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4일, 강남시니어플라자 회원들이 주축이 된 ''강남스타일 시니어봉사단'' 발대식이 봉은사로 삼성2문화센터 강당에서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봉사단 관계자들 외에 노인일자리 활동지원사업에 참여하는 100여명의 어르신들도 함께 해 더욱 뜻 깊은 자리였다.
김선미 리포터 srakim2002@hanmail.net
배려가 넘치는 더불어 사는 지역사회
스위스의 유명한 정신의학자 폴 투르니에는 "남성들 가운데 퇴직 후 사망률이 높은 것은 자신이 하고 있던 일 외에는 아무런 계획도 없이 살아왔기 때문"이라고 역설했다. 꽃샘추위가 기승을 부리던 날,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삼성2문화센터 강당은 어르신들의 열기로 가득했다.
강당 입구에서 따뜻한 차를 마시며 담소하는 어르신들, 또 직원들이 나눠준 연두색 조끼를 입으며 서로 옷매무새를 챙겨주는 어르신들의 모습이 정겹게 느껴진다. 오후 2시, 드디어 이윤미 사회복지사의 개회선포와 함께 식이 시작됐다. ''강남시니어플라자'' 이호갑 관장은 "이제는 은퇴 후 30~40년을 더 살아야하는 100세 시대이다. 이렇게 늘어난 시간들을 봉사활동을 하면서 지낸다면 얼마나 보람 있는 삶이 될 것인가"라며 "90이 다된 연세에도 아직도 정정하게 많은 활동을 하고 계시는 아버님을 뵈면 자식으로서 감사하고 자랑스럽다"고 전했다.
100세 시대를 건강하게 사는 방법
''강남스타일 시니어봉사단'' 김수길 단장의 인사말과 봉사단 소개가 이어졌다. 나눔, 봉사, 참여가 넘치는 행복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김 단장은 "인간다운 삶을 지향하는 봉사야말로 우리 시니어들이 해야 할 과제"라면서 단원들을 일일이 소개했다.
"우리 시니어 자원봉사자는 나눔과 섬김의 자원봉사활동을 통하여 사랑과 인정이 넘치는 따뜻한 사회, 더불어 손잡고 사는 공동체 가꾸기에 앞장서 나갈 것을 선서합니다!" 김훈직, 이영경 부단장의 자원봉사자 선서가 강당 안에 힘차게 울려 퍼진다. 그 다음은 ''강남시니어앙상블''의 축하공연. 비발디의 ''봄''과 하이든의 ''황제''가 바이올린의 선율을 타고 감미롭게 퍼져나간다.
또 피날레를 장식한 경쾌한 탱고음악(영화 ''여인의 향기'' 삽입곡)이 분위기를 한층 더 고조시킨다. 2부 소양교육에서는 강남구자원봉사센터 이화옥 센터장과 SNC 김영화 대표의 강연이 진행됐다. 시니어 자원봉사활동의 의미와 역할, 그리고 친절교육 및 공동체 프로그램 ''배려''에 대한 내용이다.
정체성과 자아성취 회복 위한 자원봉사활동
"어르신은 퇴직 후 어디서 무엇을 하면서 살고 싶으십니까? 과연 어떤 일을 하면서 살아야 행복할 것 같습니까?" 이화옥 센터장이 마이크를 들이대며 기습적으로 질문을 던진다. 앞자리에 앉은 몇몇 어르신들이 당황해하며 어쩔 줄 몰라 하고 있을 때, 어디선가 남자 어르신의 우렁찬 목소리가 들려온다.
"나보다 못한 소외된 노인들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지 생각해보고 그것을 실천하도록 노력하면서 보람 있게 살겠습니다!"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강당 안은 뜨거운 박수갈채가 쏟아졌다. 봉사활동을 몸소 실천함으로써 스스로의 정체성을 되찾고, 성취감을 회복하겠다는 어르신들의 의지가 한 목소리로 모아지는 순간이었다. 2시간 반 동안의 행사를 마친 어르신들의 얼굴에는 결의에 찬 긴장감이 감돌았다. 하지만 돌아가는 발걸음은 살랑살랑 불어오는 봄바람만큼이나 포근하고 가벼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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