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에는 할아버지, 할머니의 옛날이야기를 들으며 미래에 대한 꿈을 키우기도 했고, 오랜 경험과 연륜에서 나오는 삶의 지혜를 배우기도 했다. 하지만 우리 시대 실버들의 위상은 어떤 모습일까. 현재의 사회적 현상으로서의 실버문제를 짐작해보면 긍정적인 수치보다 부정적인 결과가 더 두드러지지 않을까 싶다. 빠른 고령사회로의 진입속도에 비해 실버들의 문제 해결에 부응하는 속도는 더디기만 한 현실. 이런 고민을 실버들이 스스로 하나하나 짚어가며 우리 사회의 구성원으로 다시 세우기 위한 정론(正論)을 펼치고 있는 신문이 있다. 일산종합노인복지관에서 만드는 ‘실버 타임즈’가 바로 그것.
이난숙 리포터 success62@hanmail.net
열정 페이먼트에 실버만의 혜안을 더한 신문
2001년 11월 일산노인종합복지관에서 창간한 실버 타임즈는 전국에서 유일하게 복지관에서 발행되는 실버신문. 편집위원부터 논설위원, 기자 모두 60대 이상 실버들로 구성된 이 신문은 제주도를 포함한 전국에 배포되는 전국구 신문이다.
지난 주 일산노인종합복지관 내 사무실에서 신문발행을 앞두고 교정과 편집에 여념이 없는 모습은 마감을 앞둔 여느 신문사의 모습과 다르지 않았다. 오히려 신문에 실릴 기사 하나하나 꼼꼼히 짚어 내려가는 열정은 그 이상, 오자 하나도 놓치지 않으려는 예리함은 젊은 기자들과 진배없었다. 뿐만 아니다. 매호 발행되는 신문을 보면 알 수 있듯 자신들도 실버지만 ‘요즘 노인들’에 대한 날카로운 지적과 그들에게 당면한 문제, 예를 들면 노인취업이나 사회참여에 대한 문제점들을 서술한 기사들의 수준이 상당히 높다.
"우리 신문은 노년은 물론 청장년층까지도 대상으로 기사를 씁니다. 우리 세대는 물론 젊은 세대들에게는 노후를 대비하는 정보를 제공하는 목적에서 일반적인 실버신문과는 차별성이 있지요.“ 동국대학교 동양철학과 교수를 지낸 송재운 편집국장은 대학에서 학보사 기자로 활동한 적도 있고 전공도 동양철학이라 은퇴 후에도 자연스럽게 연관된 일(?)을 하게 됐다고 웃는다.
실버세대 가치 세우고 그 존재감 찾아가는 역할하고 싶어
실버 타임즈 기자들은 은퇴 전 대학교수, CEO, 교장, 신문 기자 등 은퇴 전 각 분야에서 인정받는 사회인으로 활동하던 이들이 대부분. 이들은 “한 달에 2~3번 회의를 하고 때로는 전국에 있는 취재원을 찾아다니다 보면 힘든 일도 있지요. 그래서 때로 주변에서 돈이 생기지도 않는 일을 왜 애써서 하느냐고 하는 이도 있지만 내 이름 석 자 걸고 쓴 기사에 대한 반응이 좋을 때 그 희열과 보람은 이 일을 해보지 않으면 경험하지 못하는 것이지요. 주변의 반응도 그렇지만 기사를 통해 이 사회에 긍정적인 반향을 일으키는 역할을 한다는 그런 자부심으로 또 다음 달 편집회의를 기다리게 됩니다”라고 말한다.
기획에서 기사작성, 편집, 교열 교정까지 60대 이상 실버들이 만드는 ‘실버 타임즈’. 하지만 분명 이 신문은 노인들의, 노인들에 의한, 노인들을 위한 신문이 아니다. 빠르게 변화하는 고령화 사회 속에 발생되는 노년층의 제반 문제를 언급하고 풀어내는 것은 물론 다음 세대들이 더 나은 노후를 대비하도록 도움을 주는 정론지가 그들의 목표다. 그러기 위해 앞으로 더 실버세대들의 가치를 세우고 그 존재감을 찾아가는 역할에 매진할 것이라는 실버 타임즈. 그들을 통해 다시 한 번 ‘멋진 인생’에 대한 정의를 생각해본다. 꿈과 목표를 정해 열심히 일하고 노력하는 그런 인생이 노후를 대비하는 사람들에게 귀감이 되는 인생이 아닐까.
>>>미니인터뷰
“대학교 때 학보사 기자를 해봐서 신문제작이 생소한 일은 아니다보니 자연스럽게 실버 타임즈와 함께 하게 됐지요. 실버 타임즈는 기사 위주가 아닌 기획 위주의 신문이 되고자 합니다. 그러려면 더 심층적인 취재가 필요하지만 쉽게 만드는 신문이 아니라는 자부심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송재운 편집국장)
“실버신문하면 소식지나 문학지 정도로 생각하는 선입견이 있는데 실버 타임즈는 의견을 정확히 피력하고 시사성을 이야기하는 실버 정론지로서의 역할을 하고자 하는 신문입니다. 사실 월간지라는 제약과 비용 제약은 있지만 우리 기자들의 열정 페이먼트로 실버신문의 롤 모델이 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홍석중 기자)
“문학에 대한 꿈을 오랫동안 간직하고 있었고 2006년에는 수필가로 등단해 보다 문학과 가깝게 지내는 계기가 됐지요. 실버 타임즈의 기자로 활동한 지는 2년째인데 ‘신 중년-이렇게 살고 싶다’코너를 맡아 진행하고 있어요. 기자로 일하면서 새로운 노년 문화를 이끌어나간다는 보람이 큽니다.”
(문정혜 기자)
“실버 타임즈는 전국적으로 유일하게 복지관에서 발간하는 실버신문인 만큼 노인의 삶의 패턴에 대한 모범과 기준이 되어야 한다는 책임감, 자부심이 있지요. 노인들이 세대를 아우르는 완충 역할을 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실버들만을 위한 신문이 아니라 모든 세대들이 읽을 수 있는 신문을 만들고자 합니다.”
(이진영 기자)
“일산노인종합복지관에서 발행되는 신문이다 보니 고양시나 인근에 배포되는 지역지라고 생각하는 이들도 있는데 실버 타임즈는 제주도까지 배포되는 전국구 신문입니다.(웃음) 또 하나 실버 타임즈의 칼럼을 보면 알겠지만 외부 필진도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맡아 수준이 상당합니다.”
(김재걸 사진기자)
>>>고양시 실버소식 이모저모
-대화노인종합복지관 희망을 뜨개질 하는 노인자원봉사단 ‘마실봉사단’ 참여자 모집
고양시 대화노인종합복지관(관장 맹두열)에서는 희망을 뜨개질 하는 노인자원봉사단 참여자를 추가로 모집하고 있다. 마실봉사단은 뜨개용품을 직접 만들어 필요한 사람들에게 직접 찾아가 전달하는 모임으로 앞으로 뜨개용품 제작 및 전달뿐만 아니라 방문 뜨개질 교육서비스 제공, 전시회 및 알뜰바자회 참여 등 뜨개질과 관련한 다양한 활동에 참여 할 예정이다. 자격은 기본적인 뜨개질이 가능한 만 60세 이상 지역주민 누구나 참여 가능하다. 활동은 매주 월요일. 신청 및 문의 031-917-1352 (권선미 사회복지사)
-풍산동 주민자치위원회 ‘남성 시니어 요리교실’ 수강생 모집
수십 년간 가족을 위해 밖에서 일만 해온 우리의 아버지들은 대부분 밥솥에서 밥을 담고 냉장고에서 반찬을 꺼내는 단순한 일조차 해본 적이 없다. 그래서 은퇴 후 속칭 ‘삼식이’라 불리며 홀대받고 있는 우리의 아버지들을 보면서 풍산동 주민자치위원회에서 ‘남성 시니어 요리교실’을 준비했다. 이번 요리교실을 통해 스스로 끼니를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 가사 자립과 건강한 식생활을 유도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계획이다. 간편하게 즐길 수 있는 이탈리안 토스트부터 마역국과 또띠아 피자 등 쉽게 만들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진행되며 앞으로 매년 개최되는 풍산동 마을축제에서 ‘시니어 요리경연대회’ 코너를 마련해 주민들의 관심과 어르신들의 참여를 유도할 예정이다. 일정은 7월 16일부터 매주 목요일 오전 10시 30분~12시 30분 총 12회에 걸쳐 진행된다. 문의 031-8075-6786(풍산동 주민자치센터)
-월드산타클로스협회와 마디편한병원이 함께하는 2015년 의료비 지원 사업
월드산타클로스협회와 파주 마디편한병원이 협력하여 55세 이상 실버들을 대상으로 인공관절 수술 의료비를 전액 또는 부분 지원한다. 월드산타클로스협회 김창성 협회장은 “관절 질환으로 식사나 옷 입기 등 기본적인 일상생활마저 불편해 이로 인해 가족 간의 갈등과 심지어 자살까지 생각하는 일들이 급증하고 있어 이를 조금이라도 예방하는 차원에서 지원 사업을 하게 됐다”고 한다. 사업내용은 의료비 수급혜택(예: 한 무릎 40만 원, 양 무릎 80만 원)과 간병 7일 무료 지원. 기초생활수급자가 우선이나 꼭 이 조건에 해당하지 않아도 신청 가능하다. 문의 070-7796-90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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