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0년 된 고려선박 대부도 갯벌에서 발견

도자기 50여점과 청동 숟가락 등 유물 출토, 고대 선박 연구 귀중한 자료 될 듯

지역내일 2015-08-06

대부도 방아머리 해안가에서 낙지잡이를 하던 어민에 의해 발견된 고선박의 발굴조사가 최근 마무리 됐다. 문화재청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는 지난 6월 4일부터 약 한 달 동안 고선박 발굴조사를 진행됐다. 대부도 앞 갯벌 속에서 800년 동안 잠들어 있던 고선박이 전하는 이야기는 무엇이었을까?

발굴


낙지잡이 어민이 발견한 고선박
밀물과 썰물이 하루 두 번씩 드나드는 대부도 해안가는 겨울이면 낙지잡이가 성행한다. 2014년 11월 갯벌 속에 묻힌 배의 흔적을 발견한 사람도 낙지잡이 어민이었다. 대부도는 지난 2006년에도 한 차례 고선박이 발견된 적이 있어 추가 선박이 발굴될 수 있는 지역. 문화재청 국립해양문화제 연구소는 이듬해 1월 훼손방지를 위한 긴급보호조치를 시행 한 후 정식 발굴을 위한 절차에 돌입했다.
발굴 작업에 착수하면서 고선박의 이름도 붙였다. 고선박은 보통 침몰 지역명에 따라 명칭을 부여하는데 대부도에서 발견한 두 번째 고선박이라는 의미에서 ‘대부도 2호선’이라 이름이 붙었다. 우리나라에서 발굴된 고선박은 대부도 2호선을 포함해 모두 14척이다. 중국과 교류 무대이자 한양과 개성으로 물자를 실어 나르던 서해안에서 집중 발굴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서해안 갯벌이 목재의 부식을 막아 배의 원형이 잘 보존되기 때문에 고선박이 많이 발견되고 있다”고 말한다.


12세기 고려시대 선박으로 추정
대부도 2호선에서는 50여 점의 도자기들과 청동 숟가락, 청동 그릇, 목제 빗, 감씨 등 다양한 종류의 유물이 발굴 작업을 통해 출토됐다. 발굴된 유물은 다른 고선박에 비해 적은 편이었다. 국립해양문화제 연구소 신종국 연구관은 “조간대 지역에서 좌초된 이 선박은 사고가 발생했을 때 중요한 물품은 다 옮겨간 것으로 보인다. 발굴된 유물은 선원들이 사용한 것으로 보이는 일상용품이었다”고 말했다.
대신 갯벌 속에 묻혀있던 선박은 제법 원형이 잘 보존된 상태로 발굴됐다. 더구나 지금까지 발굴 사례가 없는 독특한 구조의 선박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고대 선박연구의 중요 자료가 될 전망이다. 대부도 2호선은 선박 바닥면을 이루는 저판 (底板, 밑널)이 4열 구조로 이런 구조의 선박은 대부도 2호선이 최초다. 돛대가 세워지는 구명은 저판의 중앙부 2개열에 각각 하나씩 만들어졌다.
대부도 2호선 선박 길이는 약 9.2m, 최대 폭은 2.9m. 기존에 발견된 고려 선박에 비해 크기가 작고 날렵한 형태를 가진 것이 특징이다. 국립해양문화연구소는 “선박 구조와 선체 내부에서 수습된 도자기를 통해 대부도 2호선은 12세기 중후반 고려시대 선박으로 추정된다”는 의견을 내 놓았다.


발굴 작업은 순조롭게 끝났지만 대부도 바닷가에 잠들어 있던 유물이 시민들에게 공개되기 까지는 시간이 많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발굴한 유물과 선박을 보존처리하는데 오랜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신종국 연구관은 “고선박의 경우 소금기를 빼는 시간이 2년 정도 걸리고 복원한 후 공개되기까지 최소 10년이 필요하다”며 “출토된 유물들도 보존처리 과정을 거쳐 서해수중유물보관소에서 전시할 예정이지만 일정을 확실치 않다”고 말했다.
‘대부도 2호선’ 발굴로 안산 대부도를 중심으로 활동했던 고려시대 사람들의 삶을 들여다 볼 퍼즐 한 조각을 발견한 셈이다. 그러나 대부도에서 발견된 유물이 지역사회에서 전시될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 발견된 유물은 일단은 국가로 귀속되기 때문이다. 문화재청 국립해양문화제 연구소는 고선박에서 발굴된 유물들을 모아 전시하는 ‘서해수중유물보관소’를 건립하고 있다. 대부도 2호선에서 발굴된 유물도 보존처리를 거쳐 ‘서해수중유물보관소’에 전시될 예정이다.


하혜경 리포터 ha-nul2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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