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여러분!
인형극 공연에서 우리 만나요~ ^^
파주에 사는 어르신들이 다양한 캐릭터의 인형을 들고 지역 내 유아들을 만나고 있다. 파주시 노인복지관의 ‘희망천사인형극단’ 어르신들이 그들이다. 이들은 매주 파주 지역 유아교육기관에서 인형극 공연 봉사를 펼치며 아이들과 만나고 있다.
김수정 리포터 whonice@naver.com
“모르는 사람이 어디에 같이 가자고 하면 뭐라고 해야 되죠? 안돼요! 싫어요!”
평일 오전, 파주시 ‘교하 아기천사 어린이집’에서는 ‘내 몸은 내가 지켜요’란 인형극 공연이 한창이었다. 아이들은 아롱이, 다롱이, 여우, 늑대 등의 인형들이 펼치는 이야기에 두 눈을 반짝인다. 이 인형극 공연을 하는 이들은 바로 파주시 노인복지관 ‘희망천사인형극단’의 어르신들. 그림자처럼 검은 옷을 차려입은 어르신들이 무대 뒤에서 인형들을 조종하느라 여념이 없다. 어느새 막바지에 다다른 인형극. 어르신들이 모두 무대 앞으로 나와 앙증맞은(?) 율동을 선보인다. 그리고는 흥겨운 분위기 속에서 인형극을 끝마친다.
공연 스케줄 꽉 차 있는 어르신 인형극단
잠시 후 인형극 공연을 막 마친 희망천사인형극단 어르신 5인방을 어린이집 앞 놀이터에서 만났다. 인형극 공연단 멤버들답게 오고가는 목소리가 낭랑하고 활기찼다. 어르신들에게 아이들과 만나 인형극 공연을 하는 일이 어떠냐고 묻자 밝은 미소와 함께 화답했다.
“좋아서 하는 일이라 정말 즐겁고 행복해요. 이 나이에 이렇게 바쁘게 보낼 수 있으니 얼마나 좋아요.” (주숙자씨·68세)
“아이들과 만나면 엔도르핀이 솟아요. 어떤 아이들은 편지도 써서 줘요. 그러면 그날 하루는 기분이 붕 떠있죠.” (신호자씨·70세)
희망천사인형극단은 파주시 노인복지관이 파주시 거주 60세 이상 어르신을 대상으로 운영 중인 전문 자원봉사단 중 하나이다. 지역 유아교육기관과 연계해 매주 한 차례씩 파주지역 내 유아교육기관을 순회하며 공연하고 있다. 지역 내 유아교육기관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아 이후 두세 달에 걸친 스케줄이 이미 꽉 차 있는 상태다. ‘내 몸은 내가 지켜요’란 성범죄 예방교육 인형극에서부터 ‘반쪽이’‘소가 된 게으름뱅이’‘아씨방 일곱 친구’ 등의 전래동화 인형극도 선보이고 있다.
인형극단 어르신들 중에는 평소 유아교육기관에서 동화구연활동을 하는 이들이 많아 인형극 공연에서는 이러한 자신들의 재능을 십분 발휘하고 있다. 평소에는 파주시 노인복지관에서 다양한 프로그램들을 이용하며 일주일을 쪼개 써야 할 정도로 바쁘게 살고 있다는 이들은 매주 정기적으로 만나 인형극 공연 연습에 매진하고 있다. 특히 새로운 인형극을 준비할 때에는 더욱 바빠진다고 했다.
“어린 새싹들에게 인형극 공연을 하며 보람과 자부심을 느껴요. 오늘 공연했던 ‘내 몸은 내가 지켜요’ 공연만 하더라도 우리 아이들이 꼭 알아야 할 내용이거든요. 이런 것을 인형극을 통해 알려줄 수 있어 보람 있어요.”(이인숙씨·72)
노인복지관과 유아교육기관 연계로 시너지 창출
우리 사회가 핵가족화 되며 조부모 세대와 손자녀 세대가 함께 할 기회가 많이 줄어들었다고는 하지만 아직도 여전히 어르신들의 지혜와 넉넉한 사랑은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귀한 가치로 여겨지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어떤 형태로든 지역 어르신들과 아이들이 조화롭게 어우러지는 현장은 의미가 있다.
파주시 노인복지관의 이창희 복지사는 “파주시 노인복지관이 지역 유아교육기관과 연계해 어르신들의 인형극 봉사활동의 장을 마련하니 1세대와 3세대가 조화롭게 어우러지며 복지관과 유아교육기관 모두에게 윈윈(win win)이 돼 시너지효과를 내고 있다”고 전했다. 어르신들은 아이들과 만나는 봉사활동 속에서 보람과 즐거움을 얻고, 아이들은 어르신들의 가르침과 넉넉한 사랑 속에서 교육적인 도움을 받으며, 또 유아교육기관들은 비용 부담 없이 학습프로그램을 구성할 수 있어 각계의 반응이 좋다는 것이다.
희망천사인형극단의 어르신들은 앞으로도 좋은 인형극 공연을 통해 지역의 많은 아이들과 행복한 만남을 이어가길 원하고 있다.
“파주시 노인복지관을 떠올리면 먼저 인형극이 생각날 정도로 좋은 인형극 공연을 선보이고 싶어요. 또 인형극이 많이 활성화됐으면 해요.” (이숙자씨·69세)
“건강이 허락하는 한 오래도록 아이들에게 인형극 공연을 하고 싶습니다.” (박송분씨·67세)
이들의 바람대로 아이들과의 유쾌한 만남이 오래도록 이어지길 바라며, 이를 귀감으로 사회활동이나 봉사를 원하는 어르신들과 지역 기관들과의 연계 사례가 더욱 늘어 시너지 창출이 확산되길 고대한다.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