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시 승격 29년만에 첫 여성 구청장이 탄생했다. 이번 인사에서 국장으로 승진한 박미라 총무과장이 상록구청장에 취임한 것이다. 퇴직을 앞 둔 공무원들의 전용석이었던 구청장직에 신임 국장을 발령한 것도 파격인데다 여성 구청장 탄생은 안산시 공직사회 관례를 깬 인사이동이다. 공직사회에서 시작된 변화바람이 시민에게 닿을 수 있을까? 박미라 신임 상록구청장을 만났다.
솔직하고 털털한 성격의 박미라 구청장. 만나자 마자 함박웃음으로 리포터를 반긴다. 박 구청장은 안산시 여성공직자 중 처음으로 국장으로 승진하는 기록을 세웠다. 그러나 그녀가 세운 ‘최초’ 기록은 이 뿐만이 아니다. 2000년 전국 지방자치단체 최초로 여성 공직자가 인사계장을 맡아 주목을 받았다.
“처음 공직생활을 시작할 때 여자 공무원은 항상 남자 공무원의 보조 역활만 했었다. 과에서도 가장 주요 업무 남자 계장, 보조 업무는 여자 계장이 맡았죠. 2000년 시청 업무의 핵심 부서였던 인사계를 여성공무원이 맡았던 건 우리나라 지방 공무원 조직에서 내가 처음이었다고 하더군요”
그 후 일이 많고 험하기로 소문난 대중교통과장과 예산과장 총무과장 등 주요 보직을 두루 섭렵했다. 능력 없이는 업무를 수행하기 힘든 부서들이었다. “내가 여자 공무원으로 최초라는 타이틀을 가질 수 있었던 것은 우리 사회가 더 많은 여성성을 필요로 하기 때문인 것으로 본다”는 박 구청장.
그녀가 꼽는 여성성. 여성만의 특성은 부드러움과 세심함, 투명함, 정직, 공직, 성실 등이다.
“여성성이 강한 조직에서는 투명함과 정직함을 바탕으로 소통이 잘 된다. 21세기는 단순히 여자 남자라는 생물학적 차별이 아니라 여성의 이런 특성을 많이 갖춘 사람들이 인정받는 사회가 된 것이다”
특히 구청의 업무는 주민들의 생활과 밀접한 업무를 처리한다. 아이를 키우는 보육업무부터 각종 인허가와 주택거래신고도 구청에서 이뤄진다. 또 가로등 불을 밝히고 점검하는 것도 구청의 업무다. 이처럼 생활 밀착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관에 부임한 여성구청장. 구정 운영방안은 무엇일까?
박 구청장이 부임 후 가장 먼저 관심을 가진 단어는 ‘문화’다. 몇 년 전 새로 지은 상록구청은 상록홀이라는 실내문화공관과 야외공연장을 갖춘 곳. 상록홀 이용객은 많지만 구청 앞쪽, 석호초등학교 쪽 야외공연장은 이용객은 별로 없다.
“이렇게 좋은 구청을 지어놓고 시민들이 이용하지 않는다는 건 세금 낭비겠죠? 야외공연장 주변으로 산책길도 좋은데 아이들 데리고 와서 공연도 보고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다면 좋겠어요”
인터뷰 내내 상록구의 비전을 그려 나가며 유쾌한 웃음을 터트리는 박미라 구청장. ‘늘 푸른 나무처럼 더불어 함께하는 상록’의 미래가 기대된다.
하혜경 리포터 ha-nul2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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