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사람들 -다문화연극 극단, MOA(Mom Of Asian)
외국에서 온 새댁들의 눈물겨운 사연, 들어보실래요?
수원 거주 외국인 인구는 시 인구 121만 명(5월31일 기준) 중 3만6200명에 해당해 약3%에 근접하고 있다. 이제는 외국인들을 우리와 함께 살아가는 이웃으로 바라봐야 하지만 사회 곳곳에서는 아직도 신기해하거나 편견을 가지는 경우가 만연하다. 수원의 동아시아전통문화연구원(원장김용국)에서 활동하는 이주여성들의 모임인 ‘MOA(Mom of Asian)’회원들은 ‘극단 MOA’를 만들어 왜곡된 인식을 바로 잡고자 한다.
■연극에 담은 결혼이주여성들의 한국 정착기
동아시아를 중심으로 한 아시아 각국의 전통문화를 비교 연구함으로써 서로의 문화를 이해 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고자 동아시아전통문화연구원이 설립된 것은 지난 2009년 12월. ‘MOA’라는 이름으로 결혼이주민과 한국인의 전통문화 교류 모임을 가지고, 다문화음식축제인 ‘아시안, 맛과 향을 나누다’ 등의 행사를 치러냈다. 이들 중 뜻 있는 사람들이 2011년 4월 극단을 창단해 연극을 통해 자신들의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현재 10~15명의 회원들이 참여하고 있다.
극단 MOA는 결성되기 무섭게 연타석 홈런을 날렸다. 경기다문화연극제 참가해 2013년 ‘웰컴, 구잘’로 단체부문 대상, 2014년 ‘우리에게도 햇살이’로 단체부문 최우수작품상, 올해 5월에는 ‘안녕, 대한민국’으로 최우수작품상을 수상했다. 그 사이 걸머쥔 개인상도 여럿이다. 또한 작년과 올해 수원에서 열리는 화성연극제에도 참여해 박수갈채를 받아왔다.
MOA의 작품에는 한국 남자와 결혼한 이주 여성의 녹록치 않은 삶이 그려지고 있다. 공연 내내 이주여성들이 겪는 어려움과 인내의 시간, 고부·부부 관계의 어려움의 극복, 사회에서의 편견 등이 담겨진다. 조성진 대표의 설명이다. “국제결혼으로 이주해 와 한국에서 겪어야 했던 애환이 가득한 실화를 바탕으로 한다. 경험이나 감정이 그대로 스며들면서 단원들은 뛰어난 표현력과 호소력을 보이고 있다.”
■연극을 통해 서로의 다름을 이해하고 공감
그래서일까? 내 삶이 한 편의 연극이 되고, 사람들의 공감을 이끌어내는 MOA의 연극에는 가슴을 저리게 하는 울림이 있다. 비록 MOA를 통해서 처음 무대에 서 보지만 자신들의 절절한 얘기는 어느 프로 못지않은 열정을 품어내게 했기 때문일 것이다.
작년부터 연극을 시작해 3번째 참자 중이라는 잉케(몽골·35) 씨는 이주 여성들의 삶을 그대로 보여주는 연극 내용에 애착이 대단하다. 킨메타(미얀마·50) 씨도 연극을 통해 다문화를 조금이라도 알려 주면서 그간의 속마음을 풀 수 있어 좋단다. 많은 사람들에게 다문화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심어 줄 수 있어 보람을 느낀다는 강애신(중국·35) 씨는 많은 사람들이 연극을 보면서 이주여성들의 아픔과 고충에 공감해 주기를 바랐다.
연극으로 자신들의 사연을 얘기했지만 오히려 한국에 대해 또는 서로에 대해 이해의 폭을 넓힐 수 있다는 그들이다. 젊은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시어머니 역을 맡은 오노르자르갈(몽골·30) 씨. “연극을 하면서 말이 안 통하는 외국 며느리를 둔 시어머니의 답답함도 느껴지고, 다른 종교나 음식 등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됐다.” 박경희(중국·41) 씨는 무대에 서는 것은 힘들지만 다문화 극단 활동으로 서로 간의 문화적 차이를 알게 돼 보람이 크단다. 한국인으로 MOA에 참여하고 있는 구미영(한국·51) 씨는 “다문화 여성들이 다문화강사, 통역, 영어강사 등 하는 일이 많다. MOA 활동만 할 때보다 빠듯한 시간을 쪼개 연극에 참여하면서 서로 더 돈독해지고 호흡이 잘 맞다”고 자랑이다.
■다문화 편견을 깨는 작품들을 계속 해 내고파
MOA 단원들은 한국에서 오랜 세월을 살고 있지만 아직도 많은 차별과 편견을 느끼고 있었다. 그것이 호기심이든지, 무시든지 간에 한국인들의 불편한 시선을 감내해야만 한단다.
이제 다양한 내용들을 가지고 그런 편견을 깨는 작품들을 많이 해내고픈 것이 그들의 소망이 됐다. 박경희 씨는 “좋은 작품을 위해 시간을 투자해서 연습을 많이 했으면 한다. 여기서 멈추지 않고 달리는 기차처럼 쭉 달려서 좋은 성과를 얻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또한 농촌 등 여러 지역으로 순회공연도 꿈꾸고 있다. “농촌에는 다문화 가정들이 많은데, 소통에 있어 더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연극이 중간 매개 역할을 하며 우리나라사람들의 편협한 의식을 바꾸는데 하나의 해결책이 될 것이다. 지금까지와 다른 내용도 구성해서 이주여성들이 자신 있게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 주고 싶다”고 조성진 대표는 앞으로의 MOA의 당찬 계획을 펼쳐냈다.
권성미 리포터 kwons021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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