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소폰의 진한 음색에 매료돼 본 기억, 한 번쯤 갖고 있는 이들이 많을 것이다. 이 색소폰으로 매주 토요일 저녁마다 파주시 금릉역 앞, 중앙광장에서 공연을 펼치는 이들이 있다. 바로 ‘파주 색소폰 소리아’ 동호회 사람들이다. 오랜 공연 활동으로 다수의 팬도 보유하고 있단다.
김수정 리포터 whonice@naver.com
‘파주 색소폰 소리아’ 동호회 회원들은 지난 5년 동안 매주 토요일 저녁마다, 비가 오는 날을 제외하고는 파주시 금릉역 앞 중앙광장에서 색소폰 공연을 펼쳐오고 있다. 여름의 긴 해가 지지 않은 지난 6월 27일 저녁에도 이들은 어김없이 황금빛 색소폰을 들고 중앙광장에 나타났다. 이들은 공연 전 막판 연주 연습으로 분주한 모습이었다.
이윽고 시작된 공연. 진한 색소폰 음색이 중앙광장을 휘감고 흐르자 길 가던 사람들이 하나, 둘씩 발길을 멈추고 아예 자리를 잡고 앉아 이들의 공연을 감상했다. 연주가 끝난 후 객석에서 터져 나오는 박수. 연주자가 객석에서 신청곡을 받았다. 객석에서 ‘제비’를 말하자 연주자는 잠시 악보를 준비하는가 싶더니 금세 진한 음색의 ‘제비’ 연주를 걸출하게 뽑아냈다. 다시 박수로 화답하는 객석. 이후 동호회 회원들은 발라드, 팝, 트롯 등 다양한 곡을 선보이며 밤 10시까지 공연을 이어갔다.
“서울에서 찾아오는 팬도 있어요”
‘파주 색소폰 소리아’는 지난 2006년 결성된 파주의 아마추어 색소폰 동호회다. 회사원, 개인사업자, 군인, 은퇴자 등 사회 각계 다양한 사람들이 색소폰 하나로 뭉쳐 현재 20여명의 회원이 몸담고 있다. 남성 회원이 대부분이지만 여성회원도 2명 있다.
이들은 지난 5년간 매주 토요일마다 이어온 금릉역 앞 공연을 이어온 덕분에 공연 전 음료수나 간식 등을 사다주며 응원하는 지역 내 팬들을 확보하고 있다. 지나가다 이들의 공연을 본 이들이 팬이 된 것이다. 또 인터넷 동호회 카페에 올려놓은 공연 영상을 보고 서울에서부터 찾아오는 이들도 있다. 파주 색소폰 소리아는 중앙광장에서의 공연 외에도 지역 행사 공연이나 지역 내 요양원에서 공연 봉사 등의 활동도 펼치고 있다.
9년 전 처음 동호회를 결성할 때에는 색소폰을 좋아하는 이들이 알음알음 모여 뭉쳤다. 아마추어 동호회지만 방송사에서 악단장을 지낸 작곡가 겸 색소폰 연주자, 김종호(73) 고문이 이곳 회원들에게 연주 지도와 합주, 편곡 등과 관련해 도움을 줘 힘을 실어줬다.
색소폰을 처음 연주하는 이들이 많아 연습이 많이 필요했다. 이동우(53)씨는 “처음에는 매일 2~3시간씩 연습을 했는데 입술이 다 틀 정도로, 배우는 데 고생을 많이 했다”고 했다. 그러나 그렇게 연습을 하니 몇 개월이 지나 곡 하나를 연주할 만한 실력이 되더라고. 이승수(54)씨 역시 처음에는 고생이 많았지만 매일 몇 시간씩 연습을 하며 색소폰에 빠져 살다보니 몇 개월 만에 연주를 할 수 있게 됐단다.
연주의 희열과 행복감은 컸다. 이승수(54)씨는 “40대에 처음 색소폰을 배우기 시작했는데, 돌이켜보니 배우길 정말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며 “음악과 함께 하는 생활 자체가 정말 즐겁고 행복하다”고 했다. 그는 “특히 같은 취미를 가진 이들끼리 어우러져 단합을 하고 또 배운 것을 다른 사람들에게 보일 수도 있어 더욱 즐겁다”고 말했다.
동호회에 들어온 지 1년이 채 안된 김동진(61)씨도 색소폰 때문에 요즘 많이 행복한 사람이다. 퇴근 후 하루 2시간씩 색소폰을 연습하고 있다는 그는 최근 색소폰 공연에도 서며 떨리고 설레는 마음이 크다. 김씨는 “색소폰에 입문하게 돼 정말 좋다. 노후에 은퇴를 하더라도 뭔가 즐겁게 할 것이 생겼다는 생각에 마음이 기쁘다”며 부푼 마음을 전했다.
이동우씨는 “요양병원에 공연을 가서 연주할 때 무표정했던 어르신들이 어느새 입가에 웃음을 지을 때 내 연주로 인해 다른 사람들에게 도움이 됐다는 생각에 큰 보람을 느끼게 된다”고 말했다.
복식호흡으로 연주해 건강에 좋아
사람과 비슷한 음색을 지녔다는 색소폰은 악기 자체의 독특한 음색만으로도 큰 매력을 갖고 있다. 특히 색소폰은 트럼펫이나 트롬본에 비해 상대적으로 소리를 내기 쉬운 장점이 있어 초보자라 하더라도 좀 더 접근이 쉬운 악기이다. 또한 색소폰 연주는 심신의 건강에도 도움이 되는 면이 있다. 파주 색소폰 소리아의 김종호 고문은 “색소폰을 연주하려면 복식호흡을 해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폐활량이 좋아지고 내장이 튼튼해진다. 또 음악을 연주하면서 거기에서 느끼는 희열과 즐거움으로 자연스럽게 마음까지 건강해진다”고 말했다.
파주 색소폰 소리아 회원들은 평소에는 금촌동에 있는 연습실에서 자유롭게 연습을 하고 있다. 초보자들을 위해서는 멘토제를 실시해 실력이 좋은 회원들이 초보자들을 지도하고 있다. 김종호 고문은 이들 동호회 회원들의 단합을 위해 회원들에게 합주의 기회를 되도록 많이 마련하려 한다. 합주를 할 경우 화음을 이루는 과정에서 회원 간 단합을 더 잘 이룰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편곡을 통해 합주의 기회를 더 많이 만들어 이를 공연에서도 선보일 계획이다.
이들이 펼치는 중앙광장에서의 공연은 10월말까지 이어질 계획이다. 매주 토요일 오후 7시~오후 10시까지 파주시 금릉역 앞 중앙광장에 가면 이들을 만날 수 있다. 개인의 취미인 색소폰연주를 지역 내 공연으로 확장해 주민과 음악으로 소통하는 이들의 모습이 오래도록 지속되기 길 고대한다.
- ‘파주 색소폰 소리아’ 인터넷 카페: http://cafe.daum.net/pojusaxpho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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