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의초교 외발자전거 스포츠클럽

기분 짱! 체력도 짱! 외발자전거와 놀다

지역내일 2015-05-11

 


 


 지난 4월 ‘2015 강원소년체육대회’ 개막식에 등장한 춘천봉의초교(교장 김종화) 학생들의 외발자전거 묘기는 행사 참가자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기에 충분했다. 균형감각과 자세교정 등 외발자전거만의 효과는 물론 자전거를 타고 나서 아이들의 정서나 태도 또한 많이 달라져 교육적인 성과도 거뒀다고 자부하는 봉의초교. 특히 올해 9시 등교제가 시행된 후 훌륭한 조기 아침프로그램으로도 정착해가고 있다.


 


 백여 명의 멋진 외발자전거 도전!


아침 8시 10분. 담당 교사의 구령소리에 맞춰 아이들이 학교 체육관 앞에 설치된 봉을 잡고 외발자전거에 적응하는 훈련 중이다. 체육관 안에서는 그 어떤 지지대도 없이 오로지 외발자전거에 몸을 싣고 자유자재로 큰 원을 그리며 돌고 있는 아이들이 있다. 친구들과 손을 잡고 함께 움직이는가 하면, 콩콩콩 점프도 하는 놀라운 장면들. 또한 그 담당교사가 매일 아침 7시 30분이면 출근을 하는 교장선생님이란 사실도 흥미를 더했다.


학생들에게 다양한 기회를 주고 싶어 여러 학교들의 프로그램을 벤치마킹하던 중 어느 시골학교의 외발 자전거 프로그램을 보고는 이거다 싶었던 김종화 교장. 김 교장은 바로 자전거 10대와 안전장비를 구입하고 2013년 여름방학 캠프를 통해 김균락 교사와 함께 아이들에게 외발자전거를 가르치기 시작했다. 그해 가을학기부터는 스포츠클럽 형태로 전교생을 대상으로 운영되기 시작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현재 50~60명의 학생들은 현란한 외발자전거 실력의 소유자들. 특히 올해는 9시 등교제 이후 조기등교 프로그램 중의 하나로 외발자전거 스포츠클럽을 운영 중인데, 신입회원이 40명을 훌쩍 넘어 고학년과 저학년 반을 나눠 진행할 만큼 인기다.


 


 페달을 굴리며 변화하고 도전하는 아이들


외발자전거 타기는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신체발달 효과도 컸지만, 무엇보다 아이들 정서에도 큰 작용을 하고 있다는 게 김 교장과 학교의 판단. “지금은 졸업했는데, 평소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던 학생이 있었죠. 그 아이가 외발자전거 타기에 처음 성공하자 다른 아이들도 적극적으로 덤벼들기 시작했지요. 그런데 더 놀라운 변화는 그리 소극적이던 아이가 이후엔 모든 일에 앞장서고 먼저 도전하는 적극적이고 자존감 강한 아이로 변화해 갔던 거죠.” 이 학교의 외발자전거 붐은 이렇듯 한명, 또 한명의 변화로 이어지며 지금은 누가 시키지 않아도 자발적이고도 자연스레 활동을 이어가는 중이다.


유영화 교감은 외발자전거 타기가 아이들에게 적당한 도전력을 제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외발자전거는 아이들로 하여금 도전할 만한 어려움을 줍니다. 또한 자전거타기 성공에서 끝이 아니라, 자격증을 받고 운동회, 학예회 등의 공연으로 이어져 흥미가 지속됩니다.”


 


 외발자전거 하나로도 풍성한 학교 이야기


최다 10연속 점프를 할 수 있다며 자신만만한 김도윤(4학년) 학생, 부모님께 외발자전거를 선물 받았다는 김민선(4학년) 학생, 친구들과 손잡고 도는 것이 너무 재미있다는 김도은, 안민주(4학년) 학생, 가장 먼저 시작한 선배로서 뿌듯하며 중학교에 가서도 계속 타겠다는 최형선, 김재용(6학년) 학생 등 아이들의 표정에서도 외발자전거 사랑을 느낄 수 있었다.


특히 아이들에게 이번 소년체전 무대는 특별한 경험이자 기회였다. “열심히 연습했는데 보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실수할까봐 떨렸어요. 그런데 박수 많이 받고 스타가 된 것 같았어요.” 아이들은 이를 계기로 외발자전거가 더 좋아졌다고들 말한다.


뿐만 아니다. 3남매가 함께 외발자전거를 타는 가족, 자전거가 좋아 7시에 등교하는 아이도 있다. 또 흔치는 않지만 혼자 타기 시작했는데 어느 순간 체육관 한 바퀴를 돌고 자격증을 받아가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아이들은 아침시간 외에도 급식 먹고 난 후, 또 자전거를 타러 나오기도 한다. 이렇듯 봉의초교는 외발자전거 하나로도 풍성한 이야기 거리가 생기고 적극적인 학교분위기가 만들어지는 중이라고 한다.


 


체력과 정직함 배우고 척추교정 효과까지


교장선생님과 아이들이 함께 외발자전거를 타며 신나는 아침을 열어가고 있는 봉의초교. 일반 자전거와는 달리 내리막길이든 오르막길이든 자신이 폐달을 굴리는 만큼 움직이는 이 운동을 통해 아이들은 체력과 함께 정직함도 배우고 있다. 학교에서 주는 크리스탈 액자로 만들어진 자격증을 품에 안으면 세상을 다 가진 듯 성취감을 느낀다는 아이들. 특히 외발자전거는 4차원 공간에서 자전거와 내가 한 몸이 돼야 균형을 잡을 수 있기 때문에 척추교정 효과도 확실해 학부모 호응도 높다.


한편, 봉의초교는 외발자전거 외에도 스포츠클럽 장려를 위해 모든 교사들의 참여 속에 전교생을 대상으로 1인 1스포츠클럽을 운영 중이다. 또한 9시 등교제에 맞춰 반별로 독서지도를 비롯, 리코더 오카리나 등 다양한 동아리활동을 펼치고 있다.


김연주 리포터 fa100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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