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인물 - ‘쭝이랑 딸기체험농장’ 대표 김일중 씨

25살 청춘, 농업에서 길을 찾다!

딸기처럼 새콤달콤한 쭝이의 농사 이야기

지역내일 2015-03-23

딸기체험 취재를 하다 직접 농장을 운영하는 25세 젊은 여성 김일중 씨를 알게 되었다. 이름은 50~60대 남성 같은데 젊은 여성이라니, 호기심이 발동하여 용인시 처인구 원삼면으로 취재를 나섰다. 주말마다 딸기체험 오는 아이들 맞느라 바쁘다는 그녀가 요새 가장 많이 듣는 질문은 “사장님 어디 계세요?”이다. 누가 이렇게 젊고 예쁜 아가씨가 딸기농장 사장님이라고 상상했겠는가.

김일중


어른이 되면 도시에서 살고 싶었어요
일중 씨가 태어나 자란 곳은 용인 체험농장으로 유명한 ‘한터 조랑말 농장’이다. 세 딸 중 늦둥이 막내로 태어나 유년시절 친구 대신 동물들과 얘기하고 놀고 산과 들을 쏘다녔다.
“중학교 때 잠시 용인시내에서 살았어요. 교통도 편리하고 배달 음식도 신기했어요. 나중에 크면 꼭 도시로 나가서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했죠.”
농장에서 통학이 어려워 경기도 광주의 한 기숙 여자고등학교를 다니게 되었다. 일반 인문계 학교였는데, 고3이 되어 진로고민을 시작하자 부모님께서 농업을 권유하셨다.
“저야 당연히 싫었죠. 어떻게 해서든 도시로 나갈 궁리를 하고 있었거든요. 그런데, 6~7살 위의 언니들을 보니 다들 본인 의지대로 컴퓨터 공학과 의료공학을 선택했다가 유아교육과 조경으로 진로를 바꾸더라고요. 지금 정하는 진로가 꼭 끝까지 가는 것은 아닐 수도 있다는 생각에 제가 갈 수 있는 여러 가지 길 중에 농업도 추가하기로 했어요.”


한국농수산대학 지원해 일찌감치 진로 찾다
“제가 한국농수산대학에 지원하겠다고 하니 담임선생님이나 친구들이 말렸어요. 인문계에서 전문계 농업대학에 가겠다고 하는 것을 의아해 했거든요.”
한국농수산대학은 국립단과대학으로 3년제이고, 졸업 후 1년간 현장에 투입돼 영농의무를 다하면 4년제 학사증이 수여되는 학교이다. 일중 씨가 학교에 다니면서 집중했던 것은 4-H라는 청년 농업인 단체 활동이었다.
“제 또래 친구들은 여전히 진로 탐색으로 방황 중인데, 4-H에서 만난 젊은 농업인들은 벌써 본인의 세상을 핸들링 할 여유가 있더라고요. 젊은 나이에 남들이 선택하지 않는 농업을 선택한 사람들은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강단이 있어요. 농업이 진짜 내 길인가 고민할 때, 4-H에서 큰 비전을 발견하고 확신을 갖게 됐죠.”
작년에 일중 씨는 ‘글로벌 4-H네트워크 세계대회’에 스태프로 참여하여 태국에서 한국의 농업을 소개할 기회를 가졌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 열린 아시아 4-H 컨퍼런스에도 참여하고, 캄보디아에 가서 4-H 봉사활동도 경험했다.


젊은 감각 더해진 ‘쭝이랑 딸기체험농장’
졸업 전부터 일중 씨는 사업 구상을 했다. 농가의 비수기인 겨울에 할 수 있는 종목을 찾다가 ‘딸기’를 정했고, 도농 복합도시인 용인의 특성을 살려 순수 생산납품 재배보다는 체험위주의 딸기재배를 하기로 마음먹었다. 딸기농장에 3달간 숙식하며 실습에 돌입했고 화성, 논산, 이천 등 경기도 주변의 딸기농가를 여러 곳을 직접 방문해 정보도 모았다.
다른 농장과 달리 재배 시스템을 선진화하고 깔끔, 쾌적한 시설을 만들기로 자신만의 콘셉트도 세웠다. 가족들의 조언, 자신의 취향, 틈새에 대한 고민, 지역사회 분석 등을 통해 구체적으로 자신의 사업 분야를 스스로 결정해 나갔다는 일중 씨가 대견해보였다.
‘쭝이네 딸기농장’은 올해 1월부터 개방했는데 벌써부터 입소문이 나서 인기 만발이다. 인터뷰 중에도 계속 오는 예약문의 전화로 바빠 보였다. 일중 씨의 딸기 하우스는 수경재배용 베드에 딸기가 심어져 있어 깔끔하고 편하게 딸기를 딸 수 있다. 급수와 송풍이 전 자동 시스템화 되어 있고, 벌들이 날아다니며 수정하는 친환경 재배이다. 별도 하우스에 마련된 체험장은 예쁜 카페 분위기였는데, 화장실과 세면대, 카페 데스크는 도시에서 온 체험자들을 위해 특별히 신경 쓴 흔적이 역력했다.


젊은 영농인으로 나의 가능성은 무한대!
일중 씨는 2월부터 경기도 농업기술원 마이스터 대학에서 운영하는 딸기 마이스터 2년 과정을 수강하고 있다. 이 과정은 기존 딸기재배 종사자들을 위한 전문 심화내용인데, 일중 씨는 딸기농장 운영 초보자이긴 하지만 농수산대학 졸업과 4-H활동, 딸기농장 실습 경력과 딸기농장 사업계획서 등을 제출해 잠재능력을 인정받아 수강할 수 있게 되었다고 한다.
이제 스물다섯 살. 젊은 여성 농업인으로서 일중 씨는 앞으로 어떤 일을 이루고 싶을까?
“도시와 농촌이 연결된 사업을 확장해보고 싶어요. 농산물 납품과 농장체험에서 끝내는 게 아니라 직접 판매하며 고객과 신뢰를 쌓아갈 수 있는 도시 매장도 운영해보고 싶어요”라고 당차게 말했다. 젊은이들에게 외면받기 때문에 오히려 젊은이들에게 주어지는 기회가 많다는 농업. 굳은 심지로 젊은 감각을 더해 무한한 가능성을 펼치고 있는 일중 씨의 스물다섯 청춘을 힘껏 응원한다. 


오은정 리포터 ohej062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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