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로부터 혼인은 인류지대사라고 했다. 한 개인이 태어나는 일과 죽는 일은 자기의 의지대로 할 수 없지만, 혼인은 자기 의지대로 할 수 있다. 탄생과 죽음은 선택사항이 아니며 하늘의 뜻에 의하여 이뤄지지만, 혼인은 선택사항이며 개인의 뜻으로 이룰 수 있다. 탄생과 죽음이 천륜이라면 혼인은 인륜이다. 혼인은 사람이 살아가는 생활 속에서 겪는 인간관계 곧 인륜 중에서도 가장 중대한 일이라고 해서 인륜지대사라고 했다.
남남인 남자와 여자가 만나서 부부인연을 맺는 혼인은 새로운 삶의 시작이다. 부모로부터 태어남은 첫 번째 탄생이요, 부부인연을 맺는 혼인은 두 번째 탄생이다. 첫 번째 탄생은 나의 의지와 관계없이 이뤄졌지만 두 번째 탄생은 나의 의지로 이룰 수 있되 어떤 반려자를 선택하느냐에 따라 미래의 행불행이 결정된다. 그러므로 혼인은 인륜지대사이다. 이 인륜지대사를 성공적으로 치러서 미래의 행복을 도모하는 수단이 바로 궁합이다. 그래서 필자는 궁합의 중요성을 늘 강조하면서 ‘궁합은 팔자는 고치는 수단’이라고 주장해왔다.
그동안 필자는 현재 사귀거나 만나는 미혼 청춘남녀들의 궁합을 봐주기도 했지만, 사귀거나 만나는 짝이 없는 미혼 청춘남녀들끼리 짝을 맺어주는 일을 간혹 해왔다. 그러다 올 1월부터는 짝 맺어주는 일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결혼상담소 업체들의 모임에도 가입해서 서로 정보를 교환한다. 다만 필자는 선남과 선녀를 이어주되 반드시 궁합이 좋을 경우에만 연결해주는지라 그 작업이 매우 어렵고 힘들다. 하지만 서로 음양오행이 조화를 이루는 남녀끼리 만나 행복한 가정을 이루면 부부가 행복하고, 가족이 행복하고, 나아가 사회와 국가와 인류가 행복해지는 것이니, 궁합이 맞는 남녀끼리 인연을 맺어주는 작업이 얼마나 위대하고 존귀한 일인가.
이런 사명감으로 상호보완 관계의 짝을 찾아주기 위해 사주를 살피다 보면 아찔한 경우를 종종 본다. 30세 초반의 처녀 갑은 결혼하면 아버지의 병원을 물려줄 수 있는 조건을 제시하며 의사 신랑감을 찾는다. 그런데 갑은 남자를 잡아먹는 상부(傷夫/喪夫)팔자의 처녀다. 재물에 눈멀어 이 처녀와 혼인하는 총각은 골골거리다 죽을 수도 있다. 역시 30세 초반의 처녀 을은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10억대의 재산을 보유한 자산가로서 의사 신랑감을 모색한다.
그런데 을은 배우자에 대한 집착심이 강하여 의부증(疑夫症)이 심한 처녀이다. 돈을 보고 이 처녀와 결혼하는 총각은 평생 들들 볶이다 못해 밖으로 돌며 불행한 나날을 보낼 수밖에 없다. 특허를 갖고 대기업에 취업한 미남 병은 돈 많은 신부감을 찾고 있다. 그런데 병은 아내를 잡아먹는 상처(傷妻/喪妻)팔자의 주인공이다. 직장과 인물에 반해 이 남자와 결혼하는 여자는 이혼의 아픔을 겪거나 죽을 수 있다. 궁합보기 과정을 거치면 이런 문제를 찾아내 미래의 불행을 예방할 수 있지만, 궁합보기를 무시한 채 대사를 치루는 혼인은 인륜지대패(人倫之大敗)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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