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종일 잠만 자는 아기들, 초저녁잠 몇 시간 자고 나면 잠이 확 깨는 할아버지 할머니들. 과연 어떤 차이가 있는 것일까. 문제는 나이이다. 사람은 연령에 따라서 정상적인 수면 구조의 변화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보통 32주 쯤 된 엄마 배속의 태아는 90~95%의 시간은 잠만 자게 되고 출산이 가까워질수록 85~90%로 잠자는 시간이 줄어들게 된다. 태어나서 신생아 시절에는 밤낮의 구분이 없으면서 하루의 2/3 이상 시간 동안 수시로 잠을 자게 되며, 생후 3개월쯤 되어야 밤낮의 주기 차이가 생기게 된다. 이후 영유아 시기 초기에는 하루 밤에도 4~6회 정도 깨게 되지만, 생후 4~5개월쯤 되면 잠깐 깨더라도 보채지 않고 금방 잠들 수 있게 되고, 보통 생후 6개월 정도 되면 야간 수유가 필요하지 않을 정도로 잘 수 있게 된다.
2세 이하의 영유아는 자는 시간이 깨어있는 시간보다 길게 되고, 2~5세는 하루 2번 자는 형태를 취하면서 수면과 각성 시간이 거의 비슷해지다가, 후기 소아기와 청소년기에는 하루의 40% 정도를 자게 되고 점차 한 번 자는 성인의 형태로 완성된다. 그러다가 다시 노년이 되면 다시 하루 두 번 또는 여러 번 자는 형태로 바뀌게 된다.
수면이 시작되는 시각도 나이에 따라서 변하게 되는데, 10세 이하에서는 성인보다 빨리 자고 빨리 일어나는 반면, 청소년기에는 오히려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는 양상으로 바뀌는데, 아동에 비해 청소년은 수면을 유도하는 멜라토닌(melatonin)이란 물질의 분비가 더 늦게 증가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나이가 들면 오히려 다시 앞당겨지게 되는데, 대체로 전보다 초저녁잠이 많아지면서 새벽에 일찍 일어나 활동하게 되는 양상으로 바뀌게 된다.
이러한 성인기의 수면 변화의 특징들을 들자면, 우선 잠자는데 걸리는 시간이 더 길어지고 밤에 덜 자게 된다. 또 1, 2단계의 얕은 수면은 증가하고 상대적으로 3, 4단계 및 렘수면은 감소하게 된다. 또한 야간 각성이 증가하여 수면의 연속성도 떨어지게 된다. 노인기에 들어갈수록 이러한 특징은 더욱 두드러지게 되며, 이러한 변화는 잠자는 시간이 비슷해도 전보다 푹 잔 것 같지 않고 기력이 잘 회복되지 않게 되는 이유가 된다.
정상 성인에서 필요한 수면시간은 하루 평균 7시간 반에서 8시간이며, 잠드는데 걸리는 시간은 보통 20~30분 정도가 적합하다. 하지만 앞서 설명했듯이 나이에 따른 정상적인 변수들이 있음을 알아야 하며, 이러한 자기 연령대만의 수면 특징을 알아둔다면 수면 건강을 보다 현명하게 지킬 수 있을 것이다.
휴한의원
김헌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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