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원중학교 진로인성부장 윤순애 교사

“인성교육은 마음을 여는 것부터 시작됩니다”

지역내일 2015-03-29

우리 선생님
학창시절 좋은 선생님을 만나는 것은 큰 축복입니다. 때론 사교육이라는 거센 파도에 휩쓸려 쓴 소리를 듣기도 하지만, 여전히 사랑과 애정을 듬뿍 주시는 선생님들이 있습니다. <우리 선생님>에서는 아이들과 소통하기 위해 고민하며 노력하는 선생님들의 이야기를 담으려 합니다. 평생 잊지 못할 참된 가르침을 주시는 선생님을 소개합니다.








우리선생님- 신원중학교 진로인성부장 윤순애 교사


이제는 ‘인성교육’에 주목해야 할 때다. 청소년 우울증 1위, 자살률 1위라는 안타까운 현실에서 우리 아이들을 구해내기 위해서도 인성을 기르는 일에 집중해야 한다. 신원중학교의 윤순애 교사는 일찍이 인성교육에 관심을 두고 학생들의 정서적인 안정에 힘써 왔다. 신원중학교(교장 오선향) 진로인성 부장인 윤순애 교사를 만나 인성교육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 보았다.






채우기 바빴던 마음 내려놓다
윤순애 교사(55세)는 어릴 때부터 의지가 강했다. 한때는 부유한 집 막내딸로 걱정 없이 자랐지만 초등학교 4학년 때 갑자기 가세가 기울면서 자립심이 강한 아이로 성장했다.
“아버지가 운수업을 하셨어요. 100평이 넘는 집에 그 옛날에 자동차까지 있었는데 7남매가 하루아침에 반 지하에서 살게 됐죠. 그때 가난에서 벗어나야겠다고 다짐했어요.”
매일 밤 화장실에 쪼그려 앉아 공부를 하면서도 이른 새벽이면 악착같이 일어나 신문배달을 했다. 잦은 감기와 신장염을 달고 살아도 멈출 수 없었다. 스스로 등록금과 용돈을 해결해야 했기에 남들보다 일찍 홀로서기를 했다. 대학생활도 마찬가지였다. 평소 원하던 대로 학비가 싼 국립대학에 들어갔고, 불어와 영어, 일본어를 두루 섭렵해 인정받는 외국어 교사가 됐다. 뭐든 당차게 해내서 무엇 하나 거리낄 게 없는 그녀였다.
그런 그녀에게 변화가 찾아왔다. 2009년 법륜스님의 『금강경 이야기』를 만나면서 이전과는 다른 삶을 살게 된다. ‘그동안 잘못 살았구나’하는 크나큰 깨달음과 함께 채우기에 바빴던 마음을 하나씩 내려놓게 됐다. 경쟁과 비교에서 벗어나 ‘나로 의미 있는 삶을 살아야겠다’는 다짐도 했다.











인성교육의 밑그림 ‘교사 멘토링’
그녀는 먼저 학교 안에서 할 수 있는 일을 찾았다. 평소 명상에 관심이 많았던 터라 자연스럽게 인성교육에 관심을 가지게 됐다. 아이들 마음을 열기 위해서는 교사가 편안해야 한다고 판단해 그들을 위한 ‘교사 멘토링’부터 시작했다.
“인성교육은 혼자서는 할 수 없어요. 담임선생님들이 교실에서 엄마 역할을 해줘야 하죠. 그래서 일주일에 한 번 젊은 교사들을 대상으로 그동안 겪은 시행착오와 경험들을 나눴어요. ‘괜찮아’라고 격려도 하고요.”
이렇게 차곡차곡 쌓인 노하우는 신원중학교 인성진로부장으로 부임하면서 빛을 발했다. 지난 2013년에는 교육부 선정 인성교육 우수학교로 지정되는데 큰 보탬이 되기도 됐다. 학생들에게 가장 반응이 좋은 프로그램은 영상을 보고, 느끼고, 생각하고, 표현하면서 자신을 되돌아보게 하는 ‘주제가 있는 영상’이다. 매주 영상을 찾아 편집하는 과정이 고되지만 하루하루 성장해가는 아이들을 보면 큰 보람을 느낀다고 한다. 자신의 마음을 이해하고 관리할 수 있는 마음일기 ‘心봤다’도 반응이 뜨겁다. 특히 담임교사와 유대감을 형성해 고민 상담을 쉽게 할 수 있어서 유용하다. “마음일기는 1년의 제작기간을 거쳤어요. 자신에게 예민해지고 열등감을 강하게 드러내는 청소년기를 건강하게 보내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만들었어요.” 이외 아이들 ‘心力 키우기’를 위해 ‘마음일기 교사연구회’ 활동도 하고 있다. 






마음 여는 어머니 교육에 앞장서고파
인성교육은 환경을 빼놓고는 말할 수 없다. 아무리 프로그램이 좋아도 근본적인 가정의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큰 변화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그래서 그녀는 ‘어머니 교육’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지금도 학부모가 청해오는 면담은 열일을 제치고 반긴다. 
“아이가 태어나면서 엄마도 함께 태어났어요. 아이의 마음을 헤아릴 수 있도록 엄마도 성장과정을 거쳐야 해요. 아이들이 잘 자라기 위해서는 엄마의 자각이 꼭 필요하거든요.”
학교에 있는 동안은 지금처럼 학생과 교사, 학부모를 위하며 지낼 생각이다. 학교를 떠나서는 오로지 ‘어머니 교육’에 전념할 계획이다. “아이가 성장하는 단계에 따라 엄마가 해야 할 것과 허용해야 할 것들을 알뜰히 알려주고 건강한 어른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싶어요. 엄마가 행복할 수 있는 방법도 알려주고요.”
아이들은 소박하게 웃는 그녀를 보고 ‘꼬북이’ 같다고 한다. 하지만 그녀의 열정을 가까이서 지켜본 동료 교사들은 ‘잔 다르크’를 닮았다고 한다. 그녀의 열정이 언제까지나 식지 않기를 바라본다.  
이남숙 리포터 nabisuk@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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