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창시절 좋은 선생님을 만나는 것은 큰 축복입니다. 때론 사교육이라는 거센 파도에 휩쓸려 쓴 소리를 듣기도 하지만, 여전히 사랑과 애정을 듬뿍 주시는 선생님들이 있습니다.
<우리 선생님>에서는 아이들과 소통하기 위해 고민하며 노력하는 선생님들의 이야기를 담으려 합니다. 평생 잊지 못할 참된 가르침을 주시는 선생님을 소개합니다.
마음이 통하는 과학, 생활에 필요한 진짜 교육으로 이어져
한국경진학교(교장 김은주)의 심승현 교사가 ‘올해의 과학 교사상’을 수상했다. 그는 일상에서 가장 쉽고 흥미롭게 접근할 수 있는 ‘과학’을 도구로 발달장애 학생들에게 소통의 지혜를 가르치고 있다. 이외에도 2010년 교육방송 EBS ‘최고의 교사’에 출연했으며, 2013년 <마음 통하는 교실>이라는 책을 출간해 화제가 된 바 있다. 더 이상 설명이 필요 없는 한국경진학교의 심승현 교사를 만나 이야기를 나눠 보았다.
마음 들여다보는 눈을 가지다
심승현 교사는 특수교사다. 공주사범대학교 특수교육과를 졸업한 그는 현재 국립특수학교인 한국경진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다. 처음부터 특수교사가 꿈은 아니었다.
“집안 사정이 어려워서 돈이 적게 드는 학교를 선택했어요. 특수교육과는 2지망이었는데 뭔지도 모르고 왠지 특별해 보여서 지원했어요.”
어릴 때 잠시 병원생활을 한 적이 있어선지 장애인에 대한 편견은 없었다. 하지만 공부를 하면서도 특수교육에 대한 남다른 애정은 생기지 않았다. 특수교사가 될 마음이 없었기에 그 흔한 봉사활동도 하지 않았다. 그러나 배운 게 도둑질이라고 졸업 후 우여곡절 끝에 유아를 가르치는 특수교사가 됐다. 그렇게 아이들과 마주하면서 조금씩 마음을 열기 시작했다. “아이를 직접 보니 예뻤어요. 그리고 좋았어요. 좋아하니까 관심이 생기고 공부하게 되더라고요. 특수교육은 장애를 이해하는 게 아니라 사람을 이해하는 거예요. 아이들 마음을 읽고 마음을 들여다 볼 수 있는 눈을 가지는 게 중요하죠.”
그는 늘 ‘아이들의 눈높이가 어디일까’, ‘아이들 마음속에 뭐가 있을까’, ‘어떻게 하면 아이들과 관계를 향상시킬 수 있을까’를 고민하고 연구하며 지내고 있다.
마음이 통하는 과학 수업
심승현 교사는 ‘마음이 통하는 과학 수업’으로 유명하다. 덕분에 교육방송 EBS ‘최고의 교사’에 출연하기도 했고, 그 수업들을 모아 책으로 펴내기도 했다. 그가 말하는 마음이 통하는 과학은 ‘만지고 느끼는 과학’을 통해 아이들의 소통 능력을 기르는 것이다. 특히 실험 위주의 수업이라 틈만 나면 도망가던 아이들도 가만히 앉아 호기심을 보인다.
시작은 2008년이었다. 당시 과학 전담교사가 되면서 그도 몰랐던 실험 본능이 깨어났다고 한다. 쉴 새 없이 실험재료를 만들고 사전 실험을 했다. 주위에서 손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를 이용하기 때문에 이제 쓰레기통을 뒤지는 건 일상이 됐다. 간단한 수업이라도 다양한 재료를 많이 준비해서 모든 아이들이 경험하게 한다. 그래서 자타 공인 ‘실험 맨’으로 불린다. ‘이거 한 번 해볼까’하고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망설이지 않고 바로 실천에 옮긴다. 두부도 만들고 정수기도 만들고 정전기 실험도 했다. 아이들이 가장 즐거워하는 건 색 놀이다.
“과학은 삶을 알아가는 하나의 도구예요. 우리 아이들은 과학적 지식을 이해하는 것보다 과학 실험을 통해서 조작 활동을 하고 기다림을 배우죠. 가위질을 하면서 정교한 소 근육 운동도 하고요. 생활에 필요한 살아있는 교육을 하는 거예요.”
늘 처음처럼 ‘차름’과 함께 나누며 살고파
그의 수업은 홈페이지(참 특수교육 www.truespedu.org)를 통해 나누고 있다. 과학 실험이 생각보다 쉽고 재미있다는 걸 알리고, 자료를 공유하며 다른 교사들에게 피드백을 받기 위해서다. 수업과정과 사진까지 꼼꼼하게 챙기기 때문에 좋은 교육 자료가 됐다.
“재료가 없어서 안 되고, 어려워서 못 했던 것들을 쉽고 재미있게 할 수 있는 방법을 알리고 있어요. 개인적인 자료도 되고요. 매년 30%씩 새로운 교육 방법을 짜고 있어요.”
2013년에는 <마음 통하는 교실>이라는 책을 내기도 했다. 지난 20여 년간 발달장애 학생들과 함께 해왔던 구체적인 수업활동들을 정리한 책이다. 2014년에는 그동안 발달장애 학생들을 위한 많은 활동들을 인정받아 ‘올해의 과학 교사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학교 밖에서는 발달장애 아이들을 위한 생활교육공동체 ‘차름(www.charum.org)’에서 꾸준히 활동하고 있다. ‘차름’에서는 일상에서 늘 접하는 소소한 것들을 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차름과 함께 하면서 많은 힘을 얻었어요. 늘 처음처럼 ‘차름’의 선생님들과 함께 하고 싶고요. 앞으로 ‘차름’과 함께 작은 학교를 만드는 게 꿈이에요.”
이남숙 리포터 nabisuk@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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