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겨 왔던 여성 흡연, 이젠 당당하게 치료하세요!

지역내일 2015-06-18 (수정 2015-06-18 오전 10:39:00)






매년 5월 31일은 세계보건기구(WHO)가 정한 ‘세계 금연의 날’이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흡연자의 비율은 점차 감소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국민영양조사(2014)에 따르면 최근 5년간(1998년~2012년) 전체 남성 흡연율은 약 20% 감소한 반면, 여성은 1.4%로 소폭이지만 증가했다. 특히 20~30대 여성 흡연율의  상승폭이 더욱 컸다. 설문 답변보다 소변 니코틴 검사가 3배 이상 높게 나온 결과를 보면  여성은 남성에 비해 흡연 사실을 숨기는 경우가 많아 흡연율이 집계된 수치보다 약 2~3배 많을 것으로 보인다. 상대적으로 사회적 관심에서 소외된 여성 흡연의 위험성과 효과적인 금연 방법에 대해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천은미 교수의 도움말로 알아본다.   도움말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금연클리닉 천은미 교수




흡연도 남녀유별? 같이 피워도 여성이 더 위험해
실제 연구에 따르면 담배의 독성 물질은 대부분 지용성이기 때문에 남성보다 지방이 10% 정도 많은 여성의 몸에서 잘 녹고, 오래 축적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천은미 교수는 “여성은 남성보다 폐가 작고 노폐물을 분해시키는 능력도 약해 같은 양의 담배를 피워도 더 해롭다. 폐포의 변성도 빨라 폐암으로 사망할 위험 또한 2~3배 높다”고 말했다. 이어, “여성 흡연자들은 사회적 편견 등으로 인해 흡연으로 인한 호흡기 증상이 나타나도 병원 진료를 하지 않는 경향이 높으며 정기검사도 하지 않아 페기종이나 폐암의 조기 진단이 어렵다”고 덧붙였다.

보다 큰 문제는 여성은 니코틴 대사에 관여하는 ‘CYP2A6’이라는 효소의 활성도가 남성보다 커서 니코틴 중독이 심해 담배를 끊기가 더 어렵다는 것이다. 또한 호르몬의 영향을 많이 받는 여성의 특성상 생리 전에 나타나는 세로토닌의 변화로 기분이 우울해지고 충동성이 강해져 흡연의 유혹에서 쉽게 벗어나지 못하기도 한다.


비흡연 여성에 비해, 부인 질환 발병률 더 높아
흡연을 하면 유방암, 자궁경부암 등 각종 여성암의 발생 위험이 커지는 등 부인 질환의 발병률도 높아진다. 담배를 하루 1갑, 최소 10년 이상 피운 여성은 담배를 피우지 않은 여성에 비해 유방암 발생 위험이 약 60%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타났고, 흡연이 자궁경부암의 주원인인 인유두종바이러스에 양성 반응을 보이면서 5년 이상 담배를 피운 여성은 자궁경부암 발병 위험이 무려 36배나 증가한다는 보고도 있다. 

여성의 흡연은 특히나 본인 한 사람만의 문제가 아니다. 흡연 중인 산모에게서 태어난 아이는 성장 후에도 암, 행동장애, 선천성 심장병, 청력 손실, 생식 능력과 폐 기능 저하까지 나타날 수 있다. 스웨덴에서 진행된 한 연구에 따르면, 임신 중 하루 1~9개비의 담배를 피운 여성은 유아 돌연사로 자녀를 잃을 확률이 비흡연 여성에 비해 2배나 높고, 하루 10개비 이상의 담배를 피울 경우에는 3배나 높다고 밝혀졌다. 또한 담배 성분이 수유를 통해 아기에게 전달됨으로써 아기는 담배 맛에 대한 경험을 일찍 하게 되고 그 자녀가 커서 높은 흡연율을 보인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금연클리닉 천은미 교수는 “일반적으로 6개월 이상 담배를 피우지 않으면 금연에 성공한 것으로 보지만, 흡연도 니코틴에 의한 만성질환인 만큼 흡연에 대한 갈망은 몇 년이 지나도 사라지지 않을 수 있다”며, “한 대 정도는 괜찮겠지 하는 순간적 판단에 의한 흡연은 재발의 위험이 크므로, 지속적으로 마음을 다잡고 관리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며 의료진의 도움을 받는 것도 현명하다”고 조언했다.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천은미 교수가 제안하는 금연법
1. 서서히 줄이지 말고 한 번에 끊어라!
대부분의 흡연자들이 금단 증상을 걱정해 서서히 줄이는 감연법을 선택하곤 하는데, 실제로 금연 성공률은 담배를 한 번에 끊는 단연법이 높다.


2. 흡연을 대체할 습관을 만들어라!

흡연을 대체할 다른 습관을 만들어 보라. 초조, 불안, 손 떨림 등이 나타나면 명상, 찬물 마시기, 심호흡, 산책 등이 도움이 될 수 있다. 커피와 술 대신에 녹차나 생수를, 그리고 껌이나 은단을 복용하면 좋다. 가장 추천할 수 있는 습관은 규칙적인 운동이다.


3. 함께 금연할 친구나 조력자를 만들어라!
같이 금연할 동반자를 만들면 좋다. 다만 주변에 금연에 동참할 지인이 없다면, 본인의 금연 계획을 응원해주고 가끔 쓴 소리도 해줄 가족이나 친구들에게 적극적으로 도움을 청하는 것도 방법이다.


4. 담배 구매 비용을 아껴 스스로를 보상해 주어라!
금연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자신 스스로에게 보상을 해주는 것도 시도해 볼만 하다.  금연으로 아낀 비용으로 본인이 가지고 싶은 물건을 구매한다거나 평소 해보지 못한 취미 생활을 시작해 수도 있을 것이다.


5. 금연 클리닉을 적극 활용하라.
하루 10개비 이상의 담배를 피웠거나 니코틴 의존도가 심한 경우, 과거 여러 번 금연 시도에 실패했다면 금연 클리닉을 방문해 전문 의료진의 상담을 받아야 볼 것을 추천한다. 최근에는 여성 전용 금연 클리닉을 운영 중인 곳도 많다. 흡연은 단순한 습관이 아닌 만성 질환이므로, 본인의 의지만으로 담배를 끊기 어렵다면 적극적인 금연 상담과 약물치료를 병행하면 가장 큰 효과를 볼 수 있다.


이웅희 리포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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