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7일 남유진 구미시장이 대구시청 기자실을 찾았다. 이 자리에서 남 시장은 대구취수원 구미 이전과 관련해 양측의 민관협의체를 구성해 원점에서 이 문제를 면밀히 논의하자고 제안했다. 이에 따라 취수원 이전 문제로 7년간 갈등을 겪고 있던 두 지자체가 합의점을 찾을 수 있을지 지역민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3월 중순 민관협의체 구성 예정
남유진 시장은 지난 17일 대구시청 기자실에서 대구취수원 구미이전 관련 민관협의체를 구성하자고 대구시에 제안했다.
이에 따라 대구시는 지난 24일 정태옥 대구시행정부시장, 김부섭 녹색환경국장, 지창수 사무관이 구미시청을 방문, 최종원 구미부시장, 김휴진 상하수도사업소장, 이호경 수도과장을 만나 민관협의체를 최대한 빠른 시일 내 구성해 달라고 요청했다.
구미시는 이 요청을 받아들여 오는 3월 중순까지 협의회를 구성, 양측의 민관협의체가 만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키로 했다.
대구취수원 이전 조사결과 ‘받아들일 수 없다’
남유진 시장의 이 같은 행보는 지난 12일 국토교통부와 한국수자원공사가 발표한 ‘대구경북권 맑은물 공급 종합계획 검토보고서’라는 형식의 대구취수원 이전사업 타당성 조사용역 결과가 나온 뒤 이뤄졌다.
보고서에는 대구시 맑은물 공급 대안으로 ▲1안 - 구미 해평 취수장으로 취수원을 이전하는 방안 ▲2안 - 구미 해평의 강변여과수를 취수해 대구와 구미가 공동으로 사용하는 방식을 제시했다.
결과가 발표되자 가뜩이나 수도권 규제완화로 상실감이 컸던 지역 민심은 들끓기 시작했다. 지역 시민단체들도 즉각 반발했다. 남유진 시장도 반대의사를 분명히 했다. 두 방안 모두 구미시와 시민의 입장과 요구가 반영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지역 시민단체에 따르면 취수원을 이전할 경우 취수장 이전비용(3300억원)과 원수가격 상승 등의 문제가 따른다. 대구시 입장에서는 상수원보호구역 해제 등 각종 혜택이 따르지만 구미시는 가뭄이 들면 수량이 크게 줄고 수질이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 또 구미 해평의 강변여과수를 취수하는 방식도 취수장 건립과 관로 55㎞를 건설 등에 사업비 4900억원이 든다. 안정적인 취수가 가능하긴 하지만 취수정 주변 상황에 따라 수질을 장담하기 어렵고, 지반침하나 주변 지하수 고갈에 따른 민원이 발생할 수 있다. 구미시로서는 어떤 방안도 득이 되는 것이 없는 셈이다. 시민단체는 조사 결과에 반영된 수치도 수천억원이 오락가락하는 등 결과의 신빙성에 문제가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구미시 범시민반대추진위원회(구미범추위)는 “대구취수원 구미 이전 문제는 이미 두 차례의 예비타당성 용역결과 타당성 없음으로 결론 났다. 그런데 이 문제가 지난 2012년 다시 제기되더니 이번 조사결과 타당성 있다고 결론이 났다”며 “국토교통부와 대구시가 새로운 대안을 찾기 위해 노력하기는커녕 정치적인 힘을 동원해 졸속으로 재추진하고, 짜맞추기식 조사용역으로 구미시민을 기만하고 지역갈등을 부추기고 있다”고 비난했다.
남유진 시장은 “그간 구미시민들은 대구취수원 이전과 관련 여러 차례 반대의견을 제시했다”며 “구미시는 낙동강 수계 전체의 수질보전 종합대책마련, 강변여과수 등 대체수원 개발, 원수대 인상(50.3원→223원)에 따른 대구수도요금 인상 등에 대해 실증적인 연구검토를 요청했지만 결국 반영되지 못하고 오늘에 이르렀다”며 정부와 대구시에 대해 섭섭함을 드러냈다.
이어 남유진 구미시장은 “낙동강은 영남이 젖줄이자 생명줄이다. 보다 성숙한 자세로 후손에게 맑은 물을 공급한다는 백년지대계를 위해 더 큰 틀에서 본 안이 검토되어지길 바란다”며 “국가의 대계를 물포럼 이전에 해결하자는 식으로 강행할 것이 아니라 민관협의체를 통해 시간을 갖고 원점부터 천천히 논의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성자 리포터 saint0531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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