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에 박힌 가시를 빼주는 것은 친구의 손밖에 없다. 영은아 내 손 잡아 줄 거지?”
“먼저 손 내밀어줘서 고마워. 시간이 조금 흐른 뒤에 너와 화해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세상에 누가 나를 싫어한다고 느끼는 만큼 끔직한 일은 없어요. 제가 잘 알아요.”
“많이도 필요 없고 딱 한 명이면 되는데 왜 내 옆에는 아무도 와주지 않는 걸까?”
오랜만에 잔잔하게 감성을 자극하는 드라마를 발견했다. 열여덟 살, 고등학교 2학년 학생들의 진솔한 이야기를 담고 있는 청춘드라마다. 지금 돌아보면 고교시절은 사회와 인생의 험난한 세파에 물들기 전으로 인생의 어느 시기에 견주어도 정말 순수한 영혼을 지니고 있는 시기다. 오직 그 시기에만 느끼는 아픔도 사랑도 지금 생각하면 아름답다.
<학교 2015 ‘후아유’>는 고2 학생들이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무엇이며 이를 갖기 위해 그들은 어떤 고통을 견뎌내고 있는지 보여주고 있다. 고교시절은 대학입시라는 큰 관문을 넘기 위해 학업의 고통을 감내하면서 그들만의 언어로 서로를 치유하고 소통을 시도하는 때이기도 하다. 이 드라마는 이 시기에 가장 필요한 것은 바로 친구와 그들 간의 소통이라는 것을 역설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통영 누리고에서 왕따를 당하던 이은비는 물에 빠져 기억을 잃은 후 자신도 모르는 사이 서울 강남의 세강고 고은별이 된다. 고은별이 된 이은비는 세강고에서 자신에게 도둑의 누명을 씌운 친구 영은에게 먼저 손을 내밀고, 사랑에 굶주린 공태광에게도 먼저 손을 내민다.
사실 세광고라는 작은 사회지만 그곳에서 일어나는 일은 언제 어디서든 일어날 개연성이 있다. 학교폭력과 ‘왕따’라는 용어가 존재하는 한 어디선가 안타까운 희생자가 분명 있을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따뜻한 친구의 우정과 교사 그리고 부모들의 사랑으로 어려움과 고통을 극복하는 훈훈한 이야기는 계속되어야 한다고 믿고 싶다.
이 드라마는 오직 그 시기에만 가질 수 있는 특권이기도 한 사춘기의 고통과 아픔을 수채화처럼 투명하게 그리고 있어 인상적이다.
박혜영 리포터 phye022@naver.com
이미지 출처 KBS2 <학교 2015 ‘후아유’>화면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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