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 소바 전문점 ‘산의 아침’

향으로 먹는 면, 메밀 요리에 반하다

지역내일 2015-05-12

“계절의 냄새가 열린 창을 타고서 날 좁은 방에서 밀어냈어…” 어느 유행가 가사처럼 계절의 아름다움을 제대로 만끽할 수 있는 나날의 연속이다. 여기에 좋은 분위기, 맛있는 음식이 더해지면 이 소박한 행복은 배가될 것이다. 분당에서 20여분 남짓 걸리는 고기리라면 필요충분조건에 맞아떨어지지 않을까. 자연 속 맛 집들이 즐비하니 말이다. 일상에 지쳐 있는 사람들에게 오아시스 같은 곳인 고기리를 랜드 마킹할 새로운 맛 집이 오픈해 찾아가 보았다. 

신의아침

전분 없는 메밀 면, 직접 만든 건강 소스와 환상궁합

명품 소바를 대표 메뉴로 하는 ‘산의 아침’은 고기리 안 쪽으로 들어가다 ‘이제 식당가는 끝인가?’ 하는 생각이 들 무렵 오른쪽으로 고개를 돌리면 만날 수 있는 곳에 있다. 산으로 둘러 싸여 5월의 신록을 그대로 느낄 수 있어 기분이 좋아진다. ‘산의 아침’이라는 상호는 차근환 대표가 산속 나뭇잎 사이로 뻗어 들어오는 아침햇살의 찬란함에 감탄하여 지었다고 한다. 
ㅁ자 모양의 단독 건물로 가운데는 중정(中庭)이 있어 어느 곳에서도 자연을 느낄 수 있도록 설계돼 운치가 있다. 실내는 환한 느낌의 정갈하고 세련된 분위기, 어떤 목적의 미팅이든 잘 어울리는 곳이다.


명품이란 타이틀을 단 명품 소바의 맛이 어떨지 꽤나 궁금하다.
식전 애피타이저로 전복죽이 나온다. 전복의 향과 특유의 고소함이 그대로 느껴지는 전복죽으로 차가운 메밀을 마주하기 전 속을 따뜻하게 달래준다. 명품 음식에 맞게 숟가락 젓가락부터 모든 식기류는 무형문화재인 김수영 장인이 직접 만든 안성유기를 사용하고 있어 품격을 더해주며 건강을 생각하는 철학이 느껴진다. 
드디어 나온 메밀 소바. 주문 후에 직접 뽑아 삶아낸다고 하는데 커다란 대나무 쟁반에 얼음이 가득 담기고 그 위에 메밀면이 올려 나오니 탄성이 절로 난다. 계절을 느낄 수 있는 꽃으로 벚꽃 장식까지 되어 있어 눈까지 즐겁다. 
메밀 한 덩어리를 들어 소스에 담가 먹는다. 소스는 메밀의 독소를 없애주는 부드럽게 간 무를 넣고 찬 성분을 중화시켜주는 와사비를 젓가락으로 두 번 정도 찍어 풀어주면 가장 맛이 좋단다. 전분이 들어가지 않아 끈기와 찰기가 없어 보이는 면은 처음에는 살짝 거친 느낌이 들지만, 혀끝에서 녹아 진한 메밀 향을 전해준다. 역시 ‘향으로 먹는 면’이란 별명이 붙을 만 하다. 소스의 맛도 중요한데, 살짝 찍어만 먹을 수 있는 짜디 짠 일본식과는 달리 마실 수 있을 정도로 짜지 않고 특유의 감칠맛을 자랑해 메밀 소바의 깊은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다. 10가지의 천연 재료를 아낌없이 사용해 만든 건강 소스다.  
이곳의 음식들이 손님과 만나기까지는 굉장한 시간과 공이 들었다고 한다. 2년 전 건물을 미리 짓고도 그동안 오픈하지 않은 까닭은 최고의 음식을 내놓을 수 있을 때까지의 준비기간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오픈도 하지 않은 식당의 주방에서 그동안 만들고 버리기를 반복했던 양이 어마어마하단다. 그래서인지 음식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하다.  
소바를 즐기지 않는다면 메밀 막국수를 선택하는 건 어떨까. 정성스런 특제 소스와 고명에 비벼먹는 막국수는 자극적이지 않으면서도 고급스러운 감칠맛을 제공한다. 자신 있게 내놓은 명품 음식이라서 그 안의 식재료들도 최고만을 고집한다. 주재료는 물론이거니와 잣 하나, 전복 한 마리에도 차 대표의 노력과 인맥까지 연결해 공수해 왔을 정도다. 물론 각종 양념에 들어가는 모든 재료도 하나하나 정성껏 선택한 천연재료만을 고집한다. 

광교산의 능선 감상하며 즐기는 느긋한 식사

후식으로 좋은 원두커피와 건강 수제도넛을 함께 판매하고 있어 중정이나 옥상정원에서 2차를 즐기는 손님들이 많다. 저 멀리 보이는 광교산의 능선을 감상하며 천천히 담소를 즐기는 모습조차도 힐링으로 다가온다. 
차 대표는 건물을 짓고도 오픈하지 않았던 기간에도 조바심을 내지 않았을 정도로 손님에 대한 욕심, 돈에 대한 욕심이 없다. 그는 “빨리 성공을 하기 보다는 대대로 이을 수 있는 음식 명가를 만드는 것이 꿈”이라고 밝힌다. 맛있고 건강하고 서비스 좋은 현재의 기본 원칙을 계속 지켜나간다면 지역을 대표할만한 음식 명가가 되고도 남을 듯싶다.


문의 031-265-1600
주소 용인시 수지구 고기동 379
이세라 리포터 dhum200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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