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방스 베이커리’ 김신학 대표

동네 빵집, 특허 받은 마늘빵으로 일내다

지역내일 2015-08-07




프로방스 베이커리 마늘빵, 전국 카페 및 마트 등 대량 납품


대형 프랜차이즈 제과점들 속에서 소규모 동네 빵집이 살아남기란 쉽지 않은 일이 된 요즘, 경기도 파주시에 위치한 동네 빵집, 프로방스 베이커리의 사례는 단연 눈길을 끈다. 이곳은 자체 개발한 키스링 마늘빵의 레시피와 더불어 빵 반죽을 매장 각지에서 쉽고 빠르게 구워 팔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고 전국의 카페 1,200여 곳과 코스트코, 농협하나로마트와 고속도로 휴게소 등과 납품 계약을 맺어 주위를 놀라게 하고 있다. (주)글로벌신우, 프로방스 베이커리의 김신학 대표를 파주, 프로방스 베이커리 매장에서 만났다.
김수정 리포터 whonice@naver.com







동네 빵집의 마늘빵, 전국 납품 이뤄내


동그란 링 모양의 ‘키스링 마늘빵’은 경기도 파주에 위치한 동네 빵집, 프로방스 베이커리의 빅 히트상품이다. 특히 이 제품은 지난해 프란치스코 교황이 방한했을 때 교황의 간식으로 채택돼 ‘교황 빵’이란 별칭을 얻으며 유명세를 타기도 했다.
현재 프로방스 베이커리는 엔제리너스와 같은 유명 프랜차이즈 카페를 포함한 전국의 카페 1,200여 곳과 전국 코스트코 11곳, 농협하나로마트 2,000여 곳과 고속도로휴게소 등에 이 마늘빵을 납품하기로 계약을 맺고 이미 납품을 시작한 곳들이 많다. 이 마늘빵 제작과 관련해서는 서울식품과 OEM생산계약을 체결해 안정적으로 전국에 제품 공급을 하고 있다.
특히 이곳은 6개월간 냉동 보관이 가능한 냉동 생지(반죽) 개발과 전용 오븐세트 개발로 전국 각지의 매장에서 발효와 굽기만 거치면 단 20분 만에 200개의 빵을 붕어빵처럼 구워낼 수 있도록 해 카페 업계의 큰 호응을 얻었다. 프로방스 베이커리 측이 키스링 마늘빵을 ‘카페에서 알바생도 직접 굽는 빵’이라 일컫는 것도 바로 이러한 신속성과 편의성을 염두에 둔 말이다. 이 업체는 냉동생지 기술이 포함된 빵 제조방법으로 특허출원까지 했다.








우리 농산물 담은 빵, 지역 농가 살릴 수 있어
키스링 마늘빵은 서산6쪽 마늘과 파주지역에서 생산된 서울우유 버터 100%를 사용하는 것이 특징이다. 김신학 대표가 이러한 재료로 이집의 간판메뉴인 마늘빵을 만들게 된 배경에 대해서는 설명할 말이 많다. 김 대표는 어린 시절, 시골에서 농사짓는 부모님 밑에서 자란 영향으로 우리 농산물에 대한 생각이 각별하다. 
“2012년, 프로방스 마을에 매장을 오픈하면서부터 처음부터 가졌던 꿈이 우리 농산물을 빵에 담아 수출까지 하는 것이었어요. 빵에 우리 농산물을 실어 관광 상품으로 개발해 판매한다든가 외국에 수출까지 하게 된다면 우리 농산물을 자연스럽게 세계에 알리고 지역 농가까지 살리는 길이 될 거라 생각했어요.”
김 대표는 사업 초기,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음식이 뭘까 고민하며 전국을 돌아다녔다. 비빔밥과 같이 대표성을 가진 음식을 찾기 위해서다. 그러다가 찾은 것이 마늘이었다.
“김치가 세계에 알려지고 받아들여지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잖아요. 그런데 서양의 음식문화인 빵에 우리 농산물을 넣어 외국인들에게 판매하면 그들의 문화에 자연스럽게 스며들기 좋거든요. 특히 구운 마늘의 향을 좋아하는 외국인들이 많아요.”
서산 마늘은 조선왕조실록에 기록돼 있을 정도로 높은 품질을 자랑했기에 서산 마늘을 재료로 선택했다. 서산시와는 MOU를 체결해 마늘을 공급받고 있다.
키슬링 마늘빵은 물론 프로방스 베이커리의 모든 빵에 천연 우유버터 100%를 사용하는 것은 좋은 재료가 좋은 맛을 낸다는 김 대표의 소신이 많이 작용했다. 어린 시절부터 빵을 좋아했다는 김 대표는 이상하게도 빵에 대해서만큼은 미각이 예민해 빵에 따른 호불호가 명확했다고 한다. 나중에 보니 자신이 좋은 재료로 만든 빵만을 좋아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가공버터인 마가린이 들어간 빵맛은 그의 입맛을 충족시키지 못했던 것. 자신이 좋아하는 맛이어야 소비자도 좋아한다는 생각이 컸던 그는 프로방스 베이커리의 모든 빵을 마가린이 아닌 천연 우유버터로만 만들기로 했다.
김 대표의 설명에 따르면 특히 아이들의 경우 맛에 더욱 예민해 빵의 재료에 따른 맛의 차이를 확연히 느낀다고 한다. 그래서 “평소 빵을 별로 좋아하지 않던 아이가 이 집의 빵은 먹는다”며 찾아오는 고객이 적지 않다고 한다.
김 대표는 사업 초기부터 줄곧 매장 앞에서 시식행사를 열며 고객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며 제품 개발에 힘을 썼다. 영하 8도의 날씨에도 시식행사를 강행할 정도로 하다 보니 그간 100만 명 정도가 시식을 했다고 한다.
“그동안 정말 많은 사람들이 시식을 했지만 유독 한 초등학생이 했던 말을 잊을 수가 없어요. ‘엄마! 맛이 천국이야’란 말이었어요. 짧은 한마디였지만 많은 것이 함축된 말이었기에 정말 가슴에 와 닿았어요.”
그는 시식현장에서의 사람들의 목소리와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직원들과 레시피 개발에 고군분투한 결과 지금의 키스링 마늘빵을 완성했다.  







마늘빵 표절 논란으로 맘고생 겪어


프로방스 베이커리의 히트상품, 키스링 마늘빵은 지난해 프란치스코 교황의 간식으로 제공되며 더욱 인기가 치솟았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다. 대기업들이 프로방스 베이커리의 키스링 마늘빵과 비슷한 빵을 만들어 팔거나 ‘키스링’‘교황 빵’이란 용어를 넣어 횽보하는 사례가 발생한 것이다. 2년간 고군분투해 제품 개발을 한 김 대표는 참담함을 느꼈다. 이에 프로방스 측은 민원을 올리며 즉각적인 대처에 나섰다. 그러나 프로방스 베이커리의 특허 받은 빵 제조 기술에 대해 특허 무효 청구를 낸 대기업도 있었다.
이러한 일련의 사태 속에서 이 사연은 정치권에까지 전달이 됐다. 정치인들 사이에서는 대기업의 횡포라며 성토하는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다행히 이 사태는 대기업들이 판매중단을 선언하고 화해와 상생을 도모하는 방향으로 잘 마무리돼 프로방스 베이커리는 특허권을 그대로 인정받게 됐다. 이 과정에서 파주시 정계에서도 이번 사태를 예의 주시해, 파주시 윤후덕 국회의원을 비롯해 파주시의회 박재진 파주시의장과 이근삼 부의장 등이 프로방스 베이커리에 많은 힘을 실어줬다.  








전국 각지의 우리 농산물 담은 빵, 수출하고파


김 대표는 우리 농산물을 빵에 담아 세계에 수출하고 싶다는 꿈을 사업 초기부터 지금까지 갖고 있다. 그는 이 꿈을 현실화시키기 위해 최근에는 중국 바이어들과 접촉하며 외국 수출 길을 모색하고 있다. 그는 특히 중국의 카페 시장에 주목하고 있다. 중국의 카페에서 우리 농산물을 넣어 만든 빵들이 차나 음료와 함께 팔릴 수 있길 구상하고 있는 것이다. 그는 “중국의 카페 시장이 2014년 11월 기준으로 11조원 규모로서 10년 후면 350조~500조원 규모로까지 커질 수 있다”고 했다.
김 대표는 전국 8도와 제주도에 이르기까지 전국의 지역 유명 농산물을 빵에 담아 만들어 관광 상품을 개발하고 수출까지 하고 싶은 소망이 있다.
“서산의 마늘 뿐 아니라 보성의 녹차, 청도의 감, 제주의 감귤 등 전국 각지의 농산물을 빵에 넣어 관광객에게 팔고 해외에도 수출하고 싶어요. 그렇게 되면 우리나라 전국의 농산물을 빵에 담아 판매할 수 있고, 지역 농가를 살리는 상생의 길도 찾을 수 있어요.”
지난 몇 년간 고군분투하며 많은 결실을 이뤄낸 김 대표는 요즘 주변 사람들로부터 어떻게 이런 일들을 해냈느냐는 질문을 받곤 한다. 그는 이에 대해 “사람이 어떤 꿈을 꾸느냐에 따라 길이 달라진다”는 말로 입을 열었다.  
“저도 처음에는 아무것도 몰랐어요. 하지만 농민을 생각하고 수출을 생각하며 가고자 하는 길을 찾아 오다보니 여기까지 왔어요. 가고자 하는 길을 따라 정직하게 꾸준히 실천하는 것, 그게 하찮은 일이더라도 지금 바로 당장 실천하는 것, 그게 정답인 것 같아요. 저는 시식행사부터 시작했죠.”
김 대표의 꿈을 향해 내딛는 발걸음, 그곳에 따뜻한 응원을 보내며, 조만간 또 다른 희소식이 날아들길 고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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