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친 당신의 삶에 쉼표를 찍어주는 곳

ALL DAY BRUNCH CAFE 판교동 ‘더 라운지''

지역내일 2015-06-15

막 40개월에 접어든 여자 아이, 아직 20개월 남짓 된 남자 아이를 키우고 있는 동생은 육아휴직 막바지에 있다. 누군가의 도움을 받아 다시 회사로 복귀할 것인가, 아님 두 아이를 오롯이 키워낼 것인가, 하루에도 몇 번씩 생각이 번복되는 가운데 마스카라를 해본 적이 언제인지, 구두를 신어본 적이 언제인지 기억나지 않는다는 ‘안쓰러운 그녀’를 무작정 태워 판교동에 위치한 브런치 카페를 찾았다.
20개월 남자 아이를 태운 유모차가 눈치 보고 지나다니지 않아도 되는 넓은 실내에 가슴이 뻥 뚫리는 듯한 높은 천정, 좋아하지만 마음껏 사 먹을 수 없는 아보카도가 거의 통째로 나온다는 ‘구아카몰레 리코타치즈 샐러드’와 ‘치킨브레스트 아보카도 샌드위치’가 이곳을 선정하게 된 이유였다.

라운지

모든 책이 거꾸로 꽂혀 있는 높은 책장으로 공간이 나뉘어 있고 크고 작은 테이블 간 간격이 넓다. 미닫이문으로 공간 구분이 가능한 룸에는 빔 프로젝트와 스크린이 설치되어 있어 16명까지 오찬 모임, 또는 소규모 가족 돌잔치를 진행할 수 있다고. 그 외에도 역시 책장으로 나뉜 숨어 있는 공간이 두 군데 더 있다. 2명에서 8명까지 앉을 수 있는 테이블에 고급스런 샹들리에가 분위기를 더하는 독립된 공간은 연인들과 인근 테크노밸리의 젊은 직장인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단다.
갑자기 한여름이 된 것처럼 더운 날씨에 시원한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마시고, 쫄깃한 치아바타 안에서 닭 가슴살과 아보카도가 절묘하게 조화를 이루는 샌드위치를 둘이서 사이좋게 나누어 먹었다. 동생의 얼굴은 조금씩 다시 환해져갔다. 옆에서 여전히 20개월 된 조카는 칭얼거리고 있었지만.
나쁜 엄마가 되어 조카에게 처음으로 감자튀김을 손에 들려주었을 지언 정, 내 동생은 그날 ‘더 라운지’에서 지치고 외로운 육아에 작은 쉼표를 하나 찍고 잠시지만 다시 여자가 되는 기분이었으리라. 그 길을 좀 전까지 걸어 온 육아 선배로서, 분당에서 어린 아기들을 키우고 있는 ‘안쓰러운 그녀들’에게 판교동 ‘더 라운지’를 조심스레 추천한다.


위치 : 분당구 판교동 496 랜드리스타워 1F
문의 : 031-8016-8059


문하영 리포터 asrai2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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