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시에서 자기소개서에 각종 경시대회, 영재교육원 교육이수 여부 등 이른바 외부 ''스펙''을 기재할 수 없게 되면서 학교생활기록부에 기록할 수 있는 교내활동이 주목을 받고 있다. 그중에서도 학생들의 진로 적합성과 문제해결력, 자기주도학습능력을 입증하는 방법으로 R&E가 활용된다. R&E(Research and Education)는 한 가지 주제에 대해 조사와 연구를 한 후 이에 대한 보고서나 논문을 쓰는 활동으로 주로 과학고나 영재고에서 많이 진행됐다. 하지만 최근의 R&E는 대학이나 연구소와 연계해 시행하지 않더라도 개인의 적성에 맞고 진로를 모색할 수 있는 탐구와 연구 전반으로 확장, 적용되면서 일반고까지 확산되고 있다. 짧게는 수개월, 길게는 1년에 걸쳐 소논문을 완성한 일반고 학생들의 R&E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제3회 백암 R&E 발표대회 최우수상 수상작
지난 11월 백암고등학교에서는 1, 2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제3회 백암 R&E(Research & Education) 발표대회가 열렸다. 자기주도적 탐구능력을 갖춘 미래 창의적 융합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기획된 이번 대회 참가자들은 3~4명씩 팀을 꾸린 뒤 인문ㆍ사회적 현상과 수리ㆍ과학적 탐구주제로 연구 활동을 펼쳤고 그 결과를 발표하는 시간을 가졌다.
올해 인문 사회부분에서는 ‘신용등급의 이해와 불편한 진실’이란 주제로 연구를 한 2학년 First Class(팀장:정광연, 팀원:권오남, 원동현, 윤창옥, 지도교사:박종완)팀이 최우수상을 받았다. First Class팀은 1학년 때 같은 반 친구로 4명이 모두 경영학과 진학을 목표로 하고 있다.
경제신문에 등장하는 ‘신용’에 대한 궁금증, 연구로 이어져
First Class팀 연구주제는 ‘신용등급’에 관한 것으로 R&E 주제를 정하기 위해 회의를 하던 중 사회 과목과 관련이 있는 ‘신용평가’에 대해 연구하기로 했다. “사회과목에 관심이 많고 모두 경영학과 진학을 희망하는 친구들이라 팀을 구성하는 것도 주제 정하는 것도 어렵지 않았습니다. 경제신문에 자주 등장하는 ‘신용’이라는 것에 대한 궁금증이 자연스럽게 연구로 이어졌습니다.”
쉽지 않은 주제를 다뤄야 하는데다 논문을 써본 적이 없어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막막했지만 인터넷과 국회도서관의 논문을 찾아보고 ‘새로운 경제권력 신용등급의 불편한 진실’ ‘개인신용평가제도 현황 및 개선방안’ ‘신용관리와 소비생활’ ‘고등학교 생활 금융’ 등 신용평가나 금융에 관련된 책을 구입해 나눠 읽으면서 연구를 진행하기로 했다.
‘신용등급’에 대한 기초 조사를 위해 가까운 은행을 방문했다. 하지만 은행마다 개인신용등급을 평가하는 기준이 다른데다 ‘신용등급평가기준’이 기밀이라 공개할 수 없다고 했다. 더 이상 연구가 진행되지 않자 팀원들은 제2 금융권을 조사해보기로 했다. 다행히 제2 금융권은 모두 ‘나이스신용평가정보’를 기준으로 개인 신용을 평가를 했다. 하지만 나이스 신용평가정보에서도 신용등급이 향상되는 방법에 대해서는 자세히 알려주지 않았다.
‘개인 신용평가’라는 주제로는 더 이상 연구를 계속하기 어렵겠다는 생각을 하던 팀원들은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에 대한 경제신문기사를 읽고 개인이 아닌 ‘국제신용평가’와 ‘기업신용평가’로 주제를 전환했다.
“국제신용등급, 국가별 신용등급 관리, 글로벌 신용평가, 한국기업평가의 장기신용등급과 단기신용등급 구별 등으로 주제를 나누어 자료조사를 시작했습니다. 특히 세계3대 신용평가사인 무디스, S&P, 피치가 어떻게 국가의 신용등급을 메기는지 자세히 조사하고 우리나라의 신용등급에 대한 연구도 병행했습니다.”
설문조사, 통계 처리, 드디어 논문이 완성되다
일반인이 신용등급에 관해 얼마나 알고 있고 어떤 오해를 가지고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설문 조사를 진행하기로 했다. 설문조사 대상은 청소년 100명과 성인 100명. 설문 조사를 분석하는 데도 실력과 경험이 부족해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200여명을 상대로 한 작은 규모지만 처음 해본 통계 처리로 혹여나 실수를 할까봐 몇 번이나 수치를 확인하기도 했다.
3차에 걸친 수정 과정을 거쳐 9개월 간 연구해온 많은 자료를 한 편의 논문으로 정리하는 단계는 쉽지 않았고 팀원 간 효율적인 분업도 만만치 않았다. 서로 중요하게 생각하는 포인트도 정리하는 방법도 달랐지만 막막했던 시작과 달리 서론 본론 결론으로 나누어 연구 주제에 맞게 논문이 완성되자 신용등급에 대한 문제점을 제시하는 데서 끝나지 않고 한 걸음 더 나아가 대안까지 만들 수 있었다.
“고등학생이 되어 처음 작성한 논문이기에 막연했지만 ‘신용평가’라는 주제가 정해지니 연구 방법을 찾게 되고 설문 결과를 정리하면서 조사에 응답한 대부분이 신용에 대해 잘 알지 못한다는 것을 알게 됐고 신용등급과 관련된 금융교육을 학교에서 좀 더 자주 시행해야 한다는 해결 방안을 제시하게 됐습니다.”
이렇게 완성한 논문은 ‘백암 R&E 발표대회’에서 최우수상을 받았다. 또한 경영학과를 꿈꾸는 팀원들은 전공에 대한 열정을 확인하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대개는 R&E를 이과 학생이 하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인문 사회 분야에서도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며 “신용평가에 대한 연구는 대학에서 전공할 경영학에 대한 공부를 미리 경험해 본 느낌이었고 앞으로 공부하고 싶은 것에 대한 확신도 얻을 수 있었다”고 덧붙인다.
송정순 리포터 ilovesjsmore@naver.com
제목: 신용등급의 이해와 불편한 진실
Ⅰ. 서 론
Ⅱ. 본 론
가. 기존 연구에 대한 소개
1. 개인신용정보란?
2. 국제신용등급이란?
3. 국가별 신용등급 관리
4. 글로벌 신용 평가사
5. 한국기업평가의 장기신용등급과 단기신용등급 구별
6. 개인신용평가 등급현황과 등급별 인원
나. 올바른 신용관리에 대한 소개
1. 고등학생 금융이해력 지수(FQ)
2. 나의 신용 정보, 어떻게 관리해야 하는가?
3. 신용 1등급 만들기
4. 신용회복 지원제도
5. 재무 관리와 신용관리를 잘하는 법
Ⅲ. 결 론
1. 설문조사내용의 결과분석
2. 설문내용에 대한 결론 및 해결방안제시
▲ 신용등급의 이해와 불편한 진실 연구 논문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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