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사고 이후 피해자들 1년간 1,100회 이상 정신과 진료

4월이 되면서 우울증과 불면증상 다시 호소

지역내일 2015-04-23

지난 9일 4·16 세월호 사고 1주기 공동학술 심포지엄이 고려대학교 안산병원 본관 2층 대강에서 열렸다. 심포지엄에는 300여명의 병원 관계자와 시민이 참석했다. 이날 병원 측은 ‘4·16 세월호 침몰사고백서’를 발간, 세월호 피해자들의 1년간 진료기록을 발표했다.


‘4·16 세월호 침몰사고백서’에 따르면 고대 안산병원에서 진료 받은 세월호 직접피해자 수는 단원고 생존학생 74명, 교사 1명 일반인피해자 6명으로 모두 81명이었다. 이들은 2014년 4월16일부터 2015년 2월말까지 총 800여회의 정신건강의학 진료를 받았다. 그런가하면 배쏠림 현상으로 인상 타박상과 화상으로 인해서 피부과 진료를 64회 받았다. 간접피해자(피해자 가족, 단원고 교사, 단원고 비 탑승 학생) 200여명의 외래진료 기록은 다음과 같다. 간접피해자들은 총 336회의 정신건강의학과 진료를 받았다. 간접피해자들 중에는 팽목항에서 거주했을 당시 비위생적인 환경에 장기간 노출됨으로 인한 두드러기, 수면부족, 스트레스, 기왕증악화로 인한 진료를 받았다. 또한 외상 후 스트레스와 불안, 초조, 환각 등에 시달렸다고 보고했다. 이 기록을 통해서 직·간접 피해자의 공통 진료과목이 ‘정신건강의학과’임을 알 수 있었고, 그 횟수는 1,100여회에 달했다.

세월호


호흡기 내과 신철교수는 코호트 데이터를 통한 분석결과를 전했다. 이 분석은 사고 당사자가 아닌 사고 인근 지역(고잔1동, 와동, 선부3동) 주민 2999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분석결과 사고 인근 지역 주민들조차도 스트레스지수가 16점에서 18점으로 높아졌다. 우울증지수 역시 7점에서 9점으로 높아졌다. 반면 수면의 질과 삶의 질은 현저히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신 교수의 말이다. “세월호 참사 인접 지역 주민들에게서 나타난 즉각적인 심리변화를 통해서 삶의 질이 떨어졌다는 결과를 얻었다. 주변인들의 심리건강상태가 건강하지 않다면 사고 당사자들의 심적 변화는 더욱 심할 것이다. 이들에 대한 관찰은 2년 정도 꾸준히 진행되어야 한다.”
백서에 따른 피해자들의 스트레스 지수는 다음과 같았다. 사고 직후 평균 32점에서 1개월 후 21.5점으로 다소 완화됐었다. 하지만 6개월이 접어들면서 다시 24.8점으로 증상이 악화되고 있었다.


‘안산정신건강트라우마센터’ 발표이다. 트라우마센터에서는 1년 동안 유가족들에 대한 심리상담과 심리지원 프로그램을 진행해왔다. 모두 768명의 유가족을 만나 상담했고 희생자와 실종자 가구 268가구를 방문했다. 센터 내 7명의 사례관리자들이 각각 110명 정도의 유가족을 지속적으로 상담했다고 전했다.
센터 김정렬 가족심리지원팀장은 “2014년 4월 유가족들의 상태는 기초생활이 되지 않을 만큼 힘든 상황이었다. 유가족들은 스트레스로 인한 고립감이 높았고 누구와도 대화하려 하지 않았다. 유가족들이 가장 힘들어했던 부분은 주변의 시선이 큰 부분을 차지하기도 했다”면서“다시 4월이 되면서 그들은 1년 전의 처참한 심적 상태로 돌아갔다.”고 덧붙였다.
희생자 친구들 스트레스 또한 그 수위가 깊은 것으로 알렸다. 세월호 사고 유가족 중 소아·청소년이 30%를 차지하고 있었고 이들의 수는 139명이었다.


차상훈 병원장은 발간사를 통해서 “세월호 사고를 겪으면서 재난사례 통합지원의 중요함을 인식했고 그런 의미에서 ‘4·16세월호 침몰사고 백서’를 발간했다”면서 “이 백서가 앞으로 대규모 사고나 위험사태에서 체계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중요한 경험과 전범이 되길 바란다. 그런 의미에서 잊지 말아야 할 세월호 침몰사고에 관한 활동들을 영역별로 정리했다”고 말했다.
이날 심포지엄은 4시간에 걸쳐서 진행됐다.


한윤희 리포터 hjyu678@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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