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을 만났을 때 내가 한의사인 것을 아는 사람들은 종종 나에게 무슨 한약을 챙겨 먹는지, 또 가족들에게는 무슨 한약을 처방하는지 궁금해 한다. 특히 내가 한방소아과전문의이기 때문에 아이들에게 먹이는 약에 대한 관심이 크다. 또 감기라도 걸려있거나 피로해하면 “한의사가 무슨 감기냐”며 핀잔을 주곤 한다.
아무래도 한의사이다 보니 가족들에게 한약처방을 빈번하게 쓰게 되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가족이 복용하는 한약들은 다른 사람들의 기대와는 달리 특별한 처방이 아니라 진료실에서도 자주 처방하는 한약들이다.
소아전문 한의사로서 아이들에게는 더 신경을 쓰는 편인데 특히 큰 아이는 이유기부터 허약한데다 식욕부진으로 돌때부터 3개월 정도씩 녹용처방을 할 정도로 한약을 자주 복용했던 편이다. 좀 더 자세히 설명하면 큰아이는 비위가 약한 편으로 항상 식욕이 부진해서 먹는 것에 관심이 없다. 좀 크면서는 자주 배 아프다는 소리를 하고 밥 먹다가 화장실에 가거나 하는 경우가 잦은 편이며, 밥보다는 군것질에 관심이 많지만 그나마도 많이 먹지 않는 편이다. 그래서 주로 양위탕 계통의 비위를 강화하고 보중익기탕 등의 체력을 도와주는 처방들을 자주 사용했었다.
둘째는 호흡기가 약해 어릴 땐 기관지염, 폐렴이 잦았다. 지금은 비염이 있어 감기가 걸리면 코감기가 걸리고 또 비염증상이 오랫동안 지속되고 눈도 자주 비비며 피부도 예민한 편이다. 다행히 먹는 것은 큰아이에 비해 훨씬 잘 먹는 편이라 주로 폐, 기관지 호흡기를 보강하는 쪽의 처방으로 보폐양혈탕, 지해보혈탕 등의 기관지 보약처방을 주로 한다. 콧물 기침 등의 증상이 있을 때에는 비염청풍탕이나 청폐화담전 등의 증상을 치료하는 약을 그때그때 사용했다. 지금은 둘 다 많이 커서 문제가 있을 때만 치료하고 문제가 별로 없을 때에는 근본을 도와준다는 치료원칙으로 아이들에게 자주 한약처방을 해오고 있다.
아이 엄마는 첫 아이 임신 중에 유산 기미가 있어 한약을 복용했고, 산후에 산후 보약, 또 이후 모유 수유량이 부족해서 이를 도와주기 위한 한약 처방을 썼었다. 이후에는 체력적으로 힘들어 할 때만 탕제나 공진단을 복용했었다.
어떤 사람에겐 보약이 맞지 않을 수도 있다. 따라서 단순히 몸을 보한다는 차원에서 한약을 복용하더라도 진찰을 받고 처방받는 것이 가장 기본적이면서도 중요한 원칙이다. 주위에서 이러한 원칙을 지키면서 가족처럼 생각해주는 한의사를 찾아 가족의 건강을 상담해보면 올 겨울을 건강하게 지내는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된다.
함소아한의원 서초점
신동길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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