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서 남자 교사를 찾기가 쉽지는 않지요. 그래서인지 유치원 시기에 남자 선생님을 만난다는 게 부모들에게는 부담이고, 걱정으로 다가올 수 있습니다. 하지만 남자라고 해서 다를 것은 없습니다. 아이들을 사랑하는 마음과 교육에 대한 열정은 여교사 못지않으니까요. 남자여서 오히려 아이들의 인기를 한 몸에 받고 있는 안현식 교사를 만났습니다.
남지연 리포터 lamanua@naver.com
유치원 교사는 어릴 적부터 꿈꿔 온 직업
늘푸름유치원(후곡마을)에 재직 중인 안현식 교사는 어릴 적부터 유치원 교사를 꿈꿨다고 한다. 안 교사는 “아버지가 일찍 돌아가셔서 그 빈자리를 많이 느끼면서 자랐지요. 아빠의 역할은 어떤 것일까 고민하면서 성장했고, 그러다보니 아빠의 역할을 하면서도 좋은 교육자가 될 수 있는 유치원 교사가 자연스럽게 꿈이 됐습니다”라고 말했다.
안 교사는 첫 부임지이기도 한 지금 유치원에서 5년째 아이들을 맞고 있다. 그의 첫 유치원 교사 생활은 어땠을까. 여느 직장 초년생이 다 그렇듯, 안 교사 역시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다. 육아 경험이 없는 데다 갓 교사 생활을 시작한 나이가 25살 밖에 되지 않았으니 그 어려움이라는 게 짐작이 간다.
“처음 만 3세 친구들을 맡았었는데, 소변 실수를 한 여자 원아의 옷을 갈아입혔죠. 그런데 팬티를 뒤집어 입힌 거예요. 부모에게 항의를 받았죠. 저도 처음이라 너무 당황했고, 지금 생각해도 큰 실수였다고 생각해요. 그 이후로는 여자 아이들의 용변 문제는 다른 교사들에게 부탁드려요”
몸으로 같이 놀아주는 인기 만점 선생님
때로는 ‘남자 교사는 싫다’며 무조건 선입견을 가진 학부모들을 만날 때도 있었다. 하지만 그런 부모들도 시간이 지나면 오히려 남자 교사라서 자녀의 유치원 생활이 더 즐거웠던 것 같다고 감사를 전해오기도 한단다.
‘유치원 생활은 신나야 한다’고 생각하는 안 교사.
“유치원에서 즐겁고 행복하게 지낼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어요. 여자 교사처럼 아기자기하고 섬세한 부분은 부족할 수도 있어요. 하지만 여교사가 부족한 부분은 제가 채워줄 수 있다고 생각해요. 에너지를 풀어낼 수 있도록 신체놀이를 많이 해주는 식이죠. 바깥놀이를 할 때도 제재를 하기보다 아이들이 맘껏 뛰어놀 수 있도록 배려해주고 있답니다.”
때문에 원아들 사이에서도 안 교사는 아빠처럼 ‘같이 놀아주는 재미있는 선생님’으로 통하고 있다.
수업의 질 역시 안 교사가 중요시하는 부분이다. 아이들이 안전한 울타리 안에서 성장할 수 있도록 하는 ‘보육’은 절대적인 기본 조건이기에 다음으로 집중해야 할 것이 수업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아무래도 아이들은 집중력이 쉽게 떨어지죠. 때문에 어떻게 하면 흥미 있게 수업을 이끌어갈 수 있을까 고민하죠. 내용과 관련해 교구 등 기타 재료들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어요”
선생님의 진심은 아이들이 먼저 알아줘
남자 교사라서 특별히 아이들을 대하는 스킬은 따로 없다. 가장 중요한 것은 마음. 진실 된 마음은 언젠간 누구에게나 통하는 법이니 말이다. 안 교사 역시 그 진리를 아이들을 대할 때마다 느끼고 있다.
“아이들에게 교사가 남자, 여자라는 것은 중요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진심으로 자신을 사랑해주고 믿을 만한 사람이라는 것을 알면 마음을 열고 먼저 다가와주죠”
현재 안 교사는 유치원에서 5세 반 담임을 맡고 있다. 신학기가 시작된 지금, 아이들의 유치원 적응 기간이라 한창 바쁘고 진땀을 빼는 시기다. 엄마와 떨어지기 싫어 울며 등원하는 아이, 대소변을 아직 가리지 못하는 아이, 잠깐도 제자리에 앉아있지 못하는 아이 등 제각각이라 돌봐야 할 게 많은 시간이다. 하지만 앞으로 1년 후 변화된 아이들의 모습을 기대하면 그 설렘이 힘이 된다고 한다.
“사랑을 주는 만큼 아이들은 성장하는 것 같아요. 시간이 지나면서 변해가는 모습을 볼 때 큰 보람을 느끼지요. 아이들의 밝은 표정, 고맙다고 표현해주는 행동 하나하나가 큰 힘이 되지요”
안 교사의 꿈은 소박하다. 아이들을 사랑하고, 아이들의 사랑을 받는 좋은 선생님 되기다. 때문에 전문성을 키우기 위한 노력도 게을리 하지 않는다. 현재는 대학원 진학을 위한 공부도 다시 하고 있다. 훗날 유치원 운영도 해보고 싶다는 안 교사. 물론 그가 꿈꾸는 유치원은 아이들이 즐거운 유치원, 행복한 유치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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