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극으로 관객층 넓히는 나루아트센터 상주극단 ‘벼랑끝날다’

예술 날개 달기 위해 벼랑 끝에 선 사람들

지역내일 2015-07-23

<벼랑끝날다> 극단 이름이 강렬하다. 2010년 창단 후 이름 값하듯 숨차게 달려왔다. 첫 작품 <카르멘>으로 거창국제연극제에서 대상과 연출상을, 올해는 <그녀를 구하다>로 의정부음악극축제 어워드에서 대상을 거머쥐었다. 음악극으로 극단 색깔을 만들어 나가면서 광진이란 지역커뮤니티에 ‘아트’의 숨결을 불어넣고 있는 이용주 극단 대표, 심연주 음악감독을 만났다.


“미국 유학 시절 피지컬 씨어터의 대가 다니엘 스타인교수의 허를 찌르는 수업을 만나고 놀랐습니다. 내 몸을 한계상황까지 내몰며 ‘몸짓’을 보여주라는 거지요.” 이 대표는 당시의 강렬한 인상을 극단 이름에 고스란히 담았다.
신체표현으로 극을 이끌어가는 피지컬 씨어터, 노래, 댄스, 인형극 여기에 악기 연주까지 복합 장르를 섞은 ‘음악극’이 이들의 무기다. 단원들 역시 음악, 미술, 무용, 성악, 연기 등 각기 다른 전공으로 무대 위에서 하모니를 만들어 낸다.

나루


노래, 춤, 연주 복합장르 ‘음악극’으로 존재감
메르스 광풍을 뚫고 지난 6월 나루아트센터 무대에 올린 음악극 ‘클라운 타운’은 갈채를 받았다. 클라운(Clown), 즉 광대들을 통해 인생의 단맛, 쓴맛을 은유적으로 표현한 작품이다. 코믹하게 시작해 후반부로 넘어갈수록 짠하고 끝난 뒤에는 인생을 곱씹게 하는 ‘어른들을 위한 동화’다.
“음악극이 뭐냐?, 뮤지컬과 뭐가 다르냐?란 질문을 많이 받아요. 음악이 주가 되고 볼거리가 화려한 뮤지컬과 달리 음악극은 음악과 극의 비중이 반반입니다. 극의 스토리라인을 섬세하게 살리는 배우의 내공이 음악 못지않게 중요합니다”라고 심 감독이 설명한다.
무대는 춤과 노래에 마술, 저글링까지 선보이고 배우들이 콘트라베이스, 바이올린, 색소폰 같은 악기까지 연주해 볼거리가 풍성하다.
창작극을 고집하며 오페라로 유명한 ‘카르멘’, 셰익스피어의 대표작 ‘십이야’를 새로운 스타일의 음악극으로 변주했고 광대 이야기를 담은 ‘클라운 타운’, 넌버벌 퍼포먼스 ‘클라운과 마술상자’까지 차근차근 선보이는 중이다.


작품 욕심 때문에 벼랑 끝 자청
‘예술 동지’로 같은 길을 걷고 있는 이 대표와 심 감독은 사제지간이자 동국대 연영과 선후배이고 부부이다.
“대학 때까지 연기에 주력했지요. 틈틈이 작품에 쓸 곡들을 내가 모두 만들었는데 점점 연기 보다 음악할 때 더 행복하더군요. 미국으로 건너가 작곡을 다시 공부했습니다.” 연기와 음악 두 마리 토끼를 잡은 심 감독이 말한다. 무대에 올릴 음악은 모두 그의 손 끝에서 나오고 배우로도 활동한다.
피지컬 씨어터를 전공한 이 대표는 대본을 직접 쓰고 연출을 맡는다. 한때 대학 출강하며 겸임교수까지 맡았지만 모두 내려놓았다. “강의로 먹고살만했지만 이건 아니다 싶었죠. 좋은 콘텐츠 욕심이 더 컸던 거지요.” 이 대표가 쿨하게 답한다. 자청해서 선 벼랑 끝에선 무조건 직진하다 보니 ‘길’이 조금씩 열리는 중이다. 서울문화재단에서 지원하는 공연장 상주단체에 뽑혀 나루아트센터의 연습실과 사무실을 이용할 수 있게 됐고 연극을 통한 기업교육에도 진출했다. 현대자동차, 두산, 롯데 등 여러 기업들 신입사원 교육을 진행하며 이 분야에서 입지를 굳혔다.


‘엄마들의 아트스쿨’ 무료 진행
나루아트센터 상주극단으로서 지역 커뮤니티에도 관심을 쏟고 있다. 극단이 자리 잡은 건대입구는 늘 사람들로 붐빈다. ‘광대’를 테마로 유쾌한 야외 공연을 선보여 박수를 받기도 했다.
8월에는 ‘엄마들의 아트스쿨’도 연다. “저글링, 링 마술처럼 사람을 즐겁게 해주는 광대 기술을 가르칩니다. 기업교육으로 다져진 극단의 노하우에다 다재다능한 배우들의 실력이 버무려진 색다른 예술교육을 준비중입니다. 아트스쿨을 마치면 자녀들 앞에서 개인기 많은 엄마로  다들 변신할 겁니다”라고 이 대표가 귀띔한다. 아트스쿨은 무료로 진행되며 선착순 20명 접수중이다.
8월3일에는 지역 주민, 예술가들이 함께 참여하는 인문학 강의를 마련한다. “피지컬 씨어터의 거장인 미국 브라운대 다니엘 스타인 교수를 초청했습니다. 창의 예술이 삶 속에 어떻게 녹아드는지를 흥미로운 대중 강의를 선보일겁니다. 유학 시절 예술적 영감을 내게 줬던 바로 그 주인공이지요.” 이 대표가 자신 있게 말한다. 
벼랑 끝에서 날기 위해 뭉친 두 사람과 단원들의 동력은 뭘까? “늘 지독히 어렵죠. 허나 97%는 힘들어도 나머지 3% 기쁨 때문에 하는 겁니다. 바로 작품 창작이죠.” 닮은 꼴 부부의 같은 대답이다.
·문의 : 02-447-0687, www.clifftheater.com
오미정 리포터 jouroh@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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