마곡사로 돌아오는 동선이다.
대웅보전앞에는 정성을 담아 쌓은 기원의 돌들이 많다.
마곡사는 부담 없이 언제든 자연이 그리울 때, 마음의 안식이 필요할 때 찾을 수 있는 고찰이다. 향긋한 꽃향기와 솔바람에 몸과 마음의 힘을 찾아, 다시 속세로 당당히 발걸음을 옮겨본다.
이주은 리포터 gdwriter@naver.com
여행 쪽지
입장료 어른 2000원, 어린이 1000원
마곡사 템플스테이 가능(홈페이지나 전화 041-841-6226으로 신청)
마곡사 산사음악회 5월 2일 오후 7시 ~ 9시
주차장 주변 식당들에서 공주 특산물인 밤을 넣어 부친 파전맛이 독특하다.
특산물 공주밤이 들어간 부침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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