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보다는 가족을 위해 하루의 대부분을 보내는 주부들이지만 체계적인 모임활동을 통해 취미를 즐기면서 봉사활동까지 하는 슈퍼우먼들도 있다. 기타를 통해 세상을 아름답게 밝히는 훈훈한 만남의 장인 양천구 주부 기타동호회 ‘여섯줄사랑’을 찾아가 만났다.
하산수 리포터 ssha71@gmail.com
공연봉사 통해 느끼는 보람과 무대에 서는 희열로 함께 하는 모임
화요일 오후 3시, 양천구 평생학습관에는 기타를 둘러맨 사람들이 삼삼오오 모여든다. 이들은 양천구 기타동호회 ‘여섯줄사랑’ 회원들. 여섯줄사랑은 양천구민체육센터 통기타수업을 듣던 수강생들이 모여 만든 기타 동호회로 회원들은 모두 양천구에 거주하는 주부들이다. 2010년에 창단한 여섯줄사랑은 이들을 지도한 박정애 강사의 제안으로 만들어졌다. 자신들이 배우고 즐긴 기타를 어렵고 힘든 상황에 처한 이웃들에게 나누자는 취지였다. 대부분 기타 초보자였던 이들은 수업과 연습을 성실히 해 이제 웬만한 곡은 연습하지 않아도 연주하는 실력파들로 변모했다. 이소영 총무는 “통기타 초보였는데 이제 각종 지역 행사 공연을 다니고 있네요. 매년 요양원 정기공연 봉사는 6차례 정도 하고 있고 그 외 공연들을 소화하다보니 벌써 올 한해도 다 갔네요”라고 말한다.
13명의 회원으로 이뤄진 여섯줄사랑은 구성원 변동이 거의 없이 유지돼 왔다. 비슷한 지역에 거주하는 주부이다 보니 공통의 관심사가 있고 자녀가 어느 정도 성장해 육아의 부담이 줄어든 것도 이유다. 2014년 9월부터는 양천구 이웃만들기 마을공동체로 선정돼 더욱 활발히 활동 중이다. 오현미 회원은 “맘이 맞는 주부들의 모임이라 팀웍이 좋고 내가 빠지면 기타소리에 구멍이 나기 때문에 열심히 참여한다”며 “공연봉사활동을 통해 느끼는 보람과 무대에 서는 희열 때문에 오랫동안 모임이 유지되는 것 같다”라고 설명한다. 회원들의 나이는 30대부터 60대까지 다양하다. 기타를 시작하게 된 동기는 각각 다르지만 기타를 배워 타인을 위한 봉사활동을 하는데 큰 기쁨과 보람을 느낀다는 공통점이 있다. 오현미 회원은 “연령차가 10년 이상 나도 허물없이 지내고 모든 회원이 약속시간을 잘 지키고 성실한 점이 가장 큰 장점이다”라고 자랑한다.
서로 배려하고 챙겨주는 따뜻한 분위기
이소영 총무는 젊은 시절 사회복지사로 양천구 자활센터에서 오랫동안 근무했다. 결혼을 하고 전업주부가 된 이후 취미로 배우게 된 기타를 통해 봉사활동을 하면 좋겠다고 생각하던 차에 박 단장의 제안으로 기타 동호회를 결성하게 됐다고. “기타를 처음 배울 때는 3개월이면 배울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죠. 그런데 배울수록 어렵더라구요. 혼자 배웠다면 금방 그만 두었을 텐데 동호회에 속해 있다 보니 오랫동안 지속하게 된 것 같아요. 보기보다 성실성이 많이 요구되는 게 기타거든요. 공연을 위해 수업 후 따로 연습을 하면서 실력이 향상된 것 같아요.” 이 총무는 남다른 노력으로 기타지도사자격증을 취득하고 중학교의 방과후학교 기타 강사로 재능기부를 하고 있다. 정용숙 회원은 “제 나이가 60세인데도 기타를 연주하니 젊어지는 것 같아요. 서로 배려하고 대화가 잘 통해 맘이 편해져요. 제가 배운 좋은 음악과 연주를 다른 사람과 나누는 봉사활동으로 생활의 큰 기쁨을 얻어요”라고 자랑한다. 이선예 회원은 “단순히 기타를 배우기 위해 만난 사람들이 아니라 서로 대화하고 어려운 부분은 서로 도와 가르쳐주는 분위기가 좋아요. 공연 연습을 위해 모이면 집에서 만든 음식을 싸 가지고 와 나누기도 하는 등 서로 배려하고 챙겨주는 분위기 때문에 오랫동안 모임이 유지되는 것 같아요”라고 말한다.
<미니인터뷰>
박정애 단장 (양천구민체육센터 통기타 강사)
기타와 함께 한 16년, 공연봉사와 강의를 통해 더 큰 기쁨 얻어요
전업주부로 생활하다가 아이들이 크자 학창시절에 못 배웠던 기타를 1999년부터 배우기 시작했어요. 특별한 계기가 있었던 건 아니고 취미삼아 배운거죠. 그러다 우연한 기회에 공연봉사에 나가서 맑고 고운 기타소리로 아프고 힘든 사람들에게 위로를 주는 것이 얼마나 큰 기쁨인지 알게 됐죠. 기타라는 매개로 많은 사람들을 만나게 돼 지금까지 활동하고 있어요.
이소영 총무
기타는 타인을 위한 봉사의 도구죠
단장님의 기타 수업을 통해 기타를 알게 됐고 봉사활동도 나가게 됐어요. 기타가 배우기 쉬워 보이지만 실제로 실력을 키우려면 꾸준하고 성실하게 연습을 해야 돼요. 혼자가 아닌 함께 하는 이들이 있어 가능하지 않았나 생각해요. 저만 즐기기 위한 기타가 아닌 타인을 위한 봉사의 도구로 기타를 계속해서 연주해 나갈 생각입니다.
오현미 회원
젊은 시절 추억을 되살리는 악기에요
2010년 여섯줄사랑 창단 멤버예요. 기타란 악기가 낭만적이고 젊은 시절을 떠올리는 추억의 도구인 것 같아요. 봉사공연을 나가면 저희들의 연주소리에 옛 기억을 떠올리는 세시봉 세대들이 가장 많이 호응을 해 주세요. 기타의 여섯 개 현이 어우러져 아름다운 소리를 내고 세상을 밝혀주는 빛이 됐으면 하는 소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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