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낮의 기온차가 아직은 큰 때문인지 기다리던 꽃망울이 터지기까지는 조금 더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그럼에도 봄을 기대하며 한껏 부풀어 오른 마음이 가라앉을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면 꽃시장을 한번 방문해보자.
처음에는 아네모네, 나난크로스, 초화장미 등 화려한 색상의 꽃들이 눈길을 사로잡지만 어느덧 파스텔 톤의 은은한 아름다움을 뽐내는 수국의 자태와 꽃기린, 꽃다지, 재스민, 운간초, 엑사콤, 아기별꽃 등 무리를 지어 가지런히 놓인 소박한 야생화의 행렬에도 왠지 모를 매력이 느껴진다. 공기정화 기능이 있는 크루시아, 스투키, 고무나무와 산소방출량도 많고 해충이 싫어해 기르기도 쉽다는 자트로바 등 실속 있는 식물들의 인기도 만만치 않다.
꽃시장을 방문한 이들의 모습도 꽃만큼 다양하다. 주인장의 설명을 들으며 사진도 찍지만 구매는 잠시 후로 미루는 신중한 주부들도 있고, 부인과 이런저런 식물을 구입하면서 더 흥겨워 하는 남편도 있다. 꼼꼼하게 집안분위기에 어울리는 꽃이며, 색깔, 향의 조합까지 고민하는 젊은 부부의 모습도 눈에 띈다.
꽃 사러 어디로 가볼까?
사실 꽃을 구하는 일은 그리 어렵지 않다. 집 가까운 꽃집이나 화원에서 손쉽게 구입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대규모 꽃시장을 방문하면 평소 보기 힘들었던 꽃들도 구경할 수 있고, 가격도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다. 우리 지역에는 운 좋게도 의왕시 화훼단지와 과천 남서울화훼단지가 위치해 있다. 조금만 더 움직이면 양재화훼단지까지도 금방이다.
의왕화훼단지는 인덕원 사거리부터 드문드문 시작돼 의왕 새마을금고를 기점으로 가게들이 밀집해있고, 백운호수와 청계사 방면으로도 이어진다. 의왕화훼단지에서 만난 여해경 씨는 “주황색 제라늄을 사기 위해 이곳을 방문했다”며 “예전에는 제라늄 향기를 별로 좋아하지 않았지만 이제는 주변의 잔가지만 조금씩 정리해주면 풍성하게 잘 자라는 화려한 느낌의 제라늄이 좋아서 매년 봄마다 구매하고 있다”고 말했다.
과천시 주암동에 위치한 과천화훼단지는 남서울화훼단지라고도 불린다. 도매시장이기 때문에 가게에 따라 낱개 판매를 하지 않는 곳도 있으므로 구매 시 확인이 필요하다. 이곳에서 승용차로 5분 거리에는 국내 최대 규모인 양재화훼단지가 있다. 워낙 가까운 거리라서 화훼단지 두 곳을 동시에 방문해보는 계획을 세우더라도 전혀 부담스럽지 않다. 양재화훼단지는 거대한 온실 안에 모든 매장이 오픈된 형태로 운영된다. 통로를 따라 움직이며 입주해 있는 모든 가게의 꽃과 식물을 볼 수 있다. 마치 갤러리에서 미술품 감상하듯 멀리서 보다가 관심이 생기면 안으로 들어가 하나하나 묻고 따져보며 살 수 있다. 각 가게마다 다육식물, 야생화, 난 등 취급하는 종류에 다소 차이가 있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둘러보면서 가격을 비교해 본 후 구매를 결정하는 것이 좋다.
꽃 화분, 2~3000원 대 구입 가능
같은 종류의 꽃이라도 가게마다 어느 정도 차이가 있고, 한 개를 구입할 때와 달리 여러 개를 구입할 때 할인혜택을 주는 곳도 있다. 전반적으로 의왕화훼단지와 양재화훼단지의 가격 차이는 크지 않는 편이다. 텃밭에 키울 상추 모종의 경우 5개 1000원, 집안 테이블에 올려놓으면 딱 좋을 사이즈의 싱싱하고 풍성한 제라늄, 캄파눌라, 랜디 등 다양한 소화분용 꽃들은 2~3000원 대, 좀 더 큰 사이즈는 5000원 대 정도이다. 프리지아나 수국 등은 1만 원대이다.
화훼시장 관계자는 “랜디와 같이 화려한 꽃들은 대부분 향기가 없다”며 “집안의 향기를 좋게 하려면 율마, 라벤더, 재스민 등 허브식물이나, 꽃치자, 종이꽃, 천리향, 왁스플라워, 수선화, 데이지, 바이올렛, 프리뮬러, 히아신스, 아기별꽃 등 향기 좋은 화초를 구매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또한 “햇빛이나 물 관리 등이 서툰 초보자라면 부담 없이 키울 수 있는 캄파눌라나 혼자서도 잘 크는 무스카리, 칼라, 시클라멘 등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김경미 리포터 fun_seeker@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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