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날인

정동훈 동북고 3학년

“내 공부 기술은 필기, 복습, 암기”

지역내일 2015-05-07

공부 욕심 많고 책상 앞에 진득하니 앉아있는 시간이 긴데도 성적이 기대 이하로 나오는 학생들이 의외로 많다. 머리를 탓하며 자책하는 이들 입장에서 공부 시간 대비 점수가 잘나오는 학생은 부러움, 시샘의 대상이다. 정동훈 군(문과)이 바로 그렇다. 공부 효율을 높이는 그만의 비법을 묻자 ‘공부 영업 기밀’을 차분히 설명해 줬다.

정동훈


Q. 3대 공부 기술이 있다고 들었다.
 필기, 복습, 암기다. 내신시험은 선생님이 출제자니 당연히 수업 시간에 배운데서 나온다. 시험 문제도, 정답도 수업 속에 있기 때문에 당연히 집중해서 들어야 한다. 가끔씩 졸려도 악착같이 잠을 쫓으며 열심히 필기한다. 간혹 친구 필기 베끼면 된다며 자는 학생들이 있는데 수업 내용을 내 손으로 직접 써보는 건 ‘정리’의 의미가 있기 때문에 꽤 중요하다. 특히 국어는 수업시간 필기 내용 중에서 문제가 많이 나온다.
 수업종이 치기 전 5분 내외의 복습시간을 주는 선생님이 많은데 이를 ‘골든타임’으로 활용하면 좋다. 금방 배운 내용이라 이해가 쉽고 훑어보면서 ‘중요한 부분, 덜 중요한 부분’ 내 나름의 기준이 선다. 짧은 시간이지만 이런 식으로 복습해 놓으면 머릿속에 오래 남기 때문에 시험 공부할 때 한결 수월하다. 공부 효율이 높다는 건 수업 시간 활용을 잘 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국어, 영어, 탐구과목들은 시험 전 범위를 외운다. 특히 영어는 지문을 통째로 외워버리니까 빈칸 채우기 같은 주관식 문제에 놓치는 부분이 없다. 국어는 단원별 마무리 부분에 학습 활동 문제들 답까지 모두 외워놓으면 시험 때 유용하다. 수능 영어를 위해서는 단어 암기를 강조하고 싶다.
 
Q. 친한 선생님이 많은데 비결이 궁금하다
 과목별 선생님께 1:1로 질문을 많이 한다.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을 자꾸 질문하다 보면 선생님 답변 속에서 내 나름의 시험 출제의 감이 온다. ‘이건 쭉 한번 읽어보기만 하면 돼’라는 부분은 크게 중요하지 않다는 속뜻이며 꼼꼼히 설명해 주는 대목은 꼭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인 거다. 사실 노력하는 학생에게 하나라도 더 가르쳐 주고 챙겨주는 건 모든 선생님들의 인지상정이다. 열심히 하면 선생님의 기대와 격려를 받게 되고 그 부담감 때문이라도 더 잘하려고 노력하는 ‘선순환 구조’가 저절로 만들어진다.


Q. 학습플래너를 고3이 된 후부터 쓴 이유는 무엇인가?
 매일 정해 놓은 공부 분량과 시간을 분 단위로 체크하기 위해 쓰기 시작했는데 흐트러지는 마음을 다잡는데 도움이 된다. 플래너를 보면서 내 공부 패턴을 파악하고 나 스스로 격려와 반성의 데이터로 활용할 수 있다.


Q. 공부와 스펙 사이의 균형 잡기를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은가?
 1학년들은 동아리 여러 군데 들며 스펙을 쌓느라 우왕좌왕 하는 경우가 많다. 사실 나도 그랬다. 하지만 공부와 스펙의 기준점을 명확히 세워두는 것이 좋다. 1순위는 내신 관리다. 공부가 우선이고 나머지 시간 쪼개 가며 스펙에 도움될 활동을 해야 한다. 동아리도 많이 든다고 좋은 게 아니기 때문에 본인의 희망 전공에 맞춰 필요한 것만 선별해 일관성 있게 활동하면 된다.
 활동 내용은 빠짐없이 기록해 담임선생님께 학교생활기록부에 기재해 달라고 따로 부탁드리는 것이 좋다. 생기부는 본인 스스로 만들어 나가는 거고 선생님도 적극적인 학생을 좋아한다. 나는 수학영재반, 경제동아리 활동 자료를 자소서에 풍성하게 담기 위해 USB에다 학년별로 구분해 차곡차곡 모아 놓았다. 


 동아리 통해 협동의 힘 배우다
 본인의 고교생활을 투명하게 보여주는 정군, 완벽주의 성향에 책임감, 자존감이 자기 진화의원동력인 듯싶다. 특히 고1 때 적정기술 동아리 활동을 통해 많은 걸 배웠다고 고백한다. “제3 세계 가난한 나라 학생을 위해 가방과 일체형 책상을 만들기로 했는데 다섯 명 팀원끼리 다툼이 많았어요. 역할 분담, 시간 조율 때문에 신경전도 벌였고요 허나 시간이 지날수록 똘똘 뭉쳐 학교 경비아저씨에게 혼나며 밤늦도록 작업하며 완성품을 만들었지요. 카이스트에서 열린 적정기술대회에서 상은 못 탔지만 제작 과정 하나하나가 뿌듯하고 협동심이 뭔지를 배운 의미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후배들에게는 독서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고1 때는 중학교 때 책 많이 읽어둘 걸 후회했고 고2가 되니까 고1 때라도 읽을 걸... 계속 후회만 하면서 정작 책을 골고루 읽지 못했어요. 아쉽죠. 후배들에게는 ‘지금’도 늦지 않았으니까 자투리 시간에라도 꼭 읽으라고 말해주고 싶어요.”
 계절의 여왕 5월은 사실 고3에게는 슬럼프가 슬슬 찾아오는 잔인한 시기. 하지만 정군은 촘촘히 짠 공부 계획표 그대로 집과 학교만 오가는 수험생활에 흐트러짐이 없다. “대학에 꼭 합격하고 싶다는 간절함으로 슬럼프가 발 부치지 못하도록 마음의 빈틈을 만들면 안되겠지요”라고 그는 덤덤하게 답한다.


오미정 리포터 jouroh@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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