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의 공약으로 채택되면서 다시 추진되고 있는 남부권 신공항건설이 영남권 5개시도간 이견이 좁혀지지 않아 사전타당성조사 용역을 발주하지 못한 채 다시 물 건너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국토교통부와 영남권 5개시도가 올해안 타당성조사용역비 집행을 위해 5개시도간 합의를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부산시가 최근 민자유치추진입장과 함께 신공항 입지를 가덕도로 해야한다고 밝혀 대구시와 경북도, 경남도 등 나머지 지방자치단체들이 반발하고 있다. 부산시를 제외한 나머지 지자체들은 답보상태인 남부권 신공항을 조기에 건설하기 위해서는 우선 5개시도간 합의로 타당성 용역부터 발주하고 주요 쟁점사항에 대해서는 추후 논의해 반영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서병수 부산시장은 지난 6일 홍준표 경남도지사와 산행을 하면서 “남부권 신공항 건설에 국가가 간섭해서는 곤란하다, 국가이익차원에서 가덕도 입지가 타당하며 역량있는 지방자치단체의 민자유치계획을 정부가 반영해야 하는데 정치적인 고려 때문에 흐지부지되고 있어 못마땅하다”는 입장을 밝혀 파문이 일고 있다.
이에 대해 홍준표 경남도지사는 “국책사업에 대해 정부의 결정을 따라야 한다. 내 지역이 아니면 안된다는 것을 사실상 남부권 신공항을 포기하는 것이며 대구와 경북, 부산 등도 신공항 유치위원회를 해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대구시와 부산시가 활주로 규모와 기존 공항 처리 등에 대한 이견으로 팽팽히 맞서고 있는 가운데 서병수 부산시장이 민자유치 건설 입장을 밝혀 남부권 신공항 건설이 다시 꼬이고 있다. 서 시장의 신공항 민자유치 카드는 정부와 영남권 4개시도의 국가주도 신공항 건설 방침과 정면배치되고 있어 파장이 일으키고 있다.
대구시는 “민자유치 계획은 부산시의 일방적 주장으로 정부가 수용할 수도 없는 내용”이며 입지선정을 조기에 하라는 의미로 국토교통부에 대한 압박용발언으로 보고 있다.
경북도 관계자는 “5개 단체장들이 국제경쟁입찰을 통한 국내외 컨소시움기관의 입지선정결정을 수용하겠다고 합의한 상태에서 가덕도를 고집하며 민자유치카드를 꺼낸 것은 부산시가 독자노선을 가겠다는 의미로 받아들여 질수 있다”며 “국토교통부가 5개 지자체의 세부 실무합의와 무관하게 세부 쟁점은 용역의 과업지시서에 반영하고 우선 타당성 용역부터 발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영남권 5개 시도간 합의로 올해안에 사전타당성 용역 발주를 계획했던 국토교통부는 급기야 긴급회의를 소집했다. 10일 오후 3시 철도시설공단 수도권부 회의실에서 5개시도 부단체장회의를 열어 마지막 의견조율을 통한 합의를 유도할 방침이다.
국토교통부는 늦어도 이달 중순까지는 영남권 5개시도의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20억원의 용역비는 불용처리될 수 밖에 없어 어렵게 재추진되고 있는 남부권 신공항 건설일정에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영남권 5개 단체장들은 지난 10월 사전타당성검토 용역기간은 착수후 1년으로 하고 용역수행기관은 국내외 컨소시움을 구성해 국제경쟁입찰로 선정하기로 합의한 후 실무합의문을 협의중이었다. 그러나 기존 공항 존치 및 확장관련 대구시와 부산시가 이견을 좁히지 못해 합의를 이뤄내지 못하고 있다. 대구시는 1시간이내 접근성을 갖춰야 하고 기존 공항을 통합해야 하며 신공항의 활주로는 2본으로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부산시는 24시간 운영이 가능하고 싱공항 활주로는 1본이면 충분하고 기존 김해공항을 존치해야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남부권 신공항은 2011년 3월 이명박정부에서 수도권의 무용론 주장과 경제성이 없다는 이유로 백지화됐다가 박근혜 대통령의 공약으로 채택된 후 지난 8월 25일 국토교통부가 싱공항 수요가 충분하다는 용역결과를 발표하면서 다시 추진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최세호 기자 seho@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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