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선생님_ 월촌중학교 함영기 교사(교실밖교사커뮤니티 대표)

“권위를 내려놓으면 아이들과 소통의 폭이 훨씬 넓어집니다”

지역내일 2014-11-19

학창시절, 학생들에게 꿈과 희망을 전해주고 그 속에서 행복을 찾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선생님, 그런 선생님을 만나는 것은 축복이자 행운입니다. 때로는 의도와는 다르게 오히려 쓴소리를 들을 때도 있지만 여전히 사랑과 애정을 쏟아주시는 선생님들이 있습니다. <우리 선생님> 코너에서는 아이들과 소통하기 위해 더 잘 가르치기 위해 노력하는 선생님들의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평생 잊지 못할 참된 가르침을 전해주시는 선생님을 소개합니다.



교직생활 30년차, 중학교에서 사춘기 아이들을, 대학에서는 예비교사들을 가르치고 있는 함영기 월촌중학교(교장 김종화) 교사. 17년째 온라인 교사공동체 ‘교실밖커뮤니티’ 대표를 맡아 교사전문성 신장을 위한 활동을 해 오면서 강의 및 저술 활동으로 교육에 대한 사유와  교육과정, 시민의 교육 참여 등에 대한 의견을 밝혀왔다. ‘수업 전문성’을 주제로 한 논문으로 교육학 박사학위를 받고 교육희망 객원 필진으로, 페이스북에서 교육 글쓰기를 통해 끊임없이 소통하고 있는 함영기 교사를 만났다.

월촌중함영기


교실밖교사커뮤니티 대표와 7번째 저서 ‘교육사유’
교실밖교사커뮤니티(이하 교컴)는 1997년 8월 시작된 온라인 교사공동체다. 전국의 초중고, 특수 교사들 7만 5천명이 회원으로 가입해 있으며 이곳에서는 수업 및 학급운영 자료는 물론 교육이슈가 되는 칼럼과 해외에 나가 있는 통신원으로부터 들어오는 해외교육 소식까지 수시로 올라오는 교사들의 공부공간이자 쉼터 역할을 하고 있다.
교컴 대표를 맡고 있는 함영기 교사는 “교컴에서는 ‘책 읽는 교컴’, ‘공부하는 교컴’, ‘교단일기’를 비롯해 교사들의 전문성을 신장하기 위한 여러 프로그램이 진행되고 있으며 일 년에 두 번씩 전국의 교사들이 모여 활동성과를 나누고 성장의 기회를 갖는 ‘교컴 수련회’가 스물네 번째 진행됐다”고 소개한다.
사실 교컴은 함 교사가 97년 컴퓨터 교육으로 석사 과정을 밟으면서 온라인으로 교사들과 교육에 대해 소통하고자 만들게 됐다. “교육 문제에 대해 교사들끼리 생각도 나누고 토론도 하고 공론화 시켜서 교사들의 의식을 제고하자는 의미에서 온라인 커뮤니티 공간을 만들어보고 싶었습니다.”
교컴이 탄생한 97년은 인터넷이 막 활성화되기 시작한 초기라 인터넷을 하는 교사가 별로 없었다. 온라인상으로 소통을 하려면 교사들을 컴퓨터 앞으로 끌어들이는 것이 먼저였다. 그래서 생각해낸 아이디어가 교육용 홈페이지를 만들어주는 것이었다. ‘사례로 풀어보는 pc테크닉’ ‘바람직한 ICT활용교육 이론과 실제’ 등과 같은 홈페이지를 만들 수 있는 책을 편찬해 교사들이 컴퓨터와 친해지게 만들었다. 그리고 컴퓨터가 붐이 일기 시작하면서 교컴은 순식간에 ‘개인으로 시작해 웹사이트를 성공시킨 사례’로 주목을 받았다. 여기저기 강연이 이어지고 네이버나 교육부 에듀넷의 자문과 컨설팅을 맡으면서 컴퓨터와 관련된 일을 하게 됐다.
하지만 함 교사가 원했던 건 교사들과의 소통이지 컴퓨터를 가르치는 건 아니었다. ‘이건 아니다’는 생각을 갖게 된 함 교사는 단행본으로 출판 작업 중이던 동영상 제작 교재를 인쇄 직전 e-book 형태로 무료로 배포했다. 그리고 모든 활동을 접고 다시 교육학으로 박사과정을 공부했다.
성균관대학교 대학원에서 ‘수업전문성’을 주제로 한 논문으로 교육학 박사학위를 받았고 ‘통하는 학교 통하는 교실을 위한 교사리더십’ ‘수업전문성의 재 개념화를 위한 실천적 탐색’ 등의 책을 펴냈다. ‘교사 문화’ ‘수업전문성’ ‘ICT 교육의 상업화’ 등에 대한 학술논문도 발표했다.
올해 1월 함 교사의 7번째 저서 ‘교육사유’가 출판됐다. 부제를 ‘실천하는 교사, 깨어있는 시민을 위한’으로 달았다. 그동안 틈틈이 써 온 교육칼럼에 새로운 글을 추가해 한 권으로 엮은 것이다. 함 교사는 “교육사유는 ‘생각하며 사는 교직생활’을 전망하자는 것”이라며 “우리나라의 교육 문제를 국가, 사회 등 구조 측면과 교사의 개인적 실존을 통합해 사고할 때 개선에 대한 그림도 그릴 수 있다고 제안하는 글”이라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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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훈, 이곳에 귀하지 않은 삶은 없다
함 교사의 첫 교직생활은 동작구에 있는 ‘장승중학교’였다. 아이들이 수학이라는 과목은 싫지만 수학선생님은 좋다고 말할 만큼 아이들 편에 서는 교사였다.
공부가 뒤처지는 아이들은 따로 모아서 밤늦도록 보충학습을 시켜주기도 하고 때로는 집을 개방해 아이들이 수시로 드나들기도 했다. 아이들 편에서 보면 함 교사는 친구 같은 선생님이었다. 그 점은 지금도 크게 다르지 않다. 50대 교사로서 아이들과 나이 차이가 많이 나지만 잘 따르고 친구처럼 지낸다. 함 교사는 “권위를 내려놓으면 아이들과 소통의 폭이 훨씬 넓어진다”고 밝힌다.
함 교사는 현재 월촌중학교에서 2학년 담임을 맡고 있다. 그 반의 급훈은 ‘이곳에 귀하지 않은 삶은 없다’이다. 함 교사가 이런 내용으로 급훈으로 삼은 이유는 다른 사람도 나만큼 귀한 존재라는 것을 알고 배려와 존중으로 함께 성장하자는 의미에서란다. “이렇게 성장해야 어른이 됐을 때 타인을 배려하고 자신이 한 행동에 대해서는 책임을 지는 자세를 갖게 됩니다.”
이 교훈은 함 교사는 새 학기가 시작되면 반 학생들과 세우는 원칙과도 밀접한 연관이 있다. 함 교사는 학생들의 복장이나 머리 모양 등에 대해서는 주의를 주지도 단속하지도 않는다. 이유는 아이들이 머리와 복장으로 자신의 개성을 발현하기도 하고 에너지를 발산하는 통로로 삼는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타인에게 불편함을 주는 폭력이나 따돌림, 수업을 방해하는 행위들은 예외 없이 벌을 준다. 모두가 행복한 교실을 만들기 위한 함 교사만의 원칙이란다.
앞으로도 계속 친구 같은 선생님으로 남고 싶다는 함영기 교사는 수업 종이 울리고 교무실을 나서 교실로 들어가는 1~2분 동안 학생들이 기다려 주는 교사가 되고 싶단다. 또 한 가지 교사와 시민들과 함께 공감할 수 있는 책을 1년에 한 권씩 쓰고 싶다고 갈무리한다.


송정순 리포터 ilovesjsmor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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