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물 철거의 제소전 화해

지역내일 2015-04-20


 
토지 위의 무단 점유자가 지상 무허가 건물을 철거하지 않고 나가지 않은 채 버티는 경우에  토지 소유자는 무단 점유자로부터 각서를 받거나 공증을 받고 철거 시기를 미루고 시간을 주는 경우가 많다. 약속한 때에 철거를 하지 않으면 공증이나 각서를 가지고 강제집행을 하려고 한다. 그러나 공증이나 각서만으로는 집행관을 불러 철거를 할 수 없다. 공증이나 각서에는 집행력이 없기 때문이다.
이런 경우에는 할 수 없이 법원에 소를 제기하여 철거 판결을 받아야 하는데 이경우 시간이 많이 걸리게 된다.


이렇게 번거로운 절차를 거치지 않고 바로 철거집행을 하는 방법이 있다. 법원의 제소전 화해 제도를 이용하는 것이다. 개인들은 이러한 제도를 잘 이용하지 않는다.


제소전 화해는 이해 당사자들이 법원에 화해 신청을 하여, 판사 앞에서 이해관계에 대한 약속을 조서로 작성한 다음 판결과 같이 집행력을 인정받는 제도이다. 합의 내용이 기재된 화해조서는 판결문과 같은 효력을 가지고, 그 내용대로 강제집행 할 수 있다. 즉, 공증, 인증과 제소전 화해조서의 차이는 강제집행을 할 수 있느냐 없느냐이다.


제소전 화해를 했다고 하더라도 항상 완벽한 해결책이 되는 것은 아니다. 제소전 화해에 등재된 무단 점유자가 강제집행 당시까지 그대로 점유를 유지하고 있다면 문제가 없지만 몰래 제3자에게 점유를 넘긴 경우에는 강제집행을 하는데 문제가 생긴다.
제소전 화해조서의 효력은 재판의 당사자 간에게만 미치는 것이 원칙이기 때문이다. 나중에 건물의 점유가 다른 사람에게 넘어가면 그 효력이 승계되지 않을 수 있다.


판례는 제소전 화해의 내용이 임대차 계약과 같이 채권적 청구권일 경우에 점유승계인에게 그 효력이 승계되지 않고, 소유권에 기한 명도청구와 같은 물권적 청구권일 경우에는 승계된다고 보고 있다. 그래서 실제 제소전 화해의 원인사실에서 어떤 내용을 기재하는가에 따라 그 효력이 달라지게 된다.


제소전 화해를 할 때 꼭 빼놓지 않아야 할 것이 집행 지연의 경우 손해배상을 하도록 하는 조항이다. 철거를 하지 않고 버틸 때 지체일수만큼의 손해배상금을 위약금으로 물도록 하는 문구도 넣으면 그냥 ‘건물을 철거하라’는 단순한 내용을 넣은 제소전 화해 조서보다 훨씬 효과가 커진다.
 
이재구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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