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야야, 내 나이가 어때서~’, 요즘 어르신들 사이에서 유행하는 노래다. 100세 시대에 정말 이 노래처럼 나이 따윈 잊어버리고 좋아하는 동아리 활동에 푹 빠진 어르신들을 만났다. 악기를 연주하고, 노래를 부르고, 신나는 음악에 맞춰 한바탕 춤을 추고 나면 젊음의 묘약이 따로 필요 없단다. 활기차고 웃음 가득한 그들의 하루를 따라가 봤다.
■브라보 브라보, 노래로 다시 돌아온 청춘!
-SK청솔노인복지관, 청솔 합창단
아빠의 청춘, 청산에 살리라, 사랑으로…. SK청솔노인복지관(관장 이공택)의 청솔 합창단 어르신들이 들려준 노래들이다. 만 60세 이상 37명의 단원들이 화음을 맞춰가며, 한 곡의 노래를 완성하기 위한 노력은 끝없이 이어진다. 청솔 합창단은 2012년 1월에 창단돼 공연, 봉사, 합창대회 등 꾸준히 활동 범위를 넓혀 오고 있다. 아름다운 가곡의 가사를 외우다 보니 마음이 더욱 맑아지고, 노래에서 치유의 힘을 느낀다는 단원들이다.
노래는 안미자(73·알토) 씨에겐 힐링을, 유월순(72·알토) 씨에겐 학창 시절의 추억을 되살리는 매개체가 됐다. 그래서 김란성(82·알토) 씨는 합창 연습이 있는 월요일만 기다렸다 만사 제쳐놓고 달려간다. 이남숙(71·소프라노) 씨는 노후에 봉사하는 삶을 살고 싶었는데 여러 사람과 하모니를 맞추며 노래로 봉사를 실현하고 있단다.
청솔합창단은 남자 단원들이 많은 것도 특징이다. 이동현(70·테너) 단장님은 “앞으로 백세까지 살려면 몸과 마음이 즐거워야 한다. 마음이 몸을 이끌어야 하는데 마음의 젊음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노래는 그 역할을 한다고 강조했다. 합창으로 얼굴 표정이 달라졌다는 김진우(66·베이스) 씨. 같은 문화생활을 즐기는 친구들을 많이 만나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것도 큰 기쁨이란다.
열정을 다한 강의를 펼치는 김미정 강사는 “노래를 부르다 보면 두뇌도 활성화 되고, 건강해 질뿐만 아니라 무엇보다 자신감을 가지고 행복한 시간을 누릴 수 있는 것이 혜택인 것 같다”고 설명했다.
시간 월 오후2~4시
문의 031-257-6811
■젊음 유지의 비결, 땀 흘리는 댄스 댄스~
-곡선동 주민자치센터 실버댄스 동아리, 푸른하늘
곡선동(동장 심규숙)주민자치센터 3층은 화·목 9시30분이면 어김없이 음악소리가 울려 퍼진다. 그 소리의 끝에서 만난 실버댄스 동아리 ‘푸른하늘’. 지루박, 부르스, 자이브, 라틴댄스 등 못하는 댄스 없이 노익장을 과시 중이다. 2014년 주민자치박람회 동아리 경연대회에서 젊은이들의 동아리를 제치고 장려상을 거머쥐는 관록을 과시하기도 했다.
8년 넘게 푸른하늘과 함께 하고 있는 김인수 강사는 댄스에는 장점이 참 많단다. “머리로 춤동작을 기억을 해야 하니 치매가 예방되고, 유산소 운동이라 4대 성인병도 예방된다. 특히 자세교정에 탁월하다.”
윤정현(76) 씨와 성연자(72) 회장은 건강을 위해서 시작한 실버댄스의 매력에 푹 빠졌다. 댄스가 즐겁고 적성에 맞아 양광순(65)·박영애(69) 씨는 삶에 엔돌핀이 넘쳐나고 있다. 특히 박 씨는 양승욱(72) 씨와 부부로 댄스동아리에서 맹활약 중인데 “서로 간에 취미를 공유하다 보니 대화 시간이 길어지고, 유대감이 깊어졌다”며 자랑이다.
동년배들과 어울려 신나게 스텝을 맞추고 나면 쪼그라들었던 얼굴이 확 펴질 정도로 웃음이 많아졌다는 푸른하늘 어르신들. 가끔씩 있는 공연도 기쁨으로 받아들인다. 김영국(65) 씨는 “서로간의 예의를 갖춘 무도복을 입고 무대에 서면 긴장도 되지만 남을 즐겁게 해 줄 수 있어 흐뭇하다”는 소감을 전했다. 한상수(75) 씨도 남을 기쁘게 하는 상상할 수 없었던 보람을 얻고 있다고. 인양순(63) 씨 역시 보잘 것 없는 기술이라도 공연가는 곳이 많아 함께 즐거워했으면 하는 마음을 내 비쳤다.
시간 화·목 오전 9시30분~11시40분
문의 031-228-6771
■로맨스 그레이들의 신나는 밴드 연주
-버드내노인복지관 밴드, ‘사운드 파파’
나이는 70대 전후라고만 밝혀달라는 로맨스그레이들이 만들어 내는 연주는 어떨까? 버드내노인복지관(관장 변경숙)의 ‘사운드 파파’의 소리에는 범접할 수 없는 뭔가가 있다. 군악대나 악단 등에서 연주해온 지난 세월이 고스란히 묻어나기 때문이다. 그래도 완성도 높은 연주를 위해 16명의 사운드 파파는 맹렬한 연습을 거치고, 서로의 화합을 만들어 간다. 가수 5명까지 가세해 1년에 다니는 공연만도 여러 번이다.
김원조(트럼본)·조기호(클라리넷)·이태영(드럼) 씨 등은 음악을 좋아하고 음악과 함께 했던 분들. 70을 넘긴 나이에도 좋아하는 음악을 계속하고 남에게 음악으로 베풀 수 있어 행복하고 신바람이 난다는 이들이다. 삶의 질까지 한층 업그레이드 됐단다. 음악을 하면서 우울증이 없어진 이송자(퍼커션) 씨도 삶의 모습이 달라지기는 마찬가지.
유재규(알토 색소폰) 씨는 옛날 가요, 추억의 팝송, 현대 음악 등을 사운드 파파에 맞게 편곡하는 보석과도 같은 존재. 느리거나 슬픈 곡도 신나고 즐겁게 바뀐다. “내가 편곡한 곡을 악단과 가수들이 잘 소화해 주면 보람을 느낀다. 약간 부족해도 관객들의 열렬한 호응에 힘이 난다”고 전했다. 때론 무대가 협소하고 음향시설에도 문제가 있어도 무대에 서는 기회들이 너무 소중하다는 김순경 단장님(테너 색소폰). 공연을 통해서 그동안 연습하고 갈고 닦은 사운드 파파의 음악을 널리 알리고 싶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들이 우리 밴드의 음악을 듣고 삶의 활력을 얻었으면 한다. 사운드 파파의 음악을 원하시면 많이 불러 주시길~”
시간 매주 월 오후 1~4시/금 오후 2~4시
문의 031-547-6213
■걸그룹의 춤도 함께 즐겨요~
-광교 노인복지관, 실버에어로빅
어르신들의 에어로빅이 한창인 광교노인복지관(관장 이동훈). 신나는 노래 소리만으로도 어깨가 들썩들썩하는데, 웨이브가 뻣뻣하거나 스텝이 좀 꼬인들 무슨 상관이랴? 월·수·금마다 프로그램을 달리해 재미를 더해 놓은 에어로빅은 35명 정원이 꽉 찰 정도로 인기다. 어르신들은 간간히 걸그룹의 노래에 맞춘 방송댄스도 배우니 더 젊어진 것 같단다.
“에어로빅은 온몸운동이 되는 종합운동”이라는 노미희 강사는 “어르신들이 걷기 운동을 많이 하지만 근력운동이 더 필요하다. 나이 들어 약해진 근력에는 에어로빅이 좋다”고 조언했다.
신나는 수업이 끝나고 열혈 에어로빅 예찬론자 어르신들을 만났다. 신도시라 아는 사람이 별로 없는데 복지관에서 친구들도 사귀고 운동도 하면서 생활이 즐거워졌다고 입을 모은다. 에어로빅을 하면서 음악에 맞춰 몸을 흔들다보니 신기하게도 몸의 아픈 곳이나 우울한 마음이 싹 달아났다는 것. 에어로빅 예찬론자가 된 사연도 가지가지다. 이영자(69)회장님은 여러 운동을 하고 있지만 단연 최고의 운동은 에어로빅이란다. 에어로빅을 좋아해서 강좌가 생기자 얼른 등록했다는 김명순(76) 씨나 에어로빅 때문에 활기찬 자신의 모습을 보고 운동하겠다는 친구들이 많아졌다는 이연희(63) 씨도 끝없는 예찬론을 편다. 신영옥(71)씨도 지병이 있어 물리치료도 받았는데 치료보다 오히려 더 효과적이었다고.
가족들이 생활의 활력을 되찾은 모습에 응원을 보낸다는 이진옥(66)·김계순(67) 씨. 잠시 짬을 내면 몸도 마음도 건강해 질 수 있는 에어로빅을 통해 함께 건강하고 활기찬 노년을 보내자고 유혹의 눈길을 보낸다.
시간 입문 월·수 오전11~12시/
심화 금 오전11~12시
문의 031-8006-7400
권성미 리포터 kwons0212@naver.com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