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고의 위기론이 팽배한 가운데, 수원 일반고의 대입 진학률이 갈수록 떨어진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그러나 높아진 수시 비중, 학생부종합전형 등의 확대는 결코 일반고에도 불리하지 않다는 것이 일반적인 견해. 수원의 일반고에서는 변화하는 입시환경에 어느 정도 대비하고 있을까? 수원 일반고들의 2015학년 대학 진학 결과를 알아보고, 학교별 입시 전략과 수시 대비 프로그램 등을 살펴본다.
수원 일반고 2015학년 대학 진학 실적① - 유신고
입학부터 체계적인 교과·비교과 관리로, 명문사학의 명성은 계속 된다
전통적으로 수학·과학을 잘하는 학생들의 지원 공세 속에 명문 사학의 자리를 굳건히 지켜온 유신고. 2013년 동아일보 학교 평가 경기도 일반고 11위, 2014학년도 수능 언·수 1·2 등급 비율 수원시 1위 등은 유신고의 위상을 가늠하게 해 주는 객관적 지표다. 2014학년도에는 수원시 서울대 최다 합격생(8명)을 배출했으며, 2015학년도에도 서울대를 비롯한 명문대에 많은 학생들을 진학시켰다. 변화하는 입시에 발 빠르게 대응하며, 입학에서 졸업까지 체계적인 교과 및 비교과 관리를 통해 입시 경쟁력을 키워가고 있다.
■전통적으로 이과가 강했던 유신고, 2015학년도는 문과의 약진도 두드러져
유신고는 수학·과학이 강한 학교로 명성이 높았다. 그 결과 매년 꾸준히 좋은 입시 실적을 자랑해 왔다. 특히 이과 상위권 학생들의 의대 및 서울대·연대·고대·성대·한양대 등 명문대 진학이 두드러졌다. 2014학년도 졸업생의 경우에는 수학 1등급이 전체 학생수의 15%를 차지할 정도로 수학에 강세를 보였고, 서울대에 8명이 합격함으로써 수원시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2015학년도의 입시 결과를 보면 수학B형의 난이도 조절 실패의 여파로 수학1·2등급이 감소하면서 이과 최상위권대의 진학률이 다소 주춤해졌다. 하지만 서울대 3명, 의대 6명의 합격 외에도 150여 명을 아주대·인하대 포함해 ‘인서울’인 중상위권대에 진학시키는 저력을 과시했다.
유신고 노재윤 진학 부장의 설명이다. “전통적으로 이과가 우세했지만 2015학년도에는 문과에서도 좋은 결과를 냈다. 학교의 지속적인 논술 준비로 수시 논술전형 합격생과, 수능 상위권 학생의 증가에 따른 정시합격생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특목·자사고가 부럽지 않는 수시대비 교내 프로그램
유신고는 수학 특성화 교육, 과학·외국어 교육의 활성화, 교과 교실제 운영 등 경쟁력 있는 일반고의 면모를 갖춘 학교. 대입의 중심축이 수시로 옮겨가면서 특목·자사고가 부럽지 않는 다양한 수시대비 프로그램으로 변화하는 입시에 적극 대응하고 있다.
2010년에 시작한 ‘I can We can’ 프로그램은 교과의 핵심내용을 동아리 활동으로 연계해, 학습의 흥미를 높이고 있다. 학생들이 자체적으로 조직해 활발하게 활동하는 동아리 외에도 작년부터는 자율동아리를 만들어 활동 보고서나 소논문을 작성하도록 이끌고 있다. 2008년부터는 대학 연계 실험도 진행해 왔는데, 현재 성균관대 및 경기대와 연계해 대학의 시설을 이용한 수준 높은 실험으로 상위권 대학으로부터 인정받고 있다. 이 모든 활동들은 학생들의 진로와 연관돼 학생부종합전형에 유리하게 작용해 왔다.
각 교과 마다 주간 프로그램이 있는 것도 특징. 수학경시· 수학과 관련된 교과체험 등의 수학주간, 과학탐구 토론대회·실험대회·과학경시대회 등의 과학주간은 물론 국어·영어·사회 주간도 있다. 노 부장은 “자신의 진로에 맞춘 각 과목에 관심을 갖고 학생들이 참여해 체험활동, 소논문 보고서 발표 대회 등을 한다. 결과물에 대한 수상도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전공독서노트를 만들고, 독서포트폴리오 대회를 개최하는 독서주간 등의 독서 활동도 학생들이 원하는 진로 준비에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명문대 수시합격에 있어서 논술전형을 빠뜨릴 수 없다. 인문·수리 논술강좌를 운영함으로써 좋은 결과를 내고 있다. 특히 내부 교사의 수리논술 강좌는 학생들의 취약부분을 보완하고, 학생 서로 간에 자극이 되는 효과를 내며 명문대 진학실적을 높이고 있다.
■학생 개개인의 관심과 적성 찾기, 합격을 부르는 진학지도
유신고는 다양한 프로그램뿐만 아니라 올해부터는 진학팀을 진학부로 승격시켜 각 학년과 학생의 특색에 맞게 맞춤별 진로·진학지도에 나섰다. 1학년은 진로 탐색을 위해 다양한 경험을 쌓게 하고, 1학년 내신 성적을 바탕으로 2학년 때 본격적으로 진로에 맞는 활동을 하도록 격려한다. 또한 학생부종합전형 준비를 원하는 1~2학년 학생들을 위해서 ‘관리파일’을 만들어 지도할 예정이다. 파일에는 학생들의 다양한 비교과 활동, 수행평가 등을 기록해 담임, 학년부장, 진학부서 등이 함께 전공적합성에 맞는 활동들을 강화하도록 돕는다.
“현재 학생부종합전형이 대세라고 해도 실질적으로 상위권이나 하위권 대학에서 주로 선발하기 때문에 모든 학생이 대상은 아니다. 학생부종합전형의 입시결과를 추적해보니 과거보다는 내신의 영향력이 약화됐다고 해도 그 비중은 절대적”이라는 노재윤 부장교사는 “내신에 따라 달리 준비하지 않으면 실제 학생부종합전형으로 갈 수 있는 대학과 가고 싶은 대학에 불일치가 생긴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유신고에서는 내신이 3등급 초반이라도 수학·과학에 강한 이과거나, 모의 성적이 잘 나오는 문과의 경우 학생부종합전형보다 논술전형이나 정시로 보다 좋은 대학에 진학할 수 있어 더욱 신중하게 맞춤별 진학지도를 하고 있다.
또한 입시 체제가 매년 변화하면서 아무도 입시에 대해 장담을 못하는 상황. 입학부터 학생과 학부모들에게 계속 입시정보와 입시전략을 제공하며 합격으로 가는 길을 안내하고 있다.
권성미 리포터 kwons0212@naver.com
표1)최근 대학 진학 실적(중복합격제외, 재학생)
년도 | 전체인원 | 대학진학 | 수시합격 | 수도권소재 이상 | ||
2014 | 596 | 408 | 224(54.9%) | 수시 | 정시 | 합 |
134 | 111 | 245 | ||||
2015 | 574 | 400 | 235(58.8%) | 수시 | 정시 | 합 |
115 | 90 | 205 |
표2)최근 대학 진학 결과(중복합격 제외, 재학생)
구분 | 2014 | 2015 | ||||
수시 | 정시 | 소계 | 수시 | 정시 | 소계 | |
상위권대 | 38 | 23 | 61 | 27 | 13 | 40 |
중상위권대 | 31 | 21 | 52 | 54 | 52 | 106 |
중위권대 | 65 | 67 | 132 | 34 | 25 | 59 |
합계 | 134 | 111 | 245 | 115 | 90 | 205 |
*상위권대 상위 10개대학/ 중상위대 상위20개대학/ 중위권대 수도권소재대학
■졸업생 인터뷰
김수영(서울대 기계항공공학과 - 수시 일반전형)
김수영 군의 내신 성적은 2등급 초반. 서울대 수시를 쓰면서 많은 고민을 했단다. 고교 입학 후 물리학과나 공대로 진로를 정하고 관련 활동들을 했지만, 내신만 보고 떨어뜨리지 않을까라는 생각에서였다. 로봇활동에 흥미를 느끼면서 전공을 기계공학과로 정하는 계기가 된 영재반, 경험을 쌓고 상을 받기도 한 수학·과학 주간행사와 수학동아리, 수학 심화보충수업, 학교에서 추천한 국립과천과학관 창의캠프 등이 수영 군이 참여했던 교내외 활동들이었다. 우려를 딛고 합격한 수영 군은 자신의 느낌을 진솔하게 기록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어찌 보면 그렇게 많은 활동을 한 것도 아니었어요. 자기소개서에 소소한 활동이라도 느낀 점을 진솔하고 진정성 있게 썼는데 그것을 높이 평가받아 합격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하형준 (연세대 경제학과 입학 - 수시 특기자 전형)
올해 연세대 경제학과에 입학한 하형준 군은 원래 이과 지망생이었다. 선배들의 얘기나 부모님의 조언을 들으며 진로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한 후, 자신과 더 맞게 느껴지는 문과 쪽으로 진로를 수정했다. 1학년 때부터 학생부종합전형이나 특기자 전형 등을 염두에 두고 활동해 나갔다. 유신고는 그에 대비할 수 있는 환경이 잘 조성돼 있어 합격에 도움이 됐단다. “이과 지망생이어서 수학이 강했는데, 문·이과 통합 수학경시에서의 수상한 것을 생기부에 부각시킬 수 있었어요. 매학기 독서포트폴리오 대회에 참여하고, 특히 상경계열 분야의 책을 꾸준히 읽을 수 있었던 독서프로그램의 도움도 컸어요. 실제 면접에서 그간 읽었던 책들을 떠올리며 자신 있게 답변할 수 있었어요.” 형준 군은 유신고 최대 장점은 선생님들이란다. 1학년 때부터 진로·진학팀 선생님을 찾아가 생기부에 도움 될 만한 활동에 대해 상담 받을 수 있었다고. 담임선생님을 비롯해 모든 선생님이 합격을 향해 함께 달려주신 데 대해 감사함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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