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만동에 사는 주부 영희 씨는 초등학생 딸과 함께 집 근처 도서관을 자주 찾는다. 시립도서관이나 어린이도서관, 동네 마을문고도 아닌 경기도시각장애인도서관. 이런 도서관이 수원에 있었나 싶기도 하지만, 장애인도서관에서 일반인에게 도서대여를 해준다는 것이 새롭다. 일반서적을 비롯해 점자도서 및 녹음도서, 오디오북 등 다양한 책들을 접할 수 있어서 더욱 이용해볼만한 도서관이다.
대체도서, 묵자도서 등 지역주민을 위한 도서대출서비스
“정안인(비시각장애인) 위주의 도서관이 아니다 보니까, 묵자도서(일반서적)가 많지는 않아요. 주로 흥미, 취미의 소설류, 역사, 한방, 침 등과 관련된 서적들이 비치돼 있습니다.” 2001년 개관 이후 마을문고서비스를 시행하고 있다는 박성호 사서는 도서대출서비스는 점자도서나 대체도서(녹음도서, 큰글자도서 등)제작 후 방치되는 묵자도서 활용방법의 일환으로 시작됐다고 들려줬다. 2010년에 아주대입구에서 우만동으로 이전하면서 접근성이 다소 용이해져 도서관 이용 주민이 조금씩 늘어나고 있는 편이다.
도서관규모는 크지 않지만, 일반서적 외에 점자도서를 접하고, 촉각도서 등 점자혼용도서를 통해 점자를 동시에 경험해볼 수 있다는 것도 큰 메리트다. 아이들과 함께 장애인-비장애인 간의 경계를 허물어볼 수도 있을 듯하다. 시각장애인용화면해설영화, 오디오북을 통해 시각장애인의 입장에서 영화를 감상해보는 간접체험도 흥미롭다. 도서관엔 녹음실과 출력실도 갖춰 1년에 200~300여 권의 점자도서, 녹음도서를 제작하고 있다. 점자소식지도 발행한다.
이동도서관을 비롯해 장애인에겐 책나래 서비스 제공, 학습지원도 가능해
수원의 등록 시각장애인 인구는 4293명(2013년 12월 기준)으로 경기도 31개 시군 중 1위를 차지한다. 이에 반해 도서관 대출서비스는 타 지역 장애인이 더욱 활발하게 이용한다. 14군데 시군지회의 순회문고를 통해 두 달에 한 번 정도 이동도서관도 운영하지만, 이용하는 곳만 적극 이용하는 추세다. 홍보부족을 이유로 꼽는 전찬우 팀장은 “정안인, 시각장애인 모두 도서관을 활발하게 이용하면서 만남의 장이 되었으면 한다”는 바람을 내비쳤다.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 경기도지부 건물 지하에 위치한 경기도시각장애인도서관은 현재 3만3000여 권 정도의 장서를 보유, 시각장애인에게는 책을 택배로 받아볼 수 있는 책나래서비스를 제공한다. 도서관에 점자교육을 받으러 오는 시각장애인의 경우는 직접 도서를 대출해가기도 하는데, 이럴 땐 사서가 동행해 책의 서평을 읽어주며 책을 소개해주는 등 가이드 역할도 겸한다. 시각장애인에게는 학업이나 업무 수행에 필요한 점자출력 등의 학습지원도 제공된다. 도서관에선 도서제작에 필요한 입력, 낭독자원봉사도 가능하다. 5월 중순 경 낭독교육이 계획되어 있는데, 수요자가 많아 이마저도 경쟁이 치열할 것이라는 게 박 사서의 귀띔. 이것저것 경험해볼 것 많고, 읽을 것 많은 우리 동네 경기도시각장애인도서관이다.
위치 팔달구 팔달문로 135
이용시간 평일 오전9시~오후6시
대출권수 및 대출일수 3권 이내, 15일
문의 031-213-7722(내선3번)
오세중 리포터 sejoong7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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