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3학년 딸을 둔 이 모씨(노은동)는 아이를 볼 때마다 걱정이 앞선다. 1년쯤 전부터 가슴이 발달하기 시작했고 얼마 전에는 생리혈이 비쳤기 때문이다. 생리가 너무 빠른 것 같지만 또래들보다 키가 큰 편이라 이대로 자라면 큰 문제는 없겠다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최근 ‘성조숙증으로 인한 급격한 성장이 오히려 성장판을 빨리 닫히게 해 최종 키가 평균 키보다 작을 수 있다’는 뉴스를 접하고 고민에 빠졌다.
성장치료시기 놓치지 말아야
자녀의 키가 또래보다 유난히 작거나 성장속도가 느린 경우, 예전에 비해 갑작스럽게 성장속도가 빨라졌거나 또래보다 일찍 2차 성징이 나타날 경우에는 성장부진이나 성조숙증에 대한 확인과 관리가 반드시 필요하다. 요즘은 사춘기가 빨리 오는 성조숙증과 성장부진이 동반되는 경우가 무척 많다. 이는 단순한 성장부진보다 더욱 큰 문제가 될 수 있다.
하이키한의원 대전점 송형근 원장은 “부모가 늦게 급성장기가 왔으니 아이도 나중에 클 것이라고 생각하고 시간을 보낸 후에 내원하는 경우가 의외로 많다.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정기적으로 성장상태를 확인하는 것이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급성장기를 지나 치료 시기가 늦은 상태에서 내원하는 경우를 보면 많이 안타깝다. 이럴 때는 치료를 시작한다 해도 원하는 만큼 키가 크기 힘들다. 성장 시기를 놓치지 말아야한다”고 덧붙였다.
성장 치료의 적기는 사춘기가 시작되는 시점으로 만 10~12세의 아이들이 해당한다. 가장 많이 클 수 있는 시기이다. 하지만 키가 1년에 4cm 미만으로 자라거나 또래보다 10cm 이상 작은 경우, 같은 연령과 성별의 아이 100명 중에 세 번째 이하로 키가 작은 경우는 성장부진으로 볼 수 있다. 이 경우는 나이에 관계없이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이 좋다. 성장부진이 아니더라도 키를 더 키우고 싶다면 사춘기 시작과 함께 치료를 시작해야 더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키 작고 사춘기 빨리 찾아오는 요즘 아이들
지난해 8월 발표한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를 살펴보면 성조숙증으로 병원을 방문한 환자가 2009년 2만1712명에서 2013년 6만6395명으로 3배 이상 증가했다. 이중 92.5%가 여자아이들이며 만 5~9세가 71%로 가장 많았다.
송 원장은 “영양 과잉, 스트레스 증가, 수면 부족, 환경호르몬 등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치면서 성조숙증이 빠르게 늘고 있다. 이런 상황이 지속된다면 계속 커지던 아이들의 평균키가 작아지는 때가 올 수도 있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성조숙증은 여아의 유방 발달과 생리, 남아의 고환 발달 같은 2차 성징이 또래에 비해 빨리 나타나는 현상이다. 보통 여아는 만 8세, 남아는 만 9세 이전에 사춘기가 시작되면 성조숙증을 의심한다. 성호르몬이 일찍 분비되면서 또래보다 빨리 키가 크지만 뼈 나이도 빨리 증가한다. 뼈가 빨리 성숙하게 되면 성장판이 일찍 닫혀서 성장하는 기간이 짧아지고 최종 키는 작아질 가능성이 높다.
요즘은 성장부진과 성조숙증이 함께 나타나는 경우가 많아서 더욱 문제다. 키가 작고 성장속도가 느린 상태에서 사춘기를 일찍 맞이하면 급성장기에도 키가 많이 크지 못하고 성장은 빨리 종료되는 최악의 상황이 될 수도 있다.
성조숙증 치료는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 사춘기 진행을 늦추고 성장호르몬 분비를 도와줘 키를 더 키울 수 있기 때문이다.
한방으로 성장부진, 성조숙증 치료 가능
한방성장치료의 핵심은 전반적인 몸 상태를 개선시켜 성장에 유리한 환경을 만드는 것이다. 한약을 중심으로 치료한다. 개인별로 처방된 한약에 오랜 연구로 개발한 성장촉진물질을 함께 처방하여 성장호르몬 분비를 촉진시킨다. 성조숙증이 동반된 경우는 성장촉진물질과 사춘기지연물질을 함께 처방하여 성장호르몬 분비는 촉진시키고 사춘기 발달은 천천히 진행되도록 유도한다.
성장치료에는 한약과 함께 한의원에서 시술하는 침과 집에서 직접 사용하는 한약성분이 함유된 성장패치도 포함된다. 적절한 식이와 꾸준한 운동, 충분한 수면, 스트레스 관리로 건강한 생활습관을 실천하면 치료효과는 배가된다. 깨끗한 음식을 골고루 규칙적으로 섭취하고, 하루에 20~30분씩 뼈에 자극을 주는 농구나 줄넘기를 꾸준히 하고, 밤 10시 이전에는 잠자리에 들어 숙면을 취한다면 키가 클 수 있는 기본조건은 갖춘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송 원장은 “성장부진, 성조숙증 치료는 치료기간이 1년 이상으로 길지만 생활 관리를 함께 하면서 한약을 꾸준히 복용하면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다”며 “자녀의 키를 키우기 위해서는 부모의 관심과 노력이 매우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도움말 하이키한의원 대전점 송형근 원장
김소정 리포터 bee401@naver.com
Q&A 한방성장치료에 대한 모든 것
Q. 요즘 아이들 성장의 특징은.
예전에는 키 작은 아이들의 문제가 대체로 단순한 성장부진이나 성장 지연이었지만 요즘은 성조숙증과 동반된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키가 월등히 큰 상태에서 사춘기가 일찍 찾아온다면 큰 문제가 되지 않지만, 성장부진이면서 성조숙증이 함께 나타나는 경우는 최종 키가 많이 작을 수 있어서 문제가 크다.
Q. 성장치료의 적기는 언제인가.
키 성장은 시기가 있다. 대개 남자는 고1, 여자는 중2가 되면 성장속도가 많이 느려진다. 성장이 끝난 것은 아니지만 눈에 띄게 크는 시기는 지난 것이다.
성장치료의 적기는 사춘기가 시작되는 시점이다. 사춘기가 시작되고 2년 정도가 가장 많이 크는 시기이다. 그 기간 동안 적절한 치료와 관리를 해주면 최종 키를 더 크게 할 수 있다. 따라서 부모의 키가 작거나 성장부진이 의심된다면 여아는 초등 4학년, 남아는 6학년 이전에는 성장검사를 해보는 것이 좋다. 성조숙증이 의심된다면 나이에 관계없이 확인 후에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좋다.
Q. 한방성장치료 방법과 기간은.
한약이 중심이며 침, 성장패치를 병행한다. 한약은 개인의 건강상태에 맞는 처방에 하이키한의원에서 개발한 성장촉진물질과 사춘기지연물질을 함께 처방한다. 키를 크게 하는 성장호르몬 분비는 증가시키고 사춘기 발달을 촉진하는 성호르몬 분비는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
치료기간은 개인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길게 봐야한다. 성장이 끝날 때까지 치료하는 것이 원칙이나 가장 중요한 시기는 사춘기의 시작부터 2년 정도라고 할 수 있다. 사춘기가 막 시작된 아이라면 2년 정도 지속적으로 치료하고 관리한다면 최종 키는 더 커질 것이다. 사춘기가 상당히 진행된 상태에서 치료를 시작한다면 성장이 끝날 때까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고 적극적으로 치료할 것을 권한다.
Q. 한방에서 키 크기의 핵심은.
키 성장을 방해하는 증상 즉 잦은 감기, 아토피, 수면장애, 신경허약, 비염, 알레르기, 식욕부진, 소화불량, 피로 등을 개선해 정상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몸을 만들어주고 동시에 성장을 촉진한다.
농사를 생각해보면 쉽다. 아무리 좋은 씨를 뿌려도 잡초가 많거나, 벌레가 들끓거나, 병에 걸리거나, 가물거나, 햇빛을 못 보거나, 땅이 비옥하지 않으면 좋은 열매를 맺을 수 없다. 사람의 성장도 이와 같다. 좋은 음식을 먹고, 적절히 운동하고, 충분한 휴식을 취하고, 마음이 편안하고, 질병이나 부상 등으로 고생하지 않아야 원활하게 클 수 있다.
한약, 침으로 이런 상태가 되도록 도와주는 것이 치료의 핵심이다.
Q. 성장기 자녀를 둔 부모들에게 조언한다면.
방학이면 또래보다 작은 키 때문에 고민하며 내원하는 부모들이 많다. 하지만 치료시기를 놓치고 늦게 찾아오는 경우를 만나면 참 안타깝다. 성장부진이나 성조숙증이 의심된다면 지체 하지 말고 전문가를 찾을 것을 권한다.
요즘 아이들은 과도한 경쟁과 스트레스에 노출되어 있고 성장을 방해받고 있다. 아이들이 충분히 쉬고 놀고 운동할 수 있도록 부모들이 배려해 주면 좋겠다는 말을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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