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다. 창밖은 어느새 봄볕이 화창하고 어디든 밖으로 나가야만 할 것 같은 계절. 그래도 아직은 봄바람이 차가워 선 듯 교외로 나서기 어렵다면 동네 갤러리에서 그림감상은 어떨까? 미술 감상은 어렵게 생각하면 한없이 어려운 세계지만, 이 또한 마음먹기 나름. 운동 삼아 나선 산책길, 한적한 동네 골목에 숨어있는 작은 미술관에서 그림 한 점과 마주해보는 것은 어떨까?
그림, 문턱을 낮추다
“운동화를 신고 편안한 차림으로 그림과 만날 수 있는 공간이 있어서 동네 주민은 물론이고 유치원생부터 노인들까지 다양한 연령층의 구민들이 미술관을 찾아요.” 송파구 예송미술관에서 자원봉사를 하고 있는 홍순영(57. 잠실동)씨의 말이다. 일부러 시간을 내지 않아도, 차림에 신경을 쓰지 않고 부담 없이 방문할 수 있는 곳이라 그림 애호가들의 저변확대에도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며 자원봉사의 보람을 느낀다고 강조한다. 우리 동네 곳곳에 숨은 듯 자리하고 있는 미술관은 흔히 볼 수 있는 관람 동선과 거리제한선도 없어 내가 원하는 거리에서 눈에 들어오는 방향으로 자유롭게 이동하며 보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취미로 미술 감상을 즐기거나 신인 작가들의 개인전도 가능해 관람객은 물론 미술가들에게도 좋은 공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그림을 감상하는 것은 전문적 지식이 없어도, 작가와 대화하듯 편하게 다가서면 된다. 그림을 보는 자세와 관점에 대한 평론으로 유명한 오주석 교수는 그의 저서 ‘한국의 미 특강’에서 ‘그림을 볼 때 큰 그림 앞에서는 뒤로 물러서서, 작은 작품은 좀 들어가서 보고 본능적으로 거리를 맞추면서 감상하는 것이 우선 중요하다. 서열 하듯 일정한 속도 봐서는 안 된다’면서 ‘동양화든 서양화든 회화작품은 크기의 대각선을 그었을 때 대략 대각선만큼 또는 1.5배 정도 떨어진 거리에서 보는 것이 적당하다’고 설명한 바 있다.
일러스트, 캐릭터 아트 ‘에브리데이몬데이’
일러스트나 캐릭터 아트는 정통회화에 비해 국내에서는 아직 대중화되지 않은 분야다. 에브리데이몬데이 갤러리는 해외작가는 물론 국내 캐릭터 작가들의 그림을 주로 전시하는 갤러리다. 전시 시작일 저녁에는 오프닝 행사를 통해 전시작품에 대한 작가의 설명을 직접 듣고 대화할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하기 때문에 관람객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심지현 큐레이터는 “오프닝 행사는 작가와 직접 그림에 대해 대화할 수 있는 기회이기 때문에 그림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이 없어도 부담 없이 즐기기에 좋다. 정통회화에 비해 독특한 캐릭터들이 등장하기 때문에 그림을 대하는데 보다 친밀감이 느껴져 아이들 함께 관람하기에도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한다. 3월20일부터는 일러스트레이터 김용오씨의 개인전이 열린다. 김용오씨는 뚜렷하고 깔끔한 선과 그 사이사이를 채워나가는 원색의 컬러블로킹 스타일 일러스트레이터로 이번 전시에서는 여행과 관련한 테마를 그림으로 표현한 작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작은갤러리’ & ‘예송미술관’
송파구청 1층과 2층에 마련된 작은갤러리는 현대미술에 생소한 일반 구민들을 위해 조성된 곳으로 송파지역에서 활동하는 예술가들이 전시할 공간을 확보해주며 작품 발표의 장으로 활용되기도 한다. 송파구청 문화체육과 하현주 큐레이터는 “주민들이 전통적인 미술을 벗어난 작품들을 보면서 신기해하기도 하고 무엇보다 관공소에서 미술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는 독특한 경험에 재미있어한다”면서 “전시를 원하는 구민을 위해 항시 포트폴리오를 받고 있는데 신청자가 많아 내부의 심사를 거쳐 전시가 진행된다”고 설명한다. 현재는 송파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미술가 14인의 릴레이 작품을 전시 중에 있으며 6월에는 민화동아리작품, 8월에는 일러스트 작가의 작품, 10월에는 수채화전시가 있을 예정이다.
송파구민회관 1층에 자리한 예송미술관은 넓은 공간에 크고 작은 그림들로 빼곡하게 채워져 있다. 한국화는 물론 서양화, 조각, 설치 등 다양한 분야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고 무엇보다 주민과 가까이 있다는 점에서 지역민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곳이다. 현재는 ‘그림과 그리고’를 테마로 한 조연 작가의 초대전이 열리고 있어 꽃, 자연, 사람, 여행 등 다양한 작품들을 감상할 수 있으며 3월20일까지 전시된다.
인물화 작가 중심 ‘제이아트갤러리’
롯데호텔 지하1층에 위치한 제이아트갤러리는 인물화를 중심으로 한 작가의 작품을 주로 전시한다. 인물화는 주로 유화인 경우가 많지만 동양화 분위기의 수묵화풍으로 표현된 작품은 인물화의 새로운 면을 보여준다. 특히 요즘에는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사진과 크리스탈을 이용한 콜라보레이션 작품을 선보이고 있어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 곳. 크리스탈 콜라보는 시간이 지나도 변하지 않고 보는 방향과, 빛 조명의 차이에 따라 다르게 표현되기 때문에 독특한 작품의 매력에 빠져들기에 충분하다.
이밖에도 ‘롯데갤러리’에서는 자연을 소재로 한 일상의 소중함을 표현한 ‘봄의 소리 3인전’이 열리고 삼성동 코엑스에서는 3월21일~3월24일까지 한국화랑협회가 주관하는 제33회 ‘화랑미술제’가 열리는 등 봄이 오는 길목에서 다채로운 미술전시회가 열릴 예정이다.
이은경 리포터 hiallday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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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갤러리
http://culture.songpa.go.kr
송파구청(1층, 2층)
02-2147-2810
예송미술관
http://culture.songpa.go.kr
송파구민회관(1층)
02-2147-2810
에브리데이몬데이
www.everydaymooonday.com
송파구 송파동 9-17
010-4393-0622
제이아트갤러리
http://j-artgallery.com
잠실 롯데호텔(지하1층)
02-6251-76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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