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시여성회관 ‘의류수선창업’ 강좌 현장을 찾아서

의류수선 배워 창업해 볼까?

지역내일 2015-04-17

사이즈가 규격화돼 나오는 옷은 개개인의 체형에 맞춰 부분적으로 수선이 필요한 경우가 있다. 특히 기성복 바지는 대부분 길게 나와 구입 후엔 수선 집에 맡겨야 하는 일이 잦다. 살이 찌거나 빠질 때마다 옷을 사기도 부담스러워 수선 집을 찾는다. 여기에 경제 불황이 지속되며 또는 환경을 생각해 새 옷을 사 입기 보다는 오래된 옷을 리폼해 입는 이들도 늘고 있다. 이에 따라 의류수선 창업에 대한 관심이 지속되고 있어 고양시여성회관 ‘의류수선창업’ 강좌현장을 찾아봤다.
문소라 리포터 neighbor123@naver.com



각종 의류 수선과 리폼 배우고 취·창업 사례 소개도
 지난 목요일 오후 3시 행신동에 위치한 고양시여성회관(이하 여성회관) 3층 양재실. 재봉틀에 옷을 고치고 있는 이들과 널찍한 테이블 위에서 펜과 자를 들고 종이 옷본을 이리저리 재고 있는 이들로 분주하다. 칠판에는 고교시절 가사 교과서에서 봤던 셔츠 재단 그림이 그려져 있고 강사는 칠판과 학생들 사이를 오가며 설명하느라 여념이 없다.
 이곳은 여성회관 취·창업자격증 강좌 중 의류수선창업 강좌(이하 의류수선 강좌)의 강의실. 오늘 수업의 제목은 셔츠(상의) 수선이다. 셔츠 소매 길이를 줄이는 것과 더불어 소매단의 트임 바느질을 익히고 총 길이를 수선하는 방법을 배운다.
 의류수선 강좌는 주1회 세 시간, 총 16주 과정으로 진행된다. 기초 재봉 익히기, 재봉선 뜯는 방법 등 수선의 기초 기술에서부터 고난도 옷 수선까지 각종 의류의 수선을 위한 모든 기술을 익힐 수 있다. 입지 않는 의류의 재활용(리폼)을 통해 창의력과 패턴 활용 능력도 기른다. 더불어 패션 트렌드 파악과 디자인 능력을 계발해 취·창업이 가능한 전문 인력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다. 강의 과정을 모두 마친 후에는 취·창업의 사례와 가능성 있는 창업 형태를 소개하는 시간도 갖는다.
 재봉틀을 돌리고 있던 수강생 이 모(행신동)씨는 “어머니가 가지고 계신 재봉틀이 몇 년째 집에 묵혀 있어 일단 사용법을 배우려고 등록했다. 처음에 재봉틀에 실 끼우는 방법도 몰랐을 정도로 완전 초보라 어렵기는 하지만 재미있다. 얼마 전엔 입지 않는 청바지로 가방을 만들었다(웃음)”며 “재미로 시작했지만 꾸준히 배워 능숙해지면 여성회관에서 열리는 바자회에 내가 리폼한 옷을 내놓을 수도 있고 취업이나 창업도 가능하리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수선 집 창업이나 의류매장 파트타이머로 취업 가능
 의류수선 ‘완전 초보’라도 강좌 수강이 가능할까? 전경숙 강사는 “의류수선에 관심 있는 이라면 누구나 가능하다”며 “의류수선은 숙련된 기술을 필요로 하므로 반복 학습과 연습이 가장 중요하다. 이에 더해 패션 감각과 옷을 보는 구성능력이 있으면 더 좋다. 의상의 디자인이나 색감, 코디네이션 등을 유심히 보고 최신 트렌드에도 관심을 가지라”고 조언하며 “현재 사람들이 선호하는 스타일을 알고 옷을 고쳐준다면 더 좋은 수선센터가 될 수 있지 않겠나”라고 전한다. 그는 이어 “재봉틀 사용법은 반복적으로 연습을 하면 누구나 익힐 수 있다. 옷의 구성이나 컬러, 유행, 직물 등에 대해 안다면 더 좋은 수선을 할 수 있다. 계절에 따른 옷을 모두 다뤄보는 것이 좋은데, 한 번 수강으로 부족하다면 재수강도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수강생들은 16주간의 강좌를 마치면 여성회관에서 열리는 미니마켓에서 자신이 만든 옷을 판매해 보는 경험을 가질 수 있다. 능숙한 수선이 가능한 이들은 수선 집을 창업하거나 의류 매장 수선 실에서 파트타임으로 일할 수도 있다.
 여성회관 2015년 2차(48기) 의류수선 강좌는 5월 4일부터 8월 29일까지(총 16회) 매주 목요일 오후 3시~6시, 수강료는 6만 원이고 옷감은 개별 구입해야 한다. 비슷한 강좌로는 직업기초교육강좌 중 의류소품리폼 강좌가 있다. 기간과 수강료는 의류수선 강좌와 동일하다. 수강을 원하는 이는 여성회관에 방문하거나 홈페이지(www.goyangwoman.org)에서 인터넷으로 접수 가능하다.
문의 031-909-9000




>>>미니 인터뷰 강좌현장에서 만난 사람들


수강생 김은진 씨(주교동)



재봉틀을 선물 받았는데 이를 활용하는 방법을 찾다 여성회관의 의류수선 강좌의 커리큘럼이 좋다고 들어 수강을 신청했어요. 제가 키가 작아 옷을 사면 대부분 줄여 입어야 해서 의류수선에 관심도 많았고 배워두면 취업에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했죠. 아직 초보이지만 바지 길이나 통 정도는 수선할 수 있게 됐어요. 제 옷을 제가 직접 줄여 입으니 정말 뿌듯해요. 바지 하나 줄이려면 보통 3~4천 원은 드는데, 그 비용도 아낄 수 있어 좋고요. 기능은 계속 익히고 연습하면 느는 거니까 꾸준히 익히렵니다. 



수강생 하은화 씨(행신동)



처음엔 가족들 옷을 만들려고 시작했는데, 배우다보니 취미생활을 넘어 가정경제에 도움이 되는 부업을 하고 싶은 마음이 생겼어요. 그래서 계속 재수강을 하고 있습니다. 의류수선이나 리폼은 성취감이 들어서 좋아요. 내 손으로 만든 옷이 어떤 모습으로 완성되어 나올까, 내가 입었을 때 어떤 모습일까 상상하며 옷을 만들면 정말 즐겁죠. 지금은 가족들의 바짓단이나 어깨 품 등 간단한 수선은 직접 하고 있어요. 지인들에게도 가끔 바짓단 수선을 해주기도 하구요.(호호)



수강생 여운자 씨(정발산동)



제가 체형이 남달라 옷을 수선해 입기가 쉽지 않았어요. 제 체형에 맞게 옷을 고쳐 입기 위해 수강을 시작했는데, 배울수록 재미있고 더 배워야 할 것이 생겨 재수강 하고 있어요. 버리기 아까웠던 옷을 리폼해 입는데 지금 입고 있는 옷도 제가 직접 고친 거예요. 원래 긴 코트였는데 짧게 줄이고, 낡은 소맷부리를 자르고 단을 새로 달았어요. 전에 양재를 배운 적이 있어 비교적 수월하게 배울 수 있었죠. 아들과 며느리, 손주들 옷도 제가 수선하거나 만들어 주고 있어요. 여행갈 때 제가 만들어준 패밀리 룩을 넷이 똑같이 입고 가는 모습이나 사진을 보면 얼마나 기분이 좋은지 몰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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