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석의 세계지리산책 : 시리아 내전

지역내일 2015-07-25

시리아 내전은 ‘중동의 봄’으로 시작됐다. 2010년 12월 튀니지에서 시작된 중동의 자유화 민주화 바람은 시리아에도 불었다. 민주화 바람은 리비아, 이집트 혁명으로 이어져 카다피 와 무비라크 정권이 무너졌다. 

시리아의 민주화 운동은 2011년 3월 시작됐다. 당시 시리아에서는 정권을 비판하는 행위는 일체 금지됐고, 집회도 엄격히 통제됐다. 민주화운동자는 고문 투옥되었고, 쿠르드 족에게는 시민권을 주지 않았다. 여성과 소수 종파에게는 공무원이나 공적 참여를 제한했다. 데모는 알레포와 다마스쿠스에서 일어났고 시간이 갈수록 전국 도시로 확대되고 격화됐다. 다라(Daraa)에서 경찰이 발포했고 7명의 경찰과 15명 시민이 살해됐다. 데모대는 정치범의 석방, 자유선거, 긴급명령의 철폐, 부패척결을 주장했지만 시간이 갈수록 데모 구호는 아사드 정권타도를 요구했다. 

아사드 정권은 군을 동원해 탱크와 항공기로 데모 군중을 진압하기 시작했다. 2011년 5월 1000명의 시민이 살해되고, 150명의 군인이 죽었다. 그해 6월 정부군은 터키와 인접한 국경도시, 슈그르에서 장례행열에 발포를 했고, 데모대는 감춰뒀던 총으로 대응사격을 하여 초소병 8명을 모두를 살해했다. 반군이 형성된 것이다. 시리아 인은 유목민의 전통으로 집집마다 한두 자루 총이 있다. 억울하게 당하면 총을 들고 나온다. 이라크 내전의 피난민이 가져온 총도 많다. 평화 군중이 조직화하면 즉시 총이 등장하는 이유이다. 우리와는 문화가 다르다. 시리아의 난민은 650만명이 살던 곳을 떠나 피난길에 올랐다. 400만명의 시리아 인이 인접국가 터키, 레바논, 요르단, 이라크, 이집트로 피난갔고, 난민은 식량과 식수의 부족으로 고통을 겪고 있다.
 
독재로 시작된 시리아의 봄
‘시리아의 봄’은 독재로부터 시작됐다. 시리아는 1946년 독립, 사회주의 공화국으로 출발했다. 1949년부터 연속하여 쿠데타가 일어났다. 1966년 당시 국방부장관이었던 하페즈 아사드가 쿠데타로 권력을 잡고 2000년 죽을 때까지 34년간 독재를 했다. 뒤를 이어 아들 바사르 아사드가 97.5%의 지지를 받아 대통령이 되어 15년간 권력을 잡고 있다. 독재정권이다. 아사드 정권의 기초는 시아파의 소수 아라위트 교파이다. 시리아 인구의 12%를 차지한다. 

이슬람교 안에는 600여개의 종파가 있다. 지역에 따라 민족에 따라 다른 교파로 분화됐다. 시리아에는 △아랍 수니파 60% △시아파 알라위트 12% △수니-쿠르드 9% △기독교를 포함하여 기타 로마 가톨릭, 그리스정교, 아랍 정교, 그리스 가톨릭, 동방정교, 아르메니아 기독교 등이 18%를 차지하고 있다. 시아파 아라위트 교파의 장교들이 쿠데타를 주도하여 정권을 잡았다. 이들은 정부의 고위공직이나 군의 고급장교직을 독차지하고 석유산업을 비롯한 주요 기간산업을 독점하고 있다. 다수의 수니파는 소외됐고 불만이 있었다. 게다가 계속되는 가뭄, 청년실업, 물가가의 상승으로 정황이 불안했다.
 
미국과 반군, 테러단체 ‘아이러니한 관계’
서방국가는 데모가 확산되자 반군의 활동으로 아사드 정권이 쉽게 무너질 것으로 판단했다. 그러나 시리아의 내전은 복잡한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미국과 서방국가, 터키, 사우디는 민주화를 추동하는 반군 편을 들었다. 반군에 무기도 제공하고, 반군(FSA)을 도와 전투기를 지원해 정부군에 폭격을 가했다. 반군 쪽에 이슬람국가(IS), 알 누스라 전선, 무하지딘이  합류하고, 쿠르드 족이 반정부 전선을 형성하며 합류했다.  IS, 헤지볼라, 쿠르드는 테러 단체로 규정되어 있다. 미국이 반군을 지원하는데 반군은 테러단체들과 연합하고 있어 아이러니가 생긴 것이다. 한편 정부군 쪽은 러시아 중국 이란이 편을 들고 있다.
 
끝이 보이지 않는 전쟁
점령지역으로 보면 반군이 차지하는 면적이 넓다. 시리아 사막의 대부분이고, 유프라테스 강 유역의 도시를 점령하고 있다. IS와 쿠르드는 터키 국경지대를 점령하고 있다. 한편 정부군은 다마스쿠스를 중심으로 지중해 연안 남북으로 알레포 홈스를 거점으로 하고 있다. 대도시 외곽지역은 정부군과 반군 사이에 빼앗고 빼앗기는 전투를 계속하고 있다. 언제 어떻게 끝이 날지는 아무도 모른다. 반군의 연합도 항상 제휴하는 것이 아니다. 각 무장단체의 목적이 각각 다르다. 미국과 유럽, 러시아 중국이 이 지역의 내전에 대해 관심을 갖는 것은 수백만에 이르는 난민의 지위가 아니라 레반트 지역의 주도권과 석유와 지하자원 때문이다. 시리아 내전은 이제 강대국의 대리전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끝이 보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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